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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나누기
김명겸요한 2018.03.11 14:11

사순 제4주일

조회 수 1238 추천 수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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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빛이 없으면 답답합니다.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가거나

 혹은 뒤로 물러나지 못합니다.

 내 앞에 무엇이 있을지,

 내 뒤에 무엇이 있을지 모릅니다.

 그 모른다는 사실은 또한 두려움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살아가는 데 빛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또 다른 상황을 생각해보자면,

 어둠 속에서 헤매고 있는 내 눈 앞에

 누군가 빛을 갑자기 비춥니다.

 어둠에 익숙해 있던 눈은

 갑작스러운 빛에 눈이 부셔서

 또 다시 앞을 보지 못합니다.

 아까는 빛이 없어서 보지 못했지만,

 이제는 빛이 있어도 보지 못합니다.

 그리고 그 눈부심 때문에 다시 눈을 감습니다.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얻을 수 있는 장점은

 저 자신에 대해서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형제들과의 관계 안에서 저의 모습이 드러나고,

 그것으로 저 자신을 알아 갑니다.

 자신의 모습을 알아야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고,

 더 나아가서 다른 사람도 사랑하게 되기 때문에,

 자신을 알아간다는 것은 수도 생활에서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렇게 공동체는 제 삶에 있어 빛의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알게 되는 모습 속에는

 저의 약한 모습,

 저의 욕심도 있습니다.

 제 뜻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고,

 공동체의 결정이 제 생각과 일치하지 않을 때,

 공동체 안에 머무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생각되고,

 몸은 공동체 안에 있지만,

 공동체 생활이 아닌 기숙사 생활을 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더 이상 저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공동체를 위해서 희생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는 의문이 생기기도 합니다.


 공동체 안에서 사는 것이 참으로 행복하지만,

 공동체 안에서 형제들과 저 자신의 약한 모습을 보면,

 공동체에서 한 발 물러나 거리를 두고 싶어집니다.


 하느님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됩니다.

 하느님과 함께 하는 삶이 참으로 복된 삶이지만,

 나의 약함을 보게 될 때,

 그것을 인정하고 하느님께 의지하기 보다는,

 기분 나쁜 감정 때문에

 상황에서 벗어나거나 회피하려고 하는

 제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하지만 그 약한 모습,

 그리고 그 약한 모습을 인정하지 않고

 도망가고 싶어하는 그 모습도 사랑하시기 때문에

 하느님께서는 계속해서 우리에게 다가오십니다.

 그 모습이 잘못되었다고 말씀하시지 않고,

 그 약함을 통해 당신께 다시 돌아오라고

 우리를 향해 오십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스스로의 약함을 보고

 인정하면서 느끼는 고통은

 하느님께로 우리를 이끄는 길이 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느님을 만날 때,

 우리는 진정 복된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것을 희망하기에 우리는,

 우리 삶이 회의감을 주거나 의미 없어 보여도,

 그 안에 머물러 있을 수 있습니다.

 진정 그것이 그리스도와 함께 아파하고,

 그리스도와 함께 부활하는

 영원한 생명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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