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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레오나르도 2019.04.21 04:28

부활 대축일-부활관상

조회 수 912 추천 수 3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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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순시기 특히 성주간 들어서 저는 마음이 어둡고 불안했습니다.

나는 지금 제대로 가고 있는가?

어디로 가고 있는가? 내가 지금 가는 것의 끝은 무엇인가?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것들과 특히 협동조합은 해야 할 일인가?

 

이런 생각들이 계속 맴돌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성목요일, 이런 마음이 잡히지 않아 성삼일에 어울리지 않는 짓,

아니 하지 말아야 할 짓, 곧 마라톤을 거의 저를 학대하듯 하였습니다.

성삼일의 전례에 침잠할 수가 없었던 것이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던 겁니다.

 

그래도 이 불안한 마음과 어둠은 가시지 않고,

그래서 수녀님들과 하는 만찬과 만찬미사를 영혼 없이 행하고,

성체를 무덤 감실에 모시고 그야말로 겟세마니 묵상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어제 이곳 수녀원으로 오면서 계획한 대로

중간인 팔봉에서 내려 이곳까지 걸어오며 십자가의 길을 했습니다.

 

그런데 십자가의 길 2처를 하고 3처까지 하는데 처음으로

주님께서는 십자가를 지자마자 넘어지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2처에서 십자가를 지셨는데 3처에서 넘어지시다니!

너무 빨리 넘어지신 것이 아닙니까?

 

그러면서 저의 불안과 어둠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십자가를 지긴 졌는데 빨리 넘어진 것입니다.

 

그런데 왜 빨리 넘어졌냐 하면 지기 싫은 십자가를 졌기 때문에

그 십자가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 넘어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십자가가 바로 선교 협동조합입니다.

 

전에도 얘기했듯이 저의 환갑과 사제생활 30년을 기해

이제는 수도원 안의 일이든 밖의 일이든 큰 책임 맡지 말고

나의 회개생활에 충실해야겠다는 생각에 가리봉 삶을 시작했는데

선교 협동조합을 하는 것이 과연 맞는 것인지, 하느님의 뜻인지

계속 의구심이 있어 왔고 확신이 서지 않았기에

이것은 내가 지지 말아야 할 십자가라는 생각이 또 든 것입니다.

 

그러나 4, 5처 십자가의 길을 계속 이어가면서

이렇게 생각이 서서히 정리되기 시작했습니다.

 

주님을 따르려는 사람은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따르라 하셨는데

지금 내 옆에서 사탄이 준동하여 나의 십자가를 나의 십자가 아니라고

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프란치스코도 회개생활을 시작하고 자신은 그저 은수자로 살려고 했는데

자꾸 마음의 불안과 어둠이 일어 산 다미아노 십자가 앞에서

내 마음의 어둠을 밝혀주소서. 당신의 거룩하고 진실한 뜻을 실행하도록

올바른 신앙과 확고한 희망과 완전한 사랑을 주소서.”하고 기도를 바쳤고,

하느님의 뜻을 알기 위해 클라라와 실베스뗄에게 식별을 청하지 않았던가?

 

그래! 선교 협도조합을 하는 것이 하느님의 뜻인지 나도

다시 한 번 관구장님을 통해서 식별을 하자!

 

이렇게 생각을 정리하고 나니 비로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사탄이 제 옆에서 준동하는 동안 하느님은 죽어 없고 저는

과거의 죄를 보고,

미래의 불행을 보고,

현재의 악을 본 것입니다.

 

아니 하느님을 보지 않았기에 하느님은 내 안에서 돌아가신 것이고, 그래서

하느님의 은총은 보지 못하고 과거의 저의 죄만 본 것이며,

하느님의 섭리를 보지 못하고 미래의 실패와 불행만 본 것이고,

하느님이 베푸시는 모든 선을 보지 못하고 선의 결핍인 악만 본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부활을 살려면 하느님을 보지 않아

우리 안에서 돌아가신 주님을 다시 보아야 할 것이고,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우리의 모든 죄악과 고통과 죽음 가운데서도

이런 것들에서 먼저 부활하신 주님을 관상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주님을 보지 않아 주님이 내 안에서 죽으셨으니

주님을 다시 보는 것이 주님이 다시 살아나시는 거라는 얘깁니다.


