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24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와 선


  4층의 내 방은, 바로 정원이 내려다 보이는 위치에 있어 건너 빌딩 사이로나마 떠오르는 태양을 볼 수가 있고 정원의 동태를 일거일동 자연스럽게 대할 수가 있다.  그런데 겨우내 잘 보이지 않던 까치가 작년에 둥지를 틀었던 높다란 은행나무 가지 주변을 수시로 맴도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니, 아마도 또 집을 지으려나 보다.

  절기로는 입춘이 지났지만, 아직도 물러가지 않는 동장군!  까치의 동태를 보며 이미 봄은 오고있구나 실감을 하게 된다.

문명의 온갖 이기에 자연의 원초적인 소리에 둔감해진 인간에 비하면, 까치는 분명 가까이 다가오고 있는 봄을 진작부터 느끼고 있는 게라.


  성거산에서 지냈을 적 봄이 오는 자연의 소리가 내 기억을 일깨운다.

  산새 소리가 가장 활기찰 때는 역시 짝짖기 계절인 봄이라는 것을!  새벽녘과 아침이면 그 넓은 산 전체에 새 소리로 축제 분위기인 양 시끌벅절할 정도였으니까.  그러다가 연초록 나뭇잎이 짚푸르게 변할 초여름이 되면, 그 요란하던 새소리는 이내 잠잠해지고 침잠의 조용한 숲 속 분위기에 뻐구기나 휘파람새 소리만 더욱 크게 들리곤 하였었다.


  작년 둥지를 트는 까치를 보며 많은 걸 생각했다.  사람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까치의 일거일동 생태를 통해 배울 점이 썩 많다는 것을...주변 생물이나 환경까지 고려한 완벽한 생태건축을 하였으니까.  어디 까치 뿐이랴.  어릴적 동작동 시절에 봄이면 어김없이 날아와 처마밑에 집을 짓던 제비들이 떠오른다.  그 흔했던 제비들을 심환 환경 오염으로 더 이상 볼 수 없는 세상에 살고 있으니...!  제비나 까치나 놀랍게도 그들은 집을 지을 때 그 연약한 부리 하나로 모든 걸 다 해결했다.  진흙과 마른 풀잎, 그리고 마른 가지가 전체 자제였을 뿐 자연으로 부터 변용해서 쓰는 못이나 망치 하나 없이 해결하였고 목수조차 필요없이, 집에 필요한 모든 걸 암수 역할 분담할 필요나 구별없이 잘 해내었다.  둥지에 필요한 자제 역시, 생나무를 잘라다 쓰는 게 아니라 가까운 주변에 흩어져 있는 마른가지를 사용하니, 생나무에 흠집을 낼 필요가 없어 낭비해야 할 에너지조차 없는 것.  둥지는 오로지 알을 낳고 새끼를 키우기 위해서만 필요한 것이어서 새끼들이 자라 둥지를 떠나면 더 이상 집이라는 존재 가치가 없을 뿐더러 둥지를 떠나도 나뭇가지인 자연 소재이기에 어떤 쓰레기로도 남지 않는다. 


  복잡다단한 세상사에서 지내다 보니, 자연의 소리인 까치 소리가 더 존귀하게 들리는 건지도 모르겠다.

  옛적에 '아침에 까치가 짖으면 반가운 손님이 오신다'는 소리가 괜한 것이 아니니라.

  깊은 산 속 물흐르는 소리가 맑게 들리는 것은 전혀 욕심이 없는 자연의 소리이기 때문이요, 그런 소리에 귀기울이고 침작할수록 마음 또한 깨끗해지지 않겠는가.  까치의 동태에서 봄이 가까이 옮을 느끼니, 곧 냇가의 강아지풀에도 봄기운이 부풀겠다. 세상사 지내느라 시간이 없노라 아우성치고 있기보다는 얼릉 가까이 자연의 소리를 들으러 나서야 할 것 같다.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1. No Image

    무릉도원 아래, 찾아 온 손님들

    T 평화가 온 누리에...   요즘 나의 정원 성모상 주변엔 온통 봄꽃으로 축제의 분위기!  게다가 벚꽃나무와 목련 아래 탁자가 놓여 있어 쉬어 가기에 여간 느긋한 공간이 아니렸다.    때맞춰 어제는 여러 손님들이 찾아 오셨다. 어쩌다 정원에 나타 나시...
    Date2017.04.11 By김맛세오 Reply0 Views1146
    Read More
  2. No Image

    유난히 즐거왔던 인왕산행

    T 온 누리에 봄기운이...   주말엔 언제나 그렇듯이 틈을 내어 가장 가까운 인왕산엘 오르곤 한다.   길목마다 하루가 다르게 봄 기운이 무르익어 가는 모습에, 피조물인 자연의 책을 통해 하느님을 읽는다.   인왕산은 예로부터 '산왕대신(山王大神)'에 ...
    Date2017.03.27 By김맛세오 Reply0 Views1099
    Read More
  3. No Image

    사실 매화보다 섬진강 물결이...

