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20.11.25 02:37

부재의 신비

조회 수 425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부재의 신비

 

내가 그분을 붙잡았다고 느끼면

그분은 더 멀어지고

 

내면의 소란을 잠재우려고 하면

소리로 가득 찬 나를 본다.

 

내가 앞으로 나아가면

그분은 물러나신다.

 

하느님의 부재를 경험하는 것은

고난을 받는 것처럼 느껴진다.

우울하고 쓸모없는 사람처럼 공허하고 외롭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욥처럼 탄식한다.

신비를 과학적으로 인증하려는 이들은

알 수 없는 하느님의 신비에 넌더리를 내고 하느님을 떠난다.

 

고요함에 젖어 들기 위해 하느님 앞에 있으면

맨 먼저 만나는 얼굴은 내면의 온갖 잡음들이다.

하느님께서 나의 인격을 성장시키는 방법은

실패할 자유를 허용하시는 일이었다.

허용은 방치가 아니라 선하신 마음에서 나오는 자비와 사랑이었다.

하느님은 내가 수치나 자기혐오의 유혹을 받을 때

방관자가 아니라 내 편에서 나와 함께 하셨다.

나를 하느님으로부터 갈라놓는 것은

내가 하느님으로부터 분리되어 있다는 나의 생각일 뿐이었다.

 

그분께서는 나를 한시도 떠나계시지 않으셨다.

그분께서는 나의 유익함과 동떨어진 채로 놓아두지 않으시고

행동하지 않으시는 것처럼 보이는 당신의 부재로

하느님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셨다.

 

내가 뒤늦게 알아차린 사실은

하느님의 물러나심은

당신 자신의 깊은 속으로 들어오라는 손짓이었다.

그분께서 물러나신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들이

더 깊은 신뢰와 친밀감으로 초대하시는 아버지의 자애로운 마음이었다.

 

하느님을 떠난 사람은 있어도

사람을 떠난 하느님은 계시지 않는다.

 

실재하는 연인은 실재하는 하느님이셨다.

고요함 속에서 배우는 부재의 신비는

더 큰 만남으로 사랑을 키운다.

 

부재를 통제하려는 인간의 몸짓은

영원한 부재를 남길 뿐이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56 생명의 찬가 생명의 찬가   덜 배운 감사 서투른 애덕 인색한 허용 마침내 어질고 느긋한 겸손에 이르기까지 살아있음은 불의 제련을 거처 순수를 탐낸다.   ... 이마르첼리노M 2017.08.09 853
655 그리움과 그리움이 만나면 그리움과 그리움이 만나면   수치심과 죄의식으로 신자들을 통제하던 종교의 시대는 지났다   아버지와 아들 성령께서는 하느님 나라의 축제를 열고... 이마르첼리노M 2017.08.10 823
654 고난의 꽃으로 고난의 꽃으로   “죽음의 그늘 밑 어둠 속에 사는 우리에게 빛을 비추어 주시고 우리의 발걸음을 평화의 길로 이끌어 주시리라” 루가1.79   길이... 이마르첼리노M 2017.08.11 857
653 죽 배달 죽 배달   우렁각시가 가져온 맛조개 한 자루 정갈하게 살을 발라 냄비에 담고 찹쌀 한 줌 불려서 죽을 끓인다.   양파 하나 마늘은 몇 쪽 요리저... 이마르첼리노M 2017.08.11 1595
652 후라이팬 후라이 팬   팬들이 모여 진짜 왕을 뽑기로 했다   지방에서 도시에서 외국에서 유명한 팬클럽의 대표들이 모였다   열혈팬 왕팬 극성팬 ... 이마르첼리노M 2017.08.12 1145
651 집착과 소유를 버려라 집착과 소유를 버려라   사랑은 열정을 동반하지만 독점하려는 마음을 초월해 있다. 훼손하지 않고 바라보며 타인의 자유를 절대적으로 존중한다.   ... 이마르첼리노M 2017.08.13 995
650 건축 설계 건축 설계     동등할 때 사랑하기 쉽다   세 위격의 하느님이 사람이 되신 것은 우리를 사랑하시기 위하여 하느님의 동등함을 내려 놓으셨기 때문... 이마르첼리노M 2017.08.13 835
649 흔적 없는 흔적 흔적 없는 흔적     실패와 결핍은 생명과 사랑의 안내자 부활의 증인되어 실수에 대한 자비로 서로를 채운다.   긍정하는 기쁨은 창조의 도구... 이마르첼리노M 2017.08.14 1246
648 “너도 가서 그렇게 하여라.” “너도 가서 그렇게 하여라.”     자신의 주장을 하느님으로 바꾸지 마라 한 번 이야기 하면 의견이지만 반복해서 말하면 강요가 된다. 강요된 사랑... 이마르첼리노M 2017.08.14 1013
647 갈망의 산실 갈망의 산실   매일 밤 만상이 잠든 때   잉태된 갈망은 분만의 진통을 겪고 세상에 태어납니다. 저는 잠을 깨고 태어난 갈망은 포근한 가... 이마르첼리노M 2017.08.15 832
646 천국과 지옥의 신비 천국과 지옥의 신비   거룩한 가난이여! 복된 겸손이여! 황홀한 포옹이여!   사람 안에서 만나는 하느님의 신비 자연 안에서 경탄하는 천국의 신비... 이마르첼리노M 2017.08.15 908
645 참여하는 행복 참여하는 행복   비 개인 밤하늘에 울려 퍼지는 교향곡 창조주의 지휘에 따라 쏟아내는 별들의 하모니 저마다 자기 몫의 빛을 내면서 주님을 찬미하고 ... 이마르첼리노M 2017.08.16 912
644 현재의 온도는? 현재의 온도는?   소풍 전날의 마음 소풍 다음날의 심경   변화에 예민하고 슬픔을 잘 타는 기류에 예민한 온도계 같은 취약한 사람의 감정   ... 이마르첼리노M 2017.08.19 1022
643 연애편지 연애편지     당신이 다가와 터트려준 도라지꽃 그때까진 몰랐던 사랑   기뻐서 흘리는 눈물 사랑해서 아픈 가슴   기쁨의 눈물 닦아준 ... 1 이마르첼리노M 2017.08.21 994
642 전염되는 복음 전염되는 복음   고요한 침묵 충만한 사랑 선의 육화 표양과 행실 공감이 주는 매력 기쁨에 찬 얼굴       이마르첼리노M 2017.08.21 859
Board Pagination ‹ Prev 1 ... 52 53 54 55 56 57 58 59 60 61 ... 100 Next ›
/ 100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