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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루비 31 분 전
    260913. 연중 제24주일. 김찬선 레오나르도 신부님.

    2026.09.13 05:47

    - 아직도 분노의 폭약과 복수의 칼을?



    오늘 주님께서는 일곱 번까지 용서하면 되냐는 베드로의 질문에

    일흔일곱 번이라도 용서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면서 비유를 드시고 결론으로 다음과 같이 또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저마다 자기 형제를 마음으로부터 용서하지 않으면,

    하늘의 내 아버지께서도 너희에게 그와 같이 하실 것이다.”




    그런데 몇 번을 따지지 말고 계속 용서하라는 것은 문제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데

    우리가 용서하지 않으면 하느님도 용서하지 않으실 거라고 하시는 것은

    별문제 없이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습니다.




    진정 용서하지 않는 우리를 하느님도 용서하지 않으실까요?

    이것은 선하거나 악하거나 똑같이 사랑하신다는 말씀과 모순되는 것이 아닐까요?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하느님께서 선한 사람이나 악한 사람이나 똑같이 사랑하신다고 하시는데

    그런데 악한 사람이 아닌 선한 사람, 죄악이 없는 선한 사람이 우리에게 있을까요?




    더 악하고 덜 악하고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악하지 않는 사람이 없기에

    결국 하느님께서는 죄인들을 모두 사랑하시고 모두 용서하신다는 말이 되겠습니다.




    그런데도 주님께서 악한 사람과 선한 사람을 굳이 구별하여 말씀하신 것은

    다 악하지만 서로 용서하라는 하느님의 뜻에 따라

    다른 악한 사람을 용서하는 사람은 선한 사람이고

    여전히 용서하지 않는 사람은 악한 사람이라고 하시는 것일 겁니다.




    사실 오늘 주님의 비유에서 볼 수 있듯이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하느님께 지은 더 큰 죄를 먼저 용서하셨습니다.



    그러신 다음 이웃이 우리에게 지은 죄를 우리도 용서해 주기 바라셨습니다.


    그런데 비유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는 이웃의 작은 죄를 용서해 주지 않았고,

    그래서 비유의 주인은 “이 악한 종아!”라고 하시며 베푸셨던 용서를 거두십니다.




    그리고 이웃이 내게 지은 죄는

    내가 하느님께 지은 죄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큽니다.




    비유에서 내가 하느님께 지은 죄는 만 탈렌트이고,

    이웃이 내게 지은 죄는 고작 백 데나리온입니다.




    1달란트는 6천 데나리온이고,

    1데나리온은 노동자가 하루 일한 품삯이니 만 달란트는

    8천만 데나리온이고 16만 년간 한 푼도 안 쓰고 모아야 하는 액수지요.




    이렇게 큰 죄를 용서받았음에도 용서해 주길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을

    거슬렀기에 용서하시고 용서하셨던 하느님께서 우리가

    이웃을 용서해 줄 때까지는 용서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이웃을 용서해 줄 때

    우리의 더 큰 과거의 죄에다 새로 지은 죄까지

    기다리고 계셨다가 즉시 용서해 주실 것입니다.




    그래서 주님의 기도에서 우리에게 잘못한 이를 우리가 용서하듯이

    우리 죄를 용서해달라고 기도하라고 하신 것이 이상한 것이 아니라 정상입니다.




    많은 사람이 저에게 질문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용서하셨듯이 우리에게 잘못한 이를

    우리도 용서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해야 하지 않냐고.




    물론 그래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먼저 우리의 엄청난 죄를 용서해 주셨으니

    그 은총에 대한 응답으로 우린 작은 용서라도 해야 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의 죄는 하느님 은총과 만나야 하는데

    용서만 받고 용서하지 않으면 은총과 만난 것이 못 되고,

    용서해야지만 죄와 은총의 만남이 이루어지고 완성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오늘 독서 집회서 말씀을 새겨들어야 합니다.

    “네 이웃의 불의를 용서하여라. 그러면 네가 간청할 때 네 죄도 없어지리라.

    인간이 같은 인간에게 자비를 품지 않으면서 자기 죄의 용서를 청할 수 있겠느냐?”




    하느님의 용서를 받기 위해서 내 죄를 먼저 뉘우쳐야 합니다.

    그런데 내 죄를 뉘우친다면 남에게 잘못한 것을 뉘우쳐야 하지만 특히

    이웃을 용서하지 않은 과거와 현재의 죄를 뉘우치고 용서 청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복수하지 말고 화를 품지 말라는 집회서 말씀도 귀여겨들어야겠습니다.

    용서란 분노의 폭약을 내 안에서 제거하고 복수의 칼을 내려놓는 것이며

    그럴 때 우리가 참으로 하느님 은총 안에 살고 있다는 것이 증명될 것입니다.




    하느님 은총 안에 살면서 어떻게 분노의 폭약과 복수의 칼을 지니고 살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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