    T 평화가 온 누리에...   이맘때면 매화가 피기 시작했을 터인데...콤퓨터에 광양의 매화마을을 처보니, 거의 다 예전에 실은 사진이나 글이어서 올해엔 며칠쯤에 매화가 잘 필건지 확실한 신빙성이 없었지요.  그래서 점을 치듯 매화에 대한 소식을 접한 ...
    Date2017.03.27 By김맛세오 Reply0 Views1091
    Read More
  4. No Image

    만물은 함께 나누어야 할 형제 자매

    T 온 누리에 평화를 빌며...   며칠 전 정원에 있는 키 큰 은행나무 전지 작업이 있었다.  그런데 높은 가지 사이에 까치 한 쌍이 집을 짓느라 몇 날 며칠 분주히 드나들면서  반쯤은 둥지를 엮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우야노!  밖엘 다녀오는 동안 전지하...
    Date2017.03.14 By김맛세오 Reply0 Views1156
    Read More
  5. No Image

    산(山) 아이

    T 온 누리에 평화가...   꼭 11년 전에 보름 정도 막내 숙부 내외의 초청으로 미국, '롱 아일랜드'(뉴욕 바로 옆)라는 곳에 체류한 적이 있었다.   우리나라처럼 반도의 지형이지만, 크기는 한국의 1/5 정도 될까...그런데 삼면이 바다이고 산(山)이 전혀 ...
    Date2017.03.06 By김맛세오 Reply0 Views1150
    Read More
  6. No Image

    풀잎 풀꽃 하나의 신비!

    T 온 누리에 평화가...   봄이 살며시 다가 와 이렇게 말을 건네는 것같다.   "맛..님, 어느덧 2017년의 봄이 오고있네요.  여기 정원엔 맨 먼저 잔디밭에 이름하여 잡초라고 하는 풀싹들이 여기저기 고개를 내밀고 있고, 재작년에 심은 작은 동백에 제...
    Date2017.02.28 By김맛세오 Reply0 Views1134
    Read More
  7. No Image

    나날이 좋은 날!

    T 평화를 빌며...   혼자 잘 놀 줄 아는 사람은 외로울 새가 없다는 것이 나의 평소 지론.     평생 결혼 생활을 하며 배우자가 곁에 있어도 결국 혼자일 수 밖에 없다는 외로움을 토로하는 부부들을 자주 보아 온다.   25-30여명이 함께 사는 이곳 수도...
    Date2017.02.21 By김맛세오 Reply0 Views1188
    Read More
  8. No Image

    고향이 서울이면서도 시골스럽게 자란 덕분에...

    T 평화와 선   뉘 고향이 어디냐고 물어 '서울'이라 하면 말씨가 느려선지, '충청도' 사람같은데요 하는 분들이 많다.  하기사 흑석동 넘어 '동작동(동재기)'이었으니, 내 어린시절엔 모든 게 시골 정황과 진배없었다.  초교 1학년 땐가, 비로소 뻐스 종점...
    Date2017.02.13 By김맛세오 Reply0 Views1160
    Read More
  9. No Image

    봄을 일깨우는 까치 소리

    T 평화와 선   4층의 내 방은, 바로 정원이 내려다 보이는 위치에 있어 건너 빌딩 사이로나마 떠오르는 태양을 볼 수가 있고 정원의 동태를 일거일동 자연스럽게 대할 수가 있다.  그런데 겨우내 잘 보이지 않던 까치가 작년에 둥지를 틀었던 높다란 은행나...
    Date2017.02.08 By김맛세오 Reply0 Views1243
    Read More
  10. No Image

    끊임없이 추구해야 할 내 '인생의 의미'

    T 평화와 선   2017년 설 연휴 기간, 이렇듯 하이얀 눈발이 날리는 것은 귀성객들에게는 좀 힘들겠지만 심한 가뭄 끝 해갈의 대지에 어쩌면 축복의 의미일런지도...   분당 서울대 병원을 향해 미금역에서 내려 눈을 맞으며 걷는 발걸음이 사뭇 상쾌! ...
    Date2017.01.30 By김맛세오 Reply0 Views1194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