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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어리석은 동정녀와 지혜로운 동정녀(The Parable of the Wise and Foolish ), 1922–1923

   가 : 윌리엄 블레이크(William Blake,  British, London 1757~1827​)

   기 : 수채화 36cm X 32.2cm

소재지 :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작가는 성화를 그린 작가 중 특별한 존재이다.

먼저 그는 르네상스나 바로크와 같은 시대 화풍을 잘 소화한 사람이 아니라 그의 개인적 신앙 체험을 작품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에게 있어 시와 그림이 자기 신앙 표현의 좋은 수단이었다.



그는 경제적으로 그리 넉넉지 못한 양말제조업자인 아버지의 다섯 자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경건한 성공회 신자의 가정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천사를 만나거나 다른 신비 체험을 많이 했다.



작가는 초상화나 풍경화처럼 자연의 외관만을 복사하는 회화를 경멸했다.

또 일반으로 보는 무감동한 작품을 부정하여, 대개 이론을 벗어나서 묵상 중에 상상하는 신비로운 세계를 그렸다.

그는 결혼 생활을 하는 평신자의 삶에서도 은수 수도자들에게서 볼 수 있는 모든 것을 신앙의 눈으로 바라볼 때 생길 수 있는 신비체험을 많이 했다.



그가 병든 동생을 극진히 간호하면서 동생의 영혼이 기쁨에 차서 천장을 뚫고 날아올라 가는 것을 보았다고 뒷날 말했을 만큼, 삶의 평범한 순간이 신비 체험으로 영그는 특별한 삶을 살았다.

그는 이 신비 체험을 따라 자신의 행로를 결정하기도 했다.



어느 날 동생의 영혼이 자기 앞에 나타나서 자기가 고심하며 노력하는 판화 작업을 인쇄업자에게 맡기지 않고도 책의 본문과 삽화를 새기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고도 말했다.



이처럼 작가의 예술 활동과 신앙은 평행선을 그으면서 발전했다.

작가는 당시 유행하던  이신론·무신론·물질주의를 싫어했고, 그렇다고 정통 교리에 연연하지 않았다.

교리에 얽매이지 않으면서도 깊은 신앙심을 지닌 점에서 다른 영국 혁명 주의자들과 상당히 달랐다.



그는 당시 유행하던 계몽주의의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사고와도 반대되는 사고방식을 가졌기에 영혼은 예술에 의하여 정화될 수 있다고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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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의 내용은 성서의 내용 중에서 우리가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이론적 제시가 아닌 비유적 방법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내용을 심원하면서도 완벽히 표현했다.



이 성서 비유는 마태오 복음 후반에 제시되고 있는 최후의 심판 앞에 등장하는 것으로 인간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를 제시하는 것이다.



다섯 명의 동정녀와 다섯 명의 어리석은 처녀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들이 신랑을 맞기 위해 필요한 등잔에 기름을 준비한 것과 기름도 없는 빈 등잔을 가진 것으로 이들은 신랑과 행복한 결혼에 들어가고 어리석은 처녀 집단은 퇴짜를 맞는 것으로 지혜로움과 어리석음이 드러난다.



이 비유에서 결혼식에 참석하는 신부가 등잔을 준비하는 풍속은 우리에겐 좀 이해가 어려운 생소한 것이나 이스라엘에서는 너무도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더운 기후인 이스라엘에서 오전이나 오후엔 하객이 모이기 어렵기에 해가 진 후 서늘바람이 불 때 결혼식이 거행되곤했는데, 신붓집에서 이루어지는 결혼식에 참석기 위해 신랑이 신부의 집에 도착하면 신랑에게 신부가 안내하는 관습이 있었다.



그래서 신부는 식장 입구에서 우리의 청사초롱 같은 등불을 들고 있다가 신랑이 도착하면 안내해서 식장에 가서 예식을 올린 후 혼인 잔치의 하객들과 함께 준비된 음식을 나누며 노래와 춤으로 즐기는 것이 관례였다.



그러기에 신부들은 등잔을 손질하고 여기에 기름을 채우는 게 필수 준비였다.

