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모두 빛의 자녀이며 낮의 자녀입니다.
우리는 밤이나 어둠에 속한 사람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이제 우리는 다른 사람들처럼 잠들지 말고,
맑은 정신으로 깨어 있도록 합시다."
바오로 사도는 오늘 맑은 정신에 관해서 얘기합니다.
그래서 맑은 정신이 뭘까 생각해 봅니다.
앞뒤 문맥을 보면 잠에 취해 있지 않고 술에 취해 있지 않은 것입니다.
그러니 맑은 정신이란 잠과 술에 취해 있지 않은 정신이 되겠습니다.
그런데 더 큰 맥락은 빛과 어둠, 낮과 밤의 맥락입니다.
정신이 빛 안에 있고 낮의 상태여야 하고,
어둠의 밤 중에 있지 말아야 한다는 겁니다.
여기서 빛이란 빛이신 하느님이고
낮이란 빛이 있는 상태 곧 은총의 상태입니다.
반대로 밤과 어둠이란 빛이신 하느님이 계시지 아니하여
은총 가운데 머물지 않고 죄의 어둠 가운데 머무는 상태입니다.
어두운 밤에 우리가 하는 것은 잠자는 것이고,
잠자야 할 밤에 잠자지 않으면 욕망 때문일 것입니다.
실로 요즘 특히 젊은이 가운데 거꾸로 사는 사람이 많습니다.
자야 할 밤에 뭘 하고 사람을 만나고 일해야 할 낮에 잡니다.
암약한다고 하는데 암약(暗躍)이란 말이 밤에 활발히 활동하는 거지요.
중독자일 경우 낮술을 먹기도 하지만 밤에 술을 먹고,
술에 취해 밤에 욕망을 실현하고,
밤에 음모를 꾸미고 범죄를 저지릅니다.
마찬가지로 정신도 밤과 어둠 가운데 있으면 안 됩니다.
밤과 어둠 가운데 있는 정신을 우리는 썩어빠진 정신이라고 합니다.
정신이 썩은 겁니다.
올바른 정신은 나간 겁니다.
바오로 사도와 프란치스코는 이것을 일컬어
육의 정신(spirit of the flesh)이라고 하는데
주님의 영(Spirit of the Lord)과 반대되는 정신입니다.
어제부터 루카 복음을 읽는 우리가 어제는
성령이 주님 위에 내리셨다는 복음을 읽고
오늘은 주님께서 성령으로 더러운 마귀의 영을 쫓아내는 복음을 읽었습니다.
그런데 더러운 마귀의 영(spirit of an unclean demon)이란 어떤 영입니까?
세속에 점령당한 영이고, 당연히 바오로 사도가 말하는 맑은 영이 아닙니다.
빛이신 주님의 진리와 주님의 영 가운데 있지 않고,
빛이신 주님과 하느님 나라를 거부하며
세속의 어둠에 머물고 안주하려는 영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세속 가운데 살고 있습니다.
우리는 세속 가운데 살고 있는 프란치스칸들을 재속프란치스칸이라고 합니다.
제가 자주 얘기하는 거지만 세속 가운데 살고 있는 재속프란치스칸들이
오늘 바오로 사도가 말하는 빛의 자녀요 대낮의 자녀로 살아가려면
얼마나 어렵고 깨어 있으려고 얼마나 애를 써야 하겠습니까?
그래서 그분들이 무척 존경스럽고 그분들에게 많이 도전받는 저입니다.
어쨌거나 우리 모두 깨어 있는 정신, 맑은 정신으로 살아가도록 하십시다.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