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5207 추천 수 0 댓글 0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제가 잘못 살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잠을 깨니 설핏 허무감이 감돌면서

헛살았다, 잘못 살았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진실>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면서

진실하게 살아야겠다는 마음도 들었는데

곧 이어지는 것은 <머물다>, <잠기다>였습니다.

어디에 머물고 무엇에 잠긴다는 것인지 모르지만

아무튼 어딘가에 머물고 싶었고 잠기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머물고 싶은 것은 떠돌기 때문이겠지요.

떠돌다보면 어딘가에 머물고 싶을 때가 있고,

젊은 날에 여기저기 많이 떠돌던 사람도

나이를 먹으면 어딘가에 머물고 싶을 것입니다.

 

 

저도 그런 건가요?

일생 수도원에서 살았는데

제가 어딜 떠돌아 다녔기에 머물고 싶다는 건가요?

 

 

그러니 제가 오늘 머물고 싶고, 잠기고픈 것은 그런 것 때문이 아닐 겁니다.

천상여정이었다면 허무감이나 헛살고 있다는 느낌이 아니 들 것이고

어딘가 머물고 싶고, 잠기고 싶지 않았을 것입니다.

제가 지상의 방랑자였기 때문일 겁니다.

 

 

생각해 보니 제가 이 일 저 일, 이 사람 저 사람을

많이 기웃거리며 다녔고 지금도 다니고 있습니다.

 

 

제 딴에는 사랑이 소중하기에 그만큼 사랑도 하고

그 사랑도 하느님 사랑이 되게 하고자 애쓰고는 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어떤 때는 하느님 사랑 안에서 사랑하지만

어떤 때는 하느님 사랑 밖에서 사랑을 하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그것은 마치 추운 겨울 밤,

집 없이 떠돌던 나그네가

페치카를 때며 오순도순 얘기를 나누는 사랑가족을

창문너머로 들여다보면서

나도 저런 사랑을 하고 싶다고 하는 것과 같겠지요.

 

 

제가 어딘가에 머물고 싶고, 잠기고 싶었던 곳은

하느님이고, 하느님 사랑이었습니다.

저는 얼마간 하느님 사랑 밖에서 떨고 있었고

사랑 없으면서도 사랑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이제는 하느님 사랑에 머물고 싶은 것이고

하느님 사랑에 잠겨 배터리가 충전되듯 사랑으로 충만되고픈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축일로 지내는 안드레아도 어쩌면 방랑자였을 것입니다.

오랜 기간 구원자 메시아를 찾아 돌아다니다가

스승 세례자 요한을 통해 마침내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분의 초대 덕분에 그분 계신 곳에 머물며 하루를 지냅니다.

 

그 시간은 오후 네 시.

하루 종일 떠돌다가 날이 저물 녘 네 시가 되어서야

그는 주님을 만났고 주님과 함께 하루를 머뭅니다.

 

하루 종일 싸돌아다니던 우리.

우리도 이제 오후 네 시가 되었을까요?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05Jan

    1월 5일- 가서 뵙자!

    “나자렛에서 무슨 좋은 것이 나올 수 있겠소?” “보라, 저 사람이야말로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다. 저 사람은 거짓이 없다.” 나타나엘과 주님이 서로에 대해 한 말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주님의 말씀에 조금 의아해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
    Date2013.01.0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5247
    Read More
  2. No Image 02Jan

    1월 2일- 모름의 신비

    “너희 가운데에는 너희가 모르는 분이 서 계신다.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리기에도 합당하지 않다.” 세례자 요한이 하는 이 말이 지금 우리에게 하는 말이라면 지금 우리 가운데 우리가 모르는 분이 계신다는 얘기입니다. ...
    Date2013.01.0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3 Views5504
    Read More
  3. No Image 01Jan

    천주의 성 마리아 축일- 새해에는

    2013년 새해가 열렸습니다. 어제 저희는 송구영신 기도회를 하였는데 새해 내가 어떤 존재가 되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각하다가 올해는 어떤 존재가 되고 어떻게 살라야 할지 내가 생각지 않고 그때그때 하느님께서 말씀해주시는 대...
    Date2013.01.0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5041
    Read More
  4. No Image 31Dec

    12월 31일- <묵은 은총>

    “그분의 충만함에서 우리 모두 은총에 은총을 받았다.” 지난 금요일과 토요일은 저희 소신학교 동창회가 있었습니다. 저의 동창들은 소신학교를 입학한지 40년이 되는 뜻 깊은 시점에서 한 해를 돌아보는 송년회도 하고 40주년도 기념하고...
    Date2012.12.3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4790
    Read More
  5. No Image 30Dec

    성 가정 축일- 사랑도 내복을 입어야!

    “형제 여러분, 하느님께 선택된 사람, 거룩한 사람, 사랑받는 사람답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동정과 호의와 겸손과 온유와 인내를 입으십시오. 주님께서 여러분을 용서하신 것처럼 서로 용서하십시오. 이 모든 것 위에 사랑을 입으십시오.” ...
    Date2012.12.3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4733
    Read More
  6. No Image 29Dec

    12월 29일- 하늘의 빛이 아무리 자명해도

    “자기 형제를 사랑하는 사람은 빛 속에 머무르고, 그에게는 걸림돌이 없습니다. 그러나 자기 형제를 미워하는 사람은 어둠 속에 있습니다. 그는 어둠 속에 살아가면서 자기가 어디로 가는지 모릅니다. 어둠이 그의 눈을 멀게 하였기 때문입니다.” ...
    Date2012.12.2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4584
    Read More
  7. No Image 28Dec

    죄 없는 아기 순교자들의 축일- 죄 때문이 아니라 사랑 때문에 죽다!

    “헤로데는 예루살렘과 그 온 일대에 사는 두 살 이하의 사내아이들을 모조리 죽여 버렸다.” “예수님의 피가 우리를 모든 죄에서 깨끗하게 해줍니다.” 죄 없는 아기들이 예수님 때문에 죽임을 당했다는 얘기는 우리 교회가 순교라고 포...
    Date2012.12.2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5057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979 980 981 982 983 984 985 986 987 988 ... 1303 Next ›
/ 1303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