그런데 정신이 나간 어리석은 처녀들은 등잔만 들고 있다가 신랑이 온다는 소식을 듣자 그제야 등을 밝힐 수 있는 기름이 준비 안 된 것을 확인하고 당황한다.

이들은 기름을 준비한 동료 처녀에게 기름을 좀 빌려달라고 하나 기름을 준비한 지혜로운 처녀들은 나누다 보면 서로 간에 부족하게 되니 가게에 가서 사 오는 게 낫다고 말하자 이들은 허둥지둥 가게에 가서 기름을 채운 등을 들고 도착했을 때 식장의 문이 닫혀 식장에 들어갈 수 없고 결국 이들은 결혼 기회를 놓쳐 노처녀의 신세가 되었다는 내용이다.



두 그룹의 처녀들은 다 등잔을 들고 있었고 기름은 투명한 것이기에 겉보기에는 차이가 없었으나 신랑을 맞기 위해선 한 그룹은 완벽한 처지였고 한 그룹은 얼이 빠질 만큼 당황한 처지가 되었다.



작가는 여기에서 구원과 멸망의 관계를 설정하고 기름을 준비한 처녀들은 정돈된 자세에다 밝은 색깔인 반면, 기름을 준비하지 못한 처녀들은 당황해서 흐트러진 자세로 우왕좌왕하고 있는 모습이며 이들은 오른쪽 처녀들과 달리 어두운 색깔이다.



이것은 사실이 아닌 비유이기에 이 비유가 주는 교훈이 무엇인지 많은 교부가 생각하게 되었다.



여러 의견이 있으나 여기서 가장 신빙성 있는 것은 기름은 선행과 실천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교회 안에 많은 가르침을 그냥 인지해서 입으로 내뱉으면서 이것으로 자기 할 도리를 다하고 있다는 자기도취나 최면상태로 만족하며 살아가기 쉽다.



가령 이웃을 사랑하라고 했을 때 이것이 실천에 이르지 않으면 위선과 말장난에 불과하게 마련이나, 우리는 많은 순간 이런 상태에서 살아가기가 쉽다.

마치 기름이 없는 빈 등잔을 들고 기다리는 어리석은 처녀들처럼 인생을 낭비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



두 그룹의 처녀들 위에는 천사가 나팔을 불고 있다.

이 나팔 소리는 같은 소리이면서도 두 그룹에는 전혀 다른 소리로 들리는 것이다.

지혜로운 처녀들에게는 행복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고 어리석은 처녀들에게는 희망이 끝났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다.



우리는 보통 이것을 구원과 멸망이라고 막연히 표현하고 있으나 삶의 의미 확인과 의미 상실로 표현하는 것이 더 실재적인 것이다.



크리스천 신앙이 천국행 열차표를 쥐여주는 것과는 전혀 다른데 많은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고 교회 역시 이런 식으로 사람을 유도하고 있다.



복음에 끝부분에 나타나고 있는 이 부분은 너무도 많은 것을 생각게 하며 우리의 경직된 사고에서 벗어나도록 재촉하고 있다.


신앙은 고인 물이 아니고 흐르는 물이라는 것을
 

“그러니 깨어 있으라. 너희가 그날과 그 시간을 모르기 때문이다.” (마태 25, 13)




작가는 살아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죽어가면서도 하느님을 찬양했다.

이런 마음으로 만든 작품들은 소수의 사람을 제외하고 많은 사람에게 외면당하면서 어려움을 겪어야 했으나, 그는 고립과 좌절을 자기 회복력과 손상되지 않은 감수성으로 극복했다.



크리스천 예술의 정수는 복음으로부터 그 원천을 발견하고 이것을 깊은 사색으로 여과시킨 후 작품화 하는 게 가장 이상적인 경향이라면 이 작가는 참으로 기교면에서가 아니라 영성적 차원에서 대단한 수준의 작품을 남겼다.

그는 자신의 시와 회화를 영성으로 접목함으로 어떤 작가보다도 많은 영성적 영향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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