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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01 13:47

뉘 종지기를 하랴!

조회 수 2091 추천 수 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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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평화가 온 누리에...

 

얼마 전, 사순시기를 깃점으로 각자가 맡고있는 직책에 작은 변동이 있었습니다.

그동안 1년여 '종지기'라는 직분을 저희들 수호자(* 원장: 이 명칭이 자못 권위적이라는 이미지가 강하서)가 형제가 맡아 왔었지요.

아마도 지금까지 수호자가 종지기를 한 것은 유래가 없는 족적을 남긴 것이랍니다. 

'종지기'란 기도시간, 식사시간,...등 공적인 시간에 때를 맞추어 벨을 세 번 누르는 일이지만,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사실 늘 시간 관념을 염두에 두고 그때마다 벨을 울린다는 것이 귀챦으면서도 솔직히 하기 싫은 일이거든요.  

 

그런데 지극히 민주적인 사고의 우리 수호자 형제가 '밴드'에 짧막한 호소문을 실은 겁니다.

내용인 즉은- "제가 1년을 해 왔기에 이제 종지기할 분을 구합니다."

지금까지 역대 수호자를 여러 분을 거쳤지만, 매사 형제적 관계에서 전혀 권위적이지 않고 자율적으로 해결하려는 이런 분은 전혀 없었습니다.

사실 저희들 생활에서, 이런 경우엔 할 만한 형제에게 "형제, 이번에 형제가 이런 직책을 맡아 주면 좋겠는데..."라고 언질만 주어도 웬만하면 거절할 수 있는 형제가 없을 텐데 말입니다.

하지만 그런 경우엔 좀 하기 싫어도 마지못해 하게 되는 것이고,

능동적이고 기쁘게 대처하는 모습은 아닐 테지요.

 

한동안 시간이 흘러도 수호자의 그 구직란에 아무도 댓글을 다는 형제가 없으니,

그 의미는 하겠다고 나서는 형제가 아무도 없다는 것이나 마찬가지.

결국 관망을 하던 제가 하겠다고 자청을 하고 나섰으니,

좀 바지런하고 이른 시간에 기상하는 편인 제가 조금만 신경을 쓰면 되는 일이어서

스스로가 적격이란 생각이 들었던 겁니다.

 

그렇습니다. 

뉘든 하기 귀찮아 하는 일이 있을 때, "저요, 저요,..!"하며 기꺼이 손을 드는 아이가 있다면

그 선생님의 마음이 공자님의 그 유명한 가르침처럼,

"그 아니 기쁘지 않겠는가!(불역열호아:不亦說互아)"   

 

 

  • 은천 2014.04.04 12:28
    두가지 생각을 했습니다. 첫째는 선의로 자발적이라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자신없음을 핑계로 나에게 짐을 지우지 않으려는 노력들을 얼마나 많이 하며 살고 있는가. 두번째는 밖에서 보기에는 참 쉬운 일인데, 막상 맡아서 하게 되면 큰 짐이 되는 이런 일...이런 일을 맡게 되면 내 스스로가 갑절 무게의 짐으로 만들어 버려서 선을 행할 시간을 내 행복을 날려버리며 잘못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손길에 따라 달라지는 종소리...수사님의 종소리는 어떨지 궁금합니다.
  • 김맛세오 2014.04.08 14:21
    T 나름대로 기쁘게 잘 임하고 있답니다. ^^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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