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는 성전이 무너질 것을 예고하시면서
이어서 세상의 마지막을 말씀하십니다.
사람들 사이에도 혼란스러운 일이 생길 것이고
자연 현상에도 위험한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예고하십니다.
그 가운데 가장 어려운 일로 박해를 말씀하십니다.
세상의 혼란도 그렇지만
박해는 직접 나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으로
미움의 대상을 넘어 죽음에 이를 수 있는 상황이
올 것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보여주시는 미래는 밝지 않고
암담하게만 느껴집니다.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에서 두려움을 느끼지만
그 미래가 밝지 않은 것이 더 큰 두려움으로 다가옵니다.
두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무엇인가 해야할 것 같지만
무엇을 해야할지도 뚜렷하게 알지 못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그러한 우리에게 예수님께서는 희망을 주십니다.
박해의 상황을 준비하지 말라고 말씀하시면서
우리가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 어떤 혼란스러운 상황이 와도
우리는 그 상황을 혼자 겪지는 않을 것입니다.
우리의 힘만으로 해결해 나가야 하는 상황이
생기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지금 하느님과 함께하려고 노력한다면
더 큰 어려움이 와도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하시면서
우리를 보호해 주실 것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인내는
나만의 노력이라기보다는
지금 겪고 있는 상황 속에 하느님과 함께
머물러 있는 것을 뜻할 것입니다.
혼자의 힘으로는 사람들의 미움을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 나를 사랑하심을 생각할 수 있다면
미움을 받으면서도 용기를 잃지 않을 수 있습니다.
세상의 마지막은 분명히 있기에
예수님께서도 그것을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그 말씀으로
우리가 두려움에 떨기를 원하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가 하느님과의 관계에 더 깊이 들어가면서
희망을 간직하기를 원하십니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