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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를 빕니다.

 

오늘 복음은 길을 가시던 예수님께서 마태오를 부르시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나를 따르라는 말씀에 그는 모든 것을 버려둔 채 일어나 주님을 따랐고 자기 집에서 잔치를 베풉니다. 자신이 받은 자비와 사랑이 넘쳐 타인에게까지 나누게 된 것입니다. 이 나눔의 대상은 사랑과 같이 조건이 없었습니다. 거지나 창녀나 세리와 같은 이들이나 탐관오리와 율법 학자들까지 너나 할 것 없이 모두에게 베풀어졌습니다. 그런데 자신도 그 무조건의 일부라는 것을 모른 채 율법학자들은 투덜거립니다. 자신과 함께 둘러앉은 이들이 자신들과는 다름을, 정확히 말해 부정한 죄인들임을 불편해 한 것입니다. 이 불편함은 자신들이 위선과 화려한 의복으로 둘러싸 가려놓은 죄를 바라보게 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렇듯 죄를 지니고 사는 것, 죄인으로 산다는 것은 부끄럽고 초라해지는 일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모습 대신 좀 더 화려한 옷과 학력과 직업 같은 이른바 스펙으로 둘러싸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나흘 전까지만 해도 누군가를 미워하고 있었습니다. 그냥 조금 불편한 것이 아니라 인정하거나 바라보고 싶지도 않을 정도였습니다. 짧은 시간동안 생긴 감정의 골이 아니라 거의 평생에 걸쳐 만들어진 미움이었고 웅크러든 마음이었습니다. 그렇기에 평소에도 가슴 한 켠엔 어두움이 자리잡고 있었는데 이 어두움조차 나로부터의 것으로 인정하지 않고 누군가에게 그 탓을 돌리려 부단히 애써왔습니다. 그런데 주님께서 제게 빛을 비추어 주셨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당신 십자가를 제가 함께 지도록 초대하셨습니다. 사순시기를 시작하며 성사를 보고 이마에 재를 바르고 묵상을 하는데 제가 그토록 미워하던 누군가의 정체가 바로 제 자신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를 인정하지 않기 위해 미워했던 제 이웃과 형제들이 떠오르며 미안한 마음이 밀려왔고 이내 괴로움을 지고 온 제 자신이 안쓰러워졌습니다.

 

다시 십자가를 바라보았습니다. 이천년 전의 유다인들이나 바리사이들이 가졌던 분노와 미움, 모략과 중상, 나아가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으라는 외침은 제게로부터 동떨어진 복음 속 그네들의 이야기가 아닌 오늘의 제 삶이었고 마음이었습니다. ‘이대로 산다면 내가 이 삶을 계속 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까지 생각이 뻗어갔습니다.

 

사부님은 권고 5에서 교만에 빠지지 말고 주님의 십자가만을 자랑할 것임을 이야기합니다. 마귀들이 십자가에 그분을 십자가에 못 박은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가 마귀들과 더불어 그분을 못 박았으며 우리에게 명석함과 모든 지식을 가졌다 하더라도 한 마리 마귀보다 못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우리가 자랑할 수 있는 것은 곧 우리의 연약함이며 매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거룩한 십자가를 지는 일이라고 합니다.

 

제 자신의 연약함과 죄를 정직히 바라보고 마음을 돌려 주님께 향하는 은혜로운 회개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부르심에 모든 것을 버려둔 채 일어나 주님을 따른 마태오와 같이 주님을 따르는 첫 걸음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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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세실리아 2013.02.16 09:38:14
    이마에 재를 발라 주시며 사재의 말씀 어찌나 행복하고 감사 한지요
    평화 밀려오면 한줌의재 임을 잊지말자 다짐하며 내 쉴곳 십자가임 을
    홀로 처절히 못박히신 예수님만이 희망이시며 기쁨이십니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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