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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증언하는 사람

 

희망을 증언한다는 것은 큰 소리로 자신을 주장하는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마음속에 모신 희망의 이유를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살아내는 일입니다. 신앙인은 질문을 받을 때 두려워 숨지 않고, 비판을 받을 때 분노로 맞서지 않습니다. 자기 안에 있는 희망이 어디서 왔는지 알고 있기에 당당할 수 있고, 그 희망이 사랑에서 왔음을 알기에 온유하고 공손할 수 있습니다. 온유는 약함이 아닙니다. 공손은 비굴함이 아닙니다. 그것은 상대를 이기려는 마음을 내려놓고, 상대의 마음이 열리기를 기다리는 사랑의 방식입니다

.

고난도 그렇게 새롭게 보입니다. 선을 행하다가 겪는 아픔은 헛된 상처가 아닙니다. 그것은 그리스도의 길에 조금 더 가까이 서게 하는 거룩한 통로요 도구적 존재로 살아가는 삶의 방식입니다. 세상은 고난을 실패라 부르지만, 복음은 때로 그것을 사랑이 지나간 자리라 부릅니다. 억울함 속에서도 악으로 갚지 않고, 모욕 속에서도 품위를 잃지 않으며, 상처 속에서도 선을 멈추지 않는 사람은 이미 희망의 증인이 됩니다. 그리고 우리는 혼자가 아닙니다. 주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너희를 고아로 버려두지 않겠다.” 이 약속은 단순한 위로가 아닙니다. 우리 존재 깊은 곳에 머무르시겠다는 현존의 약속입니다. 그분이 우리 안에 계시고, 우리가 그분 안에 머무르며, 그 사랑 안에서 하느님의 생명이 조용히 흐르기 시작합니다.

 

사랑의 계명을 지킨다는 것은 무거운 의무를 짊어지는 일이 아니라, 이미 받은 사랑에 응답하는 일입니다. 사랑받은 사람이 사랑으로 살아가는 것, 용서받은 사람이 용서의 사람이 되는 것, 살아 계신 주님 안에서 우리도 다시 살아나는 것입니다. “내가 살아 있고 너희도 살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말씀은 희망의 가장 깊은 뿌리입니다. 주님께서 살아 계시기에 우리의 선은 헛되지 않고, 우리의 고난은 버려지지 않으며, 우리의 사랑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희망을 증언하는 사람은 소란스럽게 이기는 사람이 아니라, 온유하게 끝까지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공손하게 진리를 품고, 고난 속에서도 선을 선택하며, 고립된 마음들 사이에 하느님의 현존을 조용히 드러내는 사람입니다.

 

하느님의 뜻이라면, 선을 행하다가 고난을 겪는 것이 악을 행하다가 고난을 겪는 것보다 낫습니다.” (1베드 3,17)

 

이제 조금만 있으면, 세상은 나를 보지 못하겠지만 너희는 나를 보게 될 것이다. 내가 살아 있고 너희도 살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날, 너희는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또 너희가 내 안에 있으며 내가 너희 안에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내 계명을 받아 지키는 이야말로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아버지께 사랑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나도 그를 사랑하고 그에게 나 자신을 드러내 보일 것이다.” 요한 (14,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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