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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온 누리에 평화.

 

대전 목동에서 수련받을 때(1977년)입니다.

 

수련소에 제법 큰 농장이 있고, 한 켠 구석엔 온갖 동물을 키우는 큰 울까지 있었답니다.

저는 동물들과 새들의 담당이어서 토끼와 다람쥐며 새들(금계, 은계, 장미계, 공작, 백비둘기, 거위,,,...등)을 맡아

갸들을 키우는 재미가 여간 쏠쏠한 게 아니었죠.

 

얼마나 잘 먹였던지...토끼녀석들은 살이 너무 쪄 새끼를 낳을 기색이 없었으니, 사람이나 동물이나 비만이 심하면

새끼를 갖지 못한다는 걸 전혀 몰랐거던요...ㅋㅋ

먹이를 주노라 동물 울타리에 들어가면 다람쥐 녀석들은 제 어깨며 머리 위로 올라가  재롱을 한껏 피우며

주인에 대한 애정이나 친밀감이 이만저만 아니어서, 고 귀여움은 형언할 수 없었답니다. 

그런데 어느날부턴가 다람쥐들이 하나 둘...그 수가 줄어들어 원인을 알아보니 글쎄 징그럽고 커다란 쥐들이

땅 속으로 굴을 파고 울타리 안으로 넘나들면서 여우가 간을 빼어먹듯 잡아먹은 게 아닙니까.

 

참, 닭 이야기를 하려다 옆 길로 샜네요.

 

동물들 중에 '율리오'란 이름의 멋진 수닭이 있었지요.

그런데 이 녀석이 사납기로 어찌나 유별난지...낯선 사람이라도 보일라치면 제 집을 지켜내려는 용맹스러움으로

넓디 넓은 농장을 휘젖고 다니면서 자신의 왕국을 누리며 지냈습니다.

 

하루는 동물을 좋아하시는 '하멜키올' 수련장님께서 암닭(3마리 정도)이 부족한 것 같다며 3-4마리를 더

구해 오셨답니다.  낯선 곳에 처음 와선지 이 녀석들이 자꾸만 양을 키우는 우리 안으로 들어가 그냥

숨을 수 있는 틈바구니로 머리를 쑤셔박고 꽁뎅이는 밖으로 뻗치고 있어 제가 밖으로 끌어내리느라

안간 힘을 쓰고 있었는 데, 그 수탉 녀석의 눈에 그 광경이 눈에 띄었지 뭡니까.

제깐에는 자기가 거느려야 할 암탉을 제가 건드리고 있다고 여겼는지, 길길이 소리를 지르며 저에게

공격해 오는 게 아닙니까.

구부린 자세로 급습을 당한 저는 그만 몇 방 쪼였고 놀랜나머지 암탉이고 뭐고 냅다 동뎅이를 치고

양사 밖으로 나가 농장으로 내달렸지요.  그런 저에게 수탉은 포기는커녕 끝까지 쫒아 왔으니,

무서운 수탉에게 쫓겨 그 넓은 농장을 몇바퀴나 돌았지 뭡니까.  기어이 쫓아오는 닭에게 훼초리를 집어

들어 대항하고서야 단념을 하더라구요.

 

또 어느날엔 어미 칠면조 한 쌍을 들여 놓았습니다.

이후 수탉이 자신의 영토에 대한 텃새를 하는건지 덩치 큰 숫칠면조에게 도전장을 던지는 겁니다.

맨날 보기만 하면 둘이 맞붙어 싸우는 거겠죠.

하지만 덩치 큰 칠면조에게 수탉이 당해 낼 재간이 없었어요.  더구나 암칠면조까지 합세를 하니

수탉의 기세가 꺽일만도 한데, 끝까지 포기를 아니 하니...ㅉㅉㅉ! 

 

그러던 어느날 물끄러미 창 밖을 내려다 보노라니,

역시나 둘이서 죽기살기로 싸우고 있는 모습이었어요.

헌데 그때 덩치와 키가 작은 수탉의 재기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양사 앞에 쌍아놓은 퇴비더미로 올라 가 냅다 접프를 하며 칠면조를 공격하는 거겠죠.

그 반복된 공격에 칠면조가 그때부터 쫓기는 형국이 된 겁니다.

기회는 이때다싶은 수탉은 그 기세를 몰아 완전히 칠면조를 제압하는 거였습니다.

 

그 '율리오'에게 "닭대가리..." 운운하는 통칭이 어디 가당키나 합니까.

차라리 월계관을 씌워야하지 않겠나 싶더라구요...ㅋ

별났던 '율리오'를 떠올릴 때마다,

삶에 있어서나 신앙에 있어서도 때로는 '율리오'처럼 물러섬 없는 당당함이 필요치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회심의 미소를 짓게 된답니다.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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