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결
사람은 종종 자신이 가진 그림자를
사물과 타인의 얼굴 위에 덧씌웁니다.
그것을 모르고 자신이 옳다고 믿으며
심리의 주도권을 움켜쥔 채
조용히, 혹은 날카롭게 상대를 밀어냅니다.
말끝이 단단해질수록 마음은 더 쉽게 다치고
자기방어의 이름으로 공격은 더 정당해집니다.
그렇게 우리는 누군가의 마음을
알지 못한 채 소비하고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서로를 조금씩 착취합니다.
세상은 늘 그 반대편에서 다른 빛을 준비해 둡니다.
재물을 깊이 감출 줄 아는 사람은
그보다 더 깊이 나누는 법을 알고
말없이 곁에 서 있는 한 사람은
어떤 위로보다 큰 언어가 됩니다.
내가 바닥을 칠 때 아무 말 없이 내 손을 잡아주는 이
그 손 하나로 세상은 다시 기울어집니다.
작은 물건 하나를 들 때에도
소리가 나지 않도록 마음을 먼저 내려놓는 사람
사소한 일 하나에도 정성을 담아
보이지 않는 결을 남기는 사람
그의 하루는 크지 않지만 그의 마음은 넓고
그의 손길은 작지만 그의 온도는 오래 남습니다
남이 모르게 덕을 행하고 궂은 일을 묵묵히 감당하며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사람,
그는 세상의 중심을 쥐려 하지 않지만
이미 중심에 서 있는 사람입니다
마음의 그릇이 큰 사람은 많이 가진 사람이 아니라
많이 품는 사람이고 마음이 따뜻한 사람은
빛나려 애쓰는 사람이 아니라
누군가의 어둠을 조용히 데워주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결국 우리를 살게 하는 것은
크고 선명한 것이 아니라 작고 조용한 그 한 사람의
따뜻하고 섬세한 온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