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408 추천 수 2 댓글 1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저는 코헬렛서를 오랫동안 좋아했고 지금도 좋아합니다.

사실 코헬렛서를 잘못 이해하면 신앙적으로 위험한데도

저는 좋아하고 중요한 때 이 말씀들을 떠올립니다.

 

특히 10대와 20대 때 저의 피가 너무 걸쭉하고 뜨겁게 들끓을 때는,

그때 전도서라고 했는데 이 전도서가 저의 피를 식혀주고 맑게 하였지요.

 

언젠가는 친구와 등산을 하고 내려오는데 어떤 군인이 술에 엄청 취해

고등학생인 저와 친구를 붙들고선 싸우려고 드는 것이었습니다.

저희가 지팡이 삼아 짚고 내려오던 몽둥이를 내 친구로부터 빼앗아

그것으로 제 친구를 때리려는 순간 제가 제 몽둥이로 선제공격을

하여 얼굴이 찢어졌고 피가 줄줄 흘러내릴 정도로 상처를 입혔지요.

 

그런데도 저는 아무 죄책감도 없었고 그를 치료해줄 생각도 없었으며

마치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그냥 내려와 버렸는데 그 때도 저는

머리 꼭대기까지 차있는 화기가 빠져나가고 피가 맑아진 듯한 느낌과 함께

까뮈의 <이방인>을 떠올리며 그 주인공이 된 듯한 착각을 했으며

오늘 전도서의 구절을 떠올린 적이 있습니다.

 

정욕이든 성취욕이든 욕망이 강하고 그에 대한 집착이 강할 때

헛되고 헛되다 세상만사 헛되다는 말은 강력한 처방전이었으며,

어떤 중요한 일을 앞두고 너무 긴장하거나 조바심할 때도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는 말은 까짓것할 수 있게 해줬지요.

 

아무튼 코헬렛서는 저로 하여금 심호흡을 하고 욕망을 대하게 하고,

인생 전체를 전망하면서 현재의 삶과 일들을 보게 함으로써 저는

마음을 가다듬고 삶을 관상하고 삶을 가지런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코헬렛서가 이제는 욕망에 대한 처방전 정도가 아니라

현재 저의 마음을 대신 읽어주고 제 삶을 표현해주는 말씀들입니다.

그러니까 먼저 경험한 사람이 젊은이에게 하는 교훈이 아니라

같은 경험을 한 사람의 나눔 같이 저에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나라는 존재뿐 아니라 인간이라는 존재는

만족케 할 수도 없고 만족을 하지도 못하는 존재인데

이것을 깨닫지 못했을 때는 마치 내가 그럴 수 있는 양

또 누가 그렇게 해 줄 수 있는 존재인양 생각합니다.

 

그러나 누구를 만족케 하려고 아무리 애를 써도 한 사람 만족케 할 수 없고

또 누가 나를 만족케 해줄 수 있을 거라는 기대 때문에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만족을 구하지만 다 헛물을 킬뿐이지요.

 

또 설사 내가 너를 만족케 하고 네가 나를 만족케 하여도

그 만족이 영원하지 않으니 영원 앞에서

우리가 애쓴 것도 헛것이나 마찬가지고 만족도 허무하기만 합니다.

 

그래서 오늘 코헬렛은 이렇게 한탄하는데 절절하지 않습니까?

 

강물이 모두 바다로 흘러드는데 바다는 가득 차지 않는다.

온갖 말로 애써 말하지만 아무도 다 말하지 못한다.

눈은 보아도 만족하지 못하고 귀는 들어도 가득 차지 못한다.”

 

전에 피가 펄펄 끓을 때는 이 코헬렛서를 읽으면서

인생 전체를 놓고 현재를 보았다면

이것저것 많은 것을 시도하고 애를 많이 쓴 지금은

영원 앞에서 인생 전체를 보며 허무하다 할 정도로

그 모든 수고와 노력이 보잘것없음을 묵상합니다.

 

허무로다, 허무! 모든 것이 허무로다!

태양 아래에서 애쓰는 모든 노고가 사람에게 무슨 보람이 있으랴?”

