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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장미 정원의 성모 (1450)
작가 : 슈테판 로흐너 (Stefan Lochner: 1400-1451)
크기 : 페널화 50X40cm
소재지 : 독일 쾰른 발트라 리하르츠(Waltra-Richartz) 미술관

성탄의 주역은 아기 예수님이나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성모님과 성 요셉이시다. 그 외 루가 복음에 나타나고 있는 목동, 동방박사에 이어 외경에 나타나고 있는 마리아의 부모인 요아킴과 안나가 있다.

중세기 화가들은 성모님을 그리는데 대단한 열정을 보여 중세기 성화의 많은 주제가 성모님에게로 집약되었는데, 이것은 건강한 성모신심의 영향이 아닌 반성할 여지가 있는 중세기 교회 현실과 신학의 잘못된 방향 때문이었다.

중세기 교회가 이완되고 성직자들이 부패하면서 신자들 사이에 반성직자적인 분위가가 팽배하게 되자, 이것을 막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그리스도를 사랑의 하느님이 아닌 무서운 심판자로 부각시키면서 신자들에게 기쁨 보다는 두려움을 선사했다.

선량하고 평범한 신자들이 짖는 죄의 벌을 크게 과장하고, 주님을 심판주로, 강조하면서 공포감을 주게 되자 자연스럽게 신자들 사이에 이 공포에서 위로를 받는 피난처로 성모님께 매달리게 되었기에, 과열된 성모공경이 기승을 떨치게 되었다.

그러기에 중세기 고딕 건축이 유행하는 곳에선 하나같이 성모님의 이름으로 봉헌된 성당이 "우리 어머니"라는 뜻의 "Notre-Dame: Our Lady"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한마디로 고딕 시대의 성모신심은 성서적 바탕의 바람직한 면보다 정상적이지 못했던 교회 분위기에서 파생된 기형적인 신앙 표현의 하나라 볼 수 있다.

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중세 그림의 대부분이 성화였으나, 이중에 크리스챤 신앙의 중심인 예수 성탄이나 부활을 다룬 것 보다 성모님을 그린 게 압도적으로 많았다는 것은 당시 교회의 자비의 하느님이 아닌 심판주로서의 하느님을 더 강조했던 태도를 반영하고 있다.

작가는 1248년에 시작해서 근 600년 후에 완성된 유명한 고딕 성당의 도시 쾰른에서 활동한 작가로서 독일 고딕 양식을 대표하는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프랑스의 고딕이 너무 차갑고 지성적인 것이라면 작가는 독창성을 발휘해서 시적이면서도 낭만적인 모습으로 성모님을 그렸다. 성모님에게 깨끗한 동정녀로서의 차가운 모습 보다 시골 부인처럼 후덕스러운 얼굴의 어머니로서의 따스한 모습을 부각시켰다.
작가는 성모님의 머리에 화려한 왕관을 씌우고 천사들의 시중을 받게 함으로서 " 하늘의 여왕" "천사들의 모후"라는 전통적 성모 칭호를 확인하면서도 새로운 개념을 도입했다.

여왕이신 성모님이시나 옥좌를 마다하시고 풀밭으로 내려와 앉아 계신다.
이것은 이태리에서 성행했던 "겸손의 어머니 (Maria del umilta)로서의 성모님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1.jpg

여느 성모자가 주제인 성화처럼 성모님은 중앙에 계신다. 쓰고 계신 관의 화려함으로 보아 여왕으로 표현되고 있다. 그러나 여왕이면서 도도함이나 위엄보다는 어머니로서의 따뜻한 인상을 풍기고 있다. 예수님을 안고 시선을 땅으로 던지고 있다.

성모님의 가슴에 걸고 계신 목걸이에는 유니콘이라는 동물이 새겨져 있는데, 구약 성서에도 나타나고 있는 이 동물은 그리스도 교회에서 유비적으로 해석되었으며, 인간을 위하여 구원의 뿔을 들어 올리고 동정녀 마리아의 태중에서 자란 그리스도와 자주 관련되었다. 이런 은유는 세월이 흐르면서 그리스도의 탄생과 죽음에 대한 완전한 비유로 다듬어졌다.

전설에 따르면 처녀만이 유니콘을 길들일 수 있으며, 이것의 뿔은 만병통치약으로 기능을 하고 있는데, 이런 민간신앙이 교회로 자연스럽게 수용되면서 유니콘은 성모님의 태중에 잉태되신 예수님을 상징하게 되었다.

2.jpg

위쪽에 천주 성부께서 빛에 둘러쌓인 채 계신다. 성부의 모습엔 당시 교회에 팽배했던 심판주로서 무섭고 근엄한 하느님의 모습은 전혀 없이 그냥 착한 할아버지와 같이 인자한 모습이며 그 아래 흰 비둘기 모양의 성령이 함께하신다.

성부와 성령께서는 당신 아들 성자를 세상에 보내기 위해 간택된 보잘 것없는 동정녀 마리아에게 천상 모후의 관을 씌우시며 축복하고 계신다.

신앙이 미래 징벌의 공포심을 조장하는 현실을 살아야 했던 신자들은 이 작품을 보면서 너무도 인자하신 성부, 너무도 부담없이 안고 싶은 성자에 대해 새로운 친밀감과 위로를 얻을 수 있었다.

3.jpg

성모님의 품에 안겨 계신 아기 예수님은 손에 사과를 들고 있는데, 이것은 창세기에 나타나는 선악과를 상징한다. 인류의 조상 아담이 하느님의 명령을 어기고 따먹음으로서 실낙원의 상태를 초래한 사과를 아기 예수님은 들고 계신다.

