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하는 믿음의 실재 (오늘 독서와 복음 묵상)
“사랑으로 행동하는 믿음”(갈라 5,6)과 “속에 담긴 것으로 자선을 베풀어라”(루카 11,41)는 말씀은 우리의 신앙을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돌아보게 합니다. 무엇을 믿고 있는지가 무엇을 내어주며 살아가는지에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믿음은 하느님께 사랑받고 있음을 받아들이는 데서 시작됩니다. 부족하고 연약한 나를 포기하지 않으시는 사랑 안에 머물 때, 우리는 다른 사람을 바라볼 힘을 얻습니다. 내가 받은 자비가 너의 사정을 헤아리는 마음이 되고, 내가 받은 위로가 너의 곁에 머무는 시간이 됩니다. 그렇게 믿음은 사랑으로 행동하기 시작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잔과 접시의 겉을 깨끗이 하면서도 속에는 탐욕과 사악함을 담고 있는 삶을 일깨우십니다. 자선은 바로 그 속을 돌아보게 합니다. 내어주는 손 안에 무엇이 담겨 있는지, 상대를 향한 자비인지, 인정받고 싶은 욕구인지, 내 뜻대로 움직이게 하려는 마음인지 살피게 합니다.
속에 담긴 것으로 자선을 행한다는 말씀 앞에서, 우리는 물질과 함께 마음도 내어놓도록 초대받습니다. 실제로 필요한 것을 나누면서, 그 사람의 처지와 존엄도 소중히 여기는 것입니다. 주었다는 사실로 상대에게 빚을 지우지 않고, 감사나 보답을 요구하지 않으며, 그가 자신의 삶을 살아갈 자유를 존중하는 것입니다.
일상에서도 이러한 자선은 이루어집니다. 바쁜 가운데 시간을 내어 이야기를 듣고, 아픈 사람의 필요를 살피고, 실수한 형제를 성급히 단정하지 않는 일입니다. 내 말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은 순간에 잠시 멈추어 상대의 아픔을 듣는 일도, 마음에 담긴 사랑을 내어주는 작은 시작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내적 가난이 필요합니다. 내가 옳다는 집착, 인정받아야 한다는 조급함, 상대를 바꾸려는 욕심을 내려놓을수록 그 사람의 필요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자비로운 행동은 주는 사람의 마음까지 변화시킵니다. 내 것을 나누는 동안, 나 자신도 하느님의 선을 받아 살아가는 가난한 사람임을 깨닫게 됩니다.
기도는 이 사랑을 알아차리고 받아들이는 시간입니다. 오늘 누구를 통해 위로받았는지, 어떤 작은 친절 덕분에 하루를 견뎠는지 돌아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랑에 응답하여, 내 곁에 있는 사람의 필요를 채우도록 나를 내어주는 것입니다.
사랑으로 행동하는 믿음은 내가 받은 하느님의 선을 너에게 건네는 삶입니다. 속에 담긴 것으로 행하는 자선은 그 선을 물질과 시간과 마음에 담아, 너의 필요에 맞게 내어주는 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