 

영원 앞의 허무를 느끼는 우리는

하느님 앞의 허무를 느끼는 것임을 깨닫는 오늘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02Sep

    연중 22주 월요일-기대만큼 분노가

    “그러자 모두 그분을 좋게 말하며, 그분의 입에서 나오는 은총의 말씀에 놀라워하였다.” “그들은 예수님을 그 벼랑까지 끌고 가 거기에서 떨어뜨리려고 하였다.”   오늘 복음은 묵상할 거리가 참으로 많지만 주님의 고향사람들의 돌변을 묵상거리로 삼...
    Date2013.09.0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258
    Read More
  2. No Image 01Sep

    연중 제 22 주일-물과 같은 하느님의 사랑을 위해

    누가 오르려 할까요? 자신이 낮은 곳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오르려 할 것입니다. 낮은 곳에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오르려 할 것이고 낮은 곳에 있어서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오르려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오르려 하는 사람은 ...
    Date2013.09.0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525
    Read More
  3. No Image 31Aug

    연중 21주 토요일-나의 신관은?

    “주인님, 주인님께서는 모진 분이셔서”   주인에게 각기 다른 달란트를 받은 종들의 처신에 대한 오늘의 비유는 우리로 하여금 우리의 신관神觀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게 합니다.   어떤 사람은 오늘 복음의 한 달란트 받은 사람처럼 하느님은 모...
    Date2013.08.3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4010
    Read More
  4. No Image 30Aug

    연중 21주 금요일-사랑의 슬기

    “하늘나라는 등불을 들고 신랑을 맞으러나간 열 처녀에 비길 수 있다.”   비유란 것이 이렇게도 이해할 수 있고 저렇게도 이해할 수 있어서, 그것이 묘미이기도 하지만 어려움이기도 합니다.   오늘의 비유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참으로 ...
    Date2013.08.3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4159
    Read More
  5. No Image 29Aug

    침묵하는 손님들

    성 요한 세례자의 수난 기념일(마르 6,17-29) 오늘 교회는 세례자 요한의 수난을 기념한다. 그는 헤로데라는 당시 유다 지방의 사악하고 비겁한 영주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요 한이 정의를 대변하는 인물이라면, 헤로데는 불의를 대변하는 자이며, 요한이 하...
    Date2013.08.29 Category말씀나누기 By신대건안드레아 Reply0 Views1916
    Read More
  6. No Image 29Aug

    세례자 요한 수난 기념-운명이란 있다

    “너는 그들 앞에서 떨지 마라. 그랬다가는 내가 너를 그들 앞에서 떨게 할 것이다.”   운명이란 있다? 조심스런 얘기지만 오늘은 운명이란 있다는 얘기를 하고자 합니다.   운명은 자기가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아주 당차게 얘기하는 분도 있...
    Date2013.08.2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5234
    Read More
  7. No Image 28Aug

    연중 21주 수요일-겉꾸밈

    “너희도 겉은 다른 사람들에게 의인으로 보이지만, 속은 위선과 불법으로 가득하다.”   <겉꾸밈>   겉꾸밈에 두 가지가 있습니다. 외모를 꾸미는 것, 소위 화장이나 옷차림이 그 하나이고, 자기 됨됨이를 위장하는 것, 위선이라고 일컫는 ...
    Date2013.08.2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233
    Read More
  8. No Image 27Aug

    더 중요한 것들

    성녀 모니카 기념일(연중 제21 주간 화요일: 마테 23,23-26) 최근 개신교 모 교단에서 "십일조 헌금을 하지 않는 교인은 권리가 자동 중지"되게 하는 등 장로와 교인의 권리는 축소하면서, 목사에게만 유리한 헌법 개정을 추진하여 해당 교회 내외에서 비판을 ...
    Date2013.08.27 Category말씀나누기 By신대건안드레아 Reply0 Views2235
    Read More
  9. No Image 27Aug

    연중 21주 화요일-무지에 대한 무지

    “불행하여라, 너희 위선자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아! 의로움과 자비와 신의처럼 율법에서 더 중요한 것들은 무시하기 때문이다.”   오늘 복음을 읽다가 문득 의문이 드는 것이 있었습니다. 명색이 율법 학자인데 율법에서 더 중요한 것들을 무시...
    Date2013.08.2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4038
    Read More
  10. No Image 26Aug

    연중 21주 월요일-하늘문은 여닫는 것은 우리가?

    “불행하여라. 너희가 사람들 앞에서 하늘나라의 문을 잠가버리기 때문이다.”   오늘과 내일의 복음은 주님께서 유대 지도자를 꾸짖으시는 내용입니다. 얼마나 호되게 꾸짖으시는지 이들과 같은 부류인 제가 사뭇 듣기 거북하고, 어떤 것은 너무하다...
    Date2013.08.2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4308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666 667 668 669 670 671 672 673 674 675 ... 718 Next ›
/ 718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