이것은 성서에 나타나고 있는 주님의 역할, 즉 그분은 낙원을 잃은 인류를 구원해서 복락원의 상태로 인도할 새아담 임을 표시하고 있다. "한 사람을 통하여 죄가 세상에 들어왔고 죄를 통하여 죽음이 들어 왔듯이 또한 이렇게 모두 죄를 지음으로 모든 사람에게 죽음이 미치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은사의 경우는 범죄의 경우와 다릅니다. 사실 그 한 사람의 범죄로 많은 사람이 죽었지만, 하느님의 은총과 예수 그리스도 한 사람의 은혜로운 선물은 많은 사람에게 충만히 내렸습니다." (로마 5:12-13:15)

어머니의 품에 안겨 행복스럽기만 한 아기가 바로 인류를 구원하실 구세주임을 강조하기 위해 아기 예수님의 후광은 어린이의 모습에 어울리지 않게 크게 그려져 있다.

이 모습은 당시 교회가 왜곡되이 가르치므로서 신자들의 삶에 큰 부담을 주었던 구세주 예수의 모습, 너무도 다정하고 자비로운 모습을 누구에게나 받아들이기 쉬운 방법으로 표현했다.

종교 개혁이 시작되면서 개신교에서는 말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성화상에 대한 부정적인 정서가 팽배하면서 스위스나 독일 지역에선 성화상 파괴 운동이 일어나게 되고 이것을 통해 말씀의 영향력이 커지는게 아니라 당시 대종이었던 문맹인 신자들에게 신앙 이해의 폭을 좁힌단 부작용을 낳게 되었다

이런 처지에서 작가의 시도은 어느 명쾌한 강론 못지않게 심판자로서의 주님이 아닌 너무도 다정하시고 사랑이 많은 하느님의 모습을 전했단 면에서 대단히 당시 수준의 시사성이 있는 작품이다.

4.jpg

성부를 중심으로 좌우 두 아기 천사가 안간 힘으로 황금빛 능라 휘장을 붙잡고 있다. 이 황금빛 휘장은 하느님의 뜻에 전적으로 순종함으로 구세주의 어머니가 되신 성모님의 영광을 표현하고 있다.

또한 휘장은 세속과 분리된 천상을 상징하며 성가족의 친밀성을 드러내고 있다. 성모님 주위에 화려한 장미 상징이 있다. 중세기에 장미는 전적으로 성모님의 상징인데, 흰 장미는 성모님의 순결을, 붉은 장미는 성모님의 사랑과 고통을 드러내고 있다.


성모님의 주위엔 작은 돌로 된 돌담으로 둘러쌓여 있는데, 이것은 성모님의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잠겨 있는 정원: Hortus conclusus"이며 성모님의 동정성을 상징한다. 성모님으로 표현되는 크리스챤적인 동정은 하느님만을 따르기 위해 다른 모든 것을 포기하는 역설적인 개방 상태를 말한다.


즉 하느님이 원하시면 처녀로 남을 수 있고, 하느님이 원하시면 어머니도 될 수 있는 하느님 안에서 극도의 개방된 상태가 바로 크리스챤 동정인데, 이 동정의 상태는 세상과는 어떤 경계를 둔다는 역설적 의미가 "잠겨있는 정원"의 의미이다.

5.jpg

사과를 들고 계신 아기 예수님을 향해 세 천사가 예수님께 무엇을 정성껏 드리고 있는데 이것은 성화로 보기에 너무도 장난스러운 부분이다. 어린 천사들이 아기 예수님의 무료함을 덜어드리기 위해 아기 예수님께 꽃과 과일을 드리고 있다. 세 천사의 표정은 어서 자기가 건네는 선물을 받아달라는 듯 진지하면서도 장난끼를 띄면서 소꿉놀이를 연상케 한다.

주님을 엄한 심판주로 가르치면서 최후의 심판이 곧 지옥불로 연상되던 시대에 작가의 착상은 신앙의 여유로움을 너무도 잘 표현하고 있다. 믿는다는 것은 미래에 닥칠 불안과 공포에 대한 기억이 아니라,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굳게 믿기에 세상 어디에서도 보기 어려운 여유로움을 보이고 있다.

지난 세기 대덕 교황으로 평가받고 있는 요한 23세 교황님은 믿음에 대해 다음과 같은 정의를 내렸는데, 이 장면을 보면서 교황님의 다음과 같은 말씀을 상기하게 된다. "믿음, 그것은 하느님으로부터 오는 즐거움 "

6.jpg

성모님의 발아래 펼쳐진 녹색의 대지는 에덴 동산의 상징이다. 성모님의 발아래 앙증 맞게 생긴 4명의 천사가 악기를 연주하며 성모자에게 찬양을 드리고 있다. 왼쪽 앞의 천사는 휴대용 올겐으로, 나머지 천사들은 현악기인 하프와 류트로 주님께 찬양을 올리고 있다.

이것은 시편의 마지막인 150편을 상기시키고 있다.

"주님을 찬미하라 그의 성소안에서
우람한 그의 하늘에서 주님을 찬미하라.
나팔소리 우렁차게 주님을 찬미하라.
비파와 고를 타며 주님을 찬미하라."(시편 150: 1-3)

작가는 악기를 연주하는 앙증 맞은 천사들을 배치함으로서 성화에서 자주 느낄 수 있는 장중함의 무게를 덜어 관객들을 상쾌한 기분으로 초대하고 있다.

작가는 당시 주님을 너무 엄격한 심판주로 강조하면서 생긴 신앙의 거리감을 따뜻한 표정의 성모자와 천사를 통해 사람들과 너무도 가까운 처지로 변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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