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4296 추천 수 0 댓글 0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바람은 불고 싶은 데로 분다. 영에서 태어난 이도 다 이와 같다.”

“신자들의 공동체는 아무도 자기 소유를 자기 것이라 하지 않고

공동으로 소유하였다. 모두 큰 은총을 누렸다.”

    

오늘 독서와 복음을 묵상하다 애지중지愛之重之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그러면서 내가 애지중지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 생각해봤습니다.

컴퓨터와 운동화(등산화 포함), 부채를 애지중지하였습니다.

 

부채는 마음의 여유를 주기 때문에 애지중지하였고,

컴퓨터와 운동화는 제가 많이 하는 일과 운동에 필요하기 때문이었습니다.

 

한 때 저는 컴퓨터 반대론자였습니다.

그 편리함과 유용함 때문에 제가 컴퓨터의 노예가 될까봐 두려웠던 겁니다.

그러다 번역을 하는 것 때문에 컴퓨터를 쓰기 시작하였습니다.

 

옛날 제가 번역을 할 때는 사전을 찾아가며 노트에다 번역을 하였는데,

수정을 해야 할 경우 찍찍 긋고 빨간 펜으로 수정을 하였으며

그것을 다시 정서하거나 그대로 책 편집자에게 넘기곤 하였고,

외부에 보낼 때에는 우리 형제들에게 컴퓨터로 쳐주기를 부탁을 했지요.

 

그러니 책 편집자나 형제들이 제발 컴퓨터로 작업을 하라는 거였습니다.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할 수 없어서 컴퓨터를 쓰기 시작하였는데

이제는 모든 것을 컴퓨터로 하게 되었고

지금 제가 말씀 나누기에 글을 올리는 것도 컴퓨터를 하지 않았으면

아마 아예 생각도 못했을 것이고 시작도 못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역시 문제점이 없지 않습니다.

제가 그토록 염려하던 그 기심機心이 제게 있는 겁니다.

“有機械者必有機事, 有機事者必有機心:

기계를 가진 자 반드시 그것을 쓰게 되고,

그것을 쓰는 자 반드시 기심을 갖게 된다.”(장자, 천지편)의 그 기심입니다.

 

필요할 때 기계를 그저 쓰기만 하면 될 텐데

기계를 쓰다 보니 애착이 생기고 기심이 생기는 것입니다.

너무 유용하니 기계가 고맙기도 하고 애착이 가고,

기계에 의존하는 마음, 기계 없으면 뭘 못하겠다는 마음도 생깁니다.

말하자면 술 중독처럼 기계 중독인 것이지요.

 

그래서 저는 또 다른 기심을 생각합니다.

“應無所住 而生其心:

머무는 곳이 없이 그 마음을 낼지니라.”(금강경)의 그 기심其心입니다.

앞의 기심機心이 우리 안에 없어야 할 마음이라면

뒤의 기심其心은 우리가 안에 지녀야 할 마음입니다.

응무소주應無所住의 기심, 곧 어디에도 머물지도 집착치도 않는 마음입니다.

 

지금 저는 어느 수녀원 연 피정 지도를 하고 있는데,

어제는 수녀원 뒤 산에서 산악 마라톤을 하였습니다.

다 뛰고 내려오는 길에 운동기구가 있어서 윗몸 일으키기를 하고

힘들어 누운 채로 쉬었는데 소나무 사이로 하늘이 보이고

바람에 떠가는 구름이 보였습니다.

 

오늘 복음을 읽고 묵상을 하면서 마라톤을 하였기 때문인지

다음과 같은 묵상을 할 수 있었습니다.

바람은 자유롭게 불고

바람에 이는 구름은 머무는 곳도 없고 있다가도 없다.

성령의 바람도 매이지 않고 불고 싶은 데로 불고

성령의 바람에 움직이는 마음도 어디에 매이지 않는다.

 

이제 나는

무엇을 가지되 가지지 않고

어디에 머물되 머물지 않는 것이다.

 

이것이 너무 지나치다면

무엇을 쓰되 가지지 않고

가지되 애착치 말 것이다.

 

어디에 머물더라도 붙잡혀 안주치 말고

어디로 가더라도 욕심에 이끌리어 가지 말 것이다.

 

영에서 태어난 사람,

아무 것도 소유하지 않는 자유로운 사람으로 살 것이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20May

    연중 7주 월요일-믿지만 믿지 못하는 우리 믿음

    “저는 믿습니다. 믿음이 없는 저를 도와주십시오.”   오늘 복음은 제가 사랑하는 복음 중의 하나입니다. 같은 내용이 마태오와 루카 복음에도 나오는데 저는 오늘 마르코 복음의 내용을 더 사랑합니다.   믿지만 믿음이 없는 저를 도와 달라...
    Date2013.05.2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657
    Read More
  2. No Image 19May

    성령 강림 대축일-성령은 빗소리와 함께

    “주간 첫날 저녁이 되자, 제자들은 유다인들이 두려워 문을 모두 잠가 놓고 있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오시어 가운데에 서시며, 그들에게 숨을 불어넣으며 말씀하셨다. ‘성령을 받아라.’”      신 새벽 일어나자마자 성당에 가서 묵상을 하였습니다. ...
    Date2013.05.1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4250
    Read More
  3. No Image 18May

    부활 7주 토요일-길을 가는 사람은

    부활의 끝자락에 와 있는 우리는 부활시기 내내 들었던 사도행전과 요한복음의 마지막 부분을 오늘 들었습니다.   저는 요한복음의 그 아리송하고 지루한 얘기의 반복에 숨이 막히고 이 말씀을 묵상하고 나누는 게 그동안 제게는 고역스런 거였습니다. ...
    Date2013.05.1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681
    Read More
  4. No Image 17May

    부활 7주 금요일-우리의 사랑이 여물고 확장되도록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내 양들을 돌보아라.”      제가 결혼을 하였다면 저는 제 아내의 끊임없는 사랑 확인에 무척 곤란해 했을 겁니다. 저도 보통 남자들과 그리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도 제 아내를 사랑하지만 연애 때...
    Date2013.05.1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3964
    Read More
  5. No Image 16May

    부활 7주 목요일-겉도는 나?

    “그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해주십시오. 아버지, 아버지께서 제 안에 계시고 제가 아버지 안에 있듯이, 그들이 우리 안에 있게 해주십시오.”      <예수님의 기도>   계속되는 대사제 예수님의 기도입니다. 이 대사제의 기도는 공관복음에 나오는 ...
    Date2013.05.1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442
    Read More
  6. No Image 15May

    부활 7주 수요일-이런 주책바가지는 괜찮겠지요?

    “거룩하신 아버지, 저는 이들과 함께 있는 동안,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신 이름으로 이들을 지켰습니다.”      저희 수도회는 작은 형제회의 정신에 따라 공동체 책임자를 원장Superior이라 하지 않고 수호자Guardian라고 부릅니다. 공동체를 수호하고, ...
    Date2013.05.1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881
    Read More
  7. No Image 14May

    성 마티아 사도 축일-세상에서 뽑히어 다시 세상으로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우리가 주님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이 우리를 선택하는 거라는 것을 마티아 사도만큼 더 잘 보여주는 사도가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너를”이 아니라 “너희를” 뽑으셨다고 ...
    Date2013.05.1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4064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963 964 965 966 967 968 969 970 971 972 ... 1305 Next ›
/ 130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