이런 뜻에서 저는 이번 부활강론을

<하느님관상-부활관상>이라고 제목붙이고

저희 관구 봉사자의 이번 부활 메시지도 공유합니다.


우리는 이제 부활시기를 시작하지만

이 시기가 주님 부활의 과정을 더 깊이 바라보며

우리도 그 과정을 거쳐 부활하기를 고대하는 시기여야 할 것입니다.

 

세상의 아픔과 고통이 우리 가슴에서 외면되지 않고 같은 마음으로

이 아픔과 고통을 끌어안으면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언제나 성실하신

그분의 무한한 사랑 안에서 우리가 끌어안은 모든 것이 그분께 전달될 수

있도록 우리는 외적인 활동을 통해서나 침잠의 시간을 통해

주님의 현존 앞에 머물고자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참된 관상이 아니겠습니까?

우리 삶은 이 관상을 토대로 다시 이룩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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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민엘리사벳 2019.04.21 10:03:03
    신부님~~~!

    " 주님을 다시 보는 것이 주님이 다시 살
    아 나시는 거" 신부님의 묵상이 제 안에 파고듭니다.^^♡
  • ?
    홈페이지 풍경소리 2019.04.21 07:36:34
    그렇습니다. 신부님,
    주간 첫날 새벽에 마리아 막달레나는 무덤으로 달려갑니다.
    구도자들이 새벽을 일찍 열고 기도와 미사로 하루 일과를 시작함은
    바로 마리아 막달레나로부터 유래한 것일까...

    요즘 사람들이 하는 말 중에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라는 말이 있습니다.
    죽음으로 모든 것이 끝난 것처럼 보였던 십자가 사건의 반전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라는 이 말, 다시 생각해 보게 합니다.

    인간의 유한성으로는 죽음이 끝일 수밖에 없는,
    그래서 제자들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혼비백산하기 까지 했다고 합니다.
    제자들은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줄만 알았던 스승님이 다시
    살아나셨음을 “보고 믿었다”고 합니다.
    제자들 이후의 세대를 사는 우리는, 아니 저는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직접 목격한
    제자들의 증언을 믿는 신앙인입니다.

    가끔 뺑소니 운전자를 찾기 위해 “목격자를 찾습니다.”라는
    현수막을 본 적이 있는데 현장을 본 사람의 증언이 그만큼 신빙성을
    갖는다는 것을 복음에서 깨닫고 그리한 것일까?

    예수님은 인간이 살아가야 할 인생길을 건너뛰지 않으시고
    세상 한 가운데에서 삶으로 우리에게 본을 보여주셨습니다.
    이제 남은 것을 제가 그 길을 걸어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부모가 자식을 아무리 사랑해도 대신 살아 줄 수 없는 것처럼 말입니다.

    근데 예수님께서 저와 똑 같은 인간의 동질성을 갖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길을 가셨다는 것에 희망을 주워 담습니다.
    그리고 이치에 맞지 않아 보이는 세상을 의미로 부둥켜안으려 몸부림 칠
    때마다 주님이 저와 함께 하실 것을 굳게 믿으며 제 자신의 부활을 위해
    나아가는 오늘입니다.

    진심으로 주님의 부활을 축하드립니다. 알렐루야! 알렐루야! 알렐루야!
  • 홈페이지 김레오나르도김찬선 2019.04.21 06:24:21
    참, 이 강론은 수녀원에서 한 강론이기에 좀 치우친 강론인데 그럼에도 여러분이 잘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 홈페이지 김레오나르도김찬선 2019.04.21 04:32:50
    주님의 대축일을 여러분과 함께 기뻐하며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봄의 향연과 부활의 기쁨이 어울어져 그동안 사순절로 인해 만끽할 수 없었던 봄의 아름다름도 맘껏 즐기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죄송하게도 내일과 모레도 강론을 올릴 수 없겠습니다. 수요일에 다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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