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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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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동포 미사 때도 물었지만

저는 가끔 저를 얼마나 아는지 사람들에게 미사 강론이나 강의 때 묻습니다.

그런데 저를 안다고 대답하지만 의외로 저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저의 이름이나 신분 정도 알고 있거나 제가 하고 있는 일을 조금 아는

정도여서 그것은 안다기보다는 차라리 모르는 거였습니다.

 

사실, 저에 대해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지요.

한 번은 어떤 분이 '좋은 분으로 알고 있다.'고 말씀하시길래

그것을 어떻게 아시냐고 되물었더니 '좋은 분일 거라고 믿는다.'

바꿔 대답하시는 거였는데 그러니 그분이 저에 대해서 아는 것은

뭘 많이 알고 잘 알아서 아는 것이 아니라, 믿어서 아는 거였습니다.

 

본래 안다는 것과 믿는다는 것이 거의 다 이렇습니다.

알아서 믿는 것이 아니라 몰라서 믿는 것이며,

알면 굳이 믿을 것까지 없습니다.

 

믿는다는 것은 조금 아는 것을 가지고

모르는 것까지 그럴 것이라고 믿는 것입니다.

저를 좋은 사람일 거라고 믿는 것은 경험을 통해

저의 좋은 면을 조금 알고는 저라는 존재 전체를 좋게 믿는 겁니다.

 

제게 대해 이러하니 하느님께 대해서는 오죽하겠습니까?

저에 대해 아는 것보다 하느님에 대해 아는 것이 훨씬 적고,

저에 대해서 보다 하느님에 대해서 모르는 것이 훨씬 더 많으며,

그러니 더더욱 알아서 믿는 것이 아니라 몰라서 믿는 것이겠지요.

 

사실 하느님을 모르니 믿을 수 없다고 뻗대서도 안 되겠지만

하느님을 잘 모르는 것을 창피해 할 것도 없습니다.

 

하느님을 잘 모르는 것이 당연하고,

그러니 잘 모른다고 함이 오히려 겸손이며,

안다고 하거나 더 나아가 잘 안다고 하는 것은 교만이거나 착각입니다.

 

그래서 오늘 바오로 사도는 모르는 신을 숭배하는 것에 대해

아테네 사람들을 칭찬하는 듯이 말합니다.

 

"내가 보기에 여러분은 모든 면에서 대단한 종교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내가 돌아다니며 여러분의 예배소들을 살펴보다가,

알지 못하는 신에게라고 새겨진 제단도 보았습니다."

 

그러나 잘 모름을 겸손히 인정한다면, 다시 말해서 모름을 인정하는 것이

겸손에서 나온 것이라면, 모르는 채로 있을 것이 아니라

알려는 열망과 알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을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는 사람들이 하느님을 찾게 하려는 것입니다.

더듬거리다가 그분을 찾아낼 수도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인간이 하느님을 찾는 것은 이렇게 더듬거리는 것이고,

이렇게 더듬거려서 찾은 하느님은 하느님의 전부가 아니라

봉사가 코끼리를 더듬거려 아는 것과 같이 일부입니다

 

다리를 만진 봉사가 코끼리는 기둥 같다고 하여도 잘못 안 것이 아니고

배를 만진 봉사가 담벼락 같다고 하여도 잘못 말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전부를 안 것이 아니라 일부를 안 것이고,

그러니 자기가 안 것이 코끼리의 전부라고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우리 인간은 이렇게 다 일부 진리, 곧 일리一理를 가지고 있는 것이고,

오늘 주님께서 말씀하시듯 성령만이 모든 진리를 가지고 계십니다.

 

그러므로 "진리의 영께서 오시면 너희를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주실 

것이다."라고 하시듯 이번 성령 강림 대축일에 진리에 눈먼 나에게

진리의 영께서 오시기를 청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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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 2021.05.12 05:11:16
    신부님의 말씀을 같은 전례시기에는 어떻게 묵상하고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 2021.05.12 05:10:36
    20년 부활 제6주간 수요일
    (하느님은 진리, 우리는 알리)
    http://www.ofmkorea.org/352626

    19년 부활 제6주간 수요일
    (모르기에 믿는다.)
    http://www.ofmkorea.org/222112

    18년 부활 제6주간 수요일
    (우리는 일리를 지녔을 뿐.)
    http://www.ofmkorea.org/121992

    17년 부활 제6주간 수요일
    (다 감당할 수 없는 우리)
    http://www.ofmkorea.org/104020

    16년 부활 제6주간 수요일
    (극우적인 세태를 근심한다.)
    http://www.ofmkorea.org/89239

    15년 부활 제6주간 수요일
    (알다가도 모를 하느님)
    http://www.ofmkorea.org/78071

    13년 부활 제6주간 수요일
    (나의 사랑이 너에게 사랑이 될 때까지)
    http://www.ofmkorea.org/53346

    11년 부활 제6주간 수요일
    (모든 것이 내 거다.)
    http://www.ofmkorea.org/5112

    10년 부활 제6주간 수요일
    (그때, 성령께서 하소서!)
    http://www.ofmkorea.org/3994

    09년 부활 제6주간 수요일
    (日新又日新 日日是好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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