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3712 추천 수 0 댓글 0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너희는 너희가 무엇을 청하는지 알지도 못한다.

내가 마시려는 잔을 너희가 마실 수 있느냐?”

“할 수 있습니다.”

“너희는 내 잔을 마실 것이다.

 

<주님의 잔>

 

주님께서는 오늘 축일을 지내는 야고보와 요한 형제에게

당신 잔을 마실 수 있겠냐고 물으신 다음

당신 잔을 마시게 될 것이라고 하십니다.

그러니까 주님의 잔을 마실 의지가 있는지 물으신 다음

주님의 잔을 같이 마시게 될 운명을 예언하신 것입니다.

 

당신의 잔을 마실 수 있겠냐고 주님께서 물으실 때

야고보 사도가 생각한 잔은 틀림없이 축배의 잔이었을 것입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진짜 수난의 잔이라는 걸 알았으면 마다했을 텐데

축배의 잔이라고 생각했기에 자신 있게 마실 수 있고, 마시겠다고 한 거고,

축배를 들기 위해서 어찌 고통이 없을 수 있겠냐고 가볍게 생각했을 겁니다.

그러니까 음식을 더 맛있게 먹기 위해 전식으로 쓴 것을 먹듯

축배를 더 기분 좋게 들기 위한 사전 통과 의례로 고통을 생각했을 겁니다.

 

성취의 욕구는 고통이 클수록 강해지고

성취의 기쁨도 고통이 클수록 커집니다.

 

그래서 우리 인간, 특히 남자들은 사랑 때문이 아니라

고통을 성취의 욕구 때문에 감수하고 성취의 기쁨을 꿈꾸며 감당합니다.

그리고 오늘 축일 지내는 야고보 사도도 이런 남자와 다르지 않았을 겁니다.

 

아니 어쩌면 그는 다른 보통 남자들보다도, 다른 어떤 제자들보다도

더 큰 자기 성취의 욕심을 가지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는 주님의 첫 번째 제자들 중의 하나였고,

예수님께서 중요한 일을 하실 때,

그러니까 죽은 소녀를 살릴 때나 타볼산에서 변모하실 때

다른 제자들은 놔두고 베드로, 요한과 함께 자기를 데리고 가셨으니

주님께서 천하를 쥐게 되실 때 자기와 동생을 중용하실 거라 기대한 거지요.

유일한 경쟁자는 오직 베드로 사도라고 아마 생각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야고보 사도가 어떻게 첫째로 수난의 잔을 마시게 되었을까요?

 

제 생각에 성취의 욕구가 컸던 만큼이나 좌절과 허무의 고통도 컸을 것이고 다른 어떤 제자들보다도 그 고통이 더 컸을 것입니다.

 

그런데 허무는 바로 욕망의 세례요 욕망의 정화이잖습니까?

곪아 썩어 들어가는 상처를 긁어내면 새살이 돋듯이

허무의 고통만큼 욕망 대신 사랑이 싹텄을 겁니다.

틀림없이 그러 하였을 겁니다.

 

그리고 이때 생각이 났을 겁니다.

주님은 자기를 영광의 자리, 곧

죽은 소녀를 살리고 변모하시는 그런 자리에만 대동하신 것이 아니고

당신이 돌아가시기 직전 겟세마니 동산에도 따도 대동하셨다는 것을.

그리고 당신 잔을 같이 마시게 될 거란 말씀도 생각이 났을 것입니다.

 

같은 잔을 마시고,

같이 잔을 마시는 것.

이것이 사랑인 거지요.

 

축배의 잔이 아니라 수난의 잔을 그는 마시게 되었고,

그것도 혼자가 아니라 주님과 같이 마시게 되었습니다.

첫째로 부르심 받았기 때문일까 첫째로 같이 마시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축배의 잔만 마시려는 제가 야고보 사도처럼

수난의 잔, 사랑의 잔을 마실 수 있는 날이 언제 을지 돌아보는 오늘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10Sep

    연중 23주 화요일-비움의 기도, 들음의 기도

    “예수님께서는 기도하시려고 산으로 나가시어, 밤을 새우며 하느님께 기도하셨다. 그리고 날이 새자 제자들을 부르시어 그들 가운데에서 열둘을 뽑으셨다.”   오늘 복음은 주님께서 제자들 가운데서 열두 사도를 뽑은 내용입니다. 그런데 주님께서는 뽑...
    Date2013.09.1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557
    Read More
  2. No Image 09Sep

    연중 23주 월요일-힘이 아니라 사랑을 한 가운데

    “일어나 가운데에 서라.”   제 생각에 인간은 누구나 자기중심적이고, 그리고 이것이 바로 인간의 원죄가 아닌가 생각도 됩니다.   그런데 자기중심적이라는 것에는 두 가지 차원이 있습니다. 자기가 자기의 중심인 차원과 자기가 공동체의 중심...
    Date2013.09.0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263
    Read More
  3. No Image 08Sep

    연중 제 23 주일-나의 주님은 나의 십자가에

    "누구든지 제 십자가를 짊어지고 내 뒤를 따라오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오늘 복음은 주님을 따름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주님을 따르기 위해서는 알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하나는 미워해야 하고, 다른 하나는 ...
    Date2013.09.0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887
    Read More
  4. No Image 07Sep

    연중 22주 토요일-사랑하기에 참으로 자유롭다

    “사람의 아들은 안식일의 주인이다.”   9월이 되어 제가 출강하는 영성학교도 새 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지난주에는 가난을 얘기하면서 인격적 가난에 대해 얘기했습니다.   우리가 살아야 할 가난은 그저 물리적이고 물질적인 가난이 아니라 하느님...
    Date2013.09.0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583
    Read More
  5. No Image 06Sep

    연중 22주 금요일-영원히 함께 계시는, 그러나 늘 새로운 하느님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묵은 포도주를 마시던 사람은 새 포도주를 원하지 않는다. 사실 그런 사람은 ‘묵은 것이 좋다.’고 말한다.”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 그렇지만 늘 새로운 분이신 하느님.   가끔 저는 기막힌 광고에...
    Date2013.09.0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4214
    Read More
  6. No Image 05Sep

    연중 22주 목요일-사람을 잘 낚기 위해서는

    “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   돈을 잃는 것보다 사람을 잃는 것이 더 큰 손실이라는 것에 이의를 달 사람은 혹 있을지 모르지만 고기를 낚는 것보다 사람을 낚는 것이 더 가치 있는 일이라는 것에 이의를 달 사람은 결단코 ...
    Date2013.09.0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812
    Read More
  7. No Image 04Sep

    연중 22주 수요일-복음적인 불안정

    “나는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다른 고을에도 전해야 한다.”   어제와 오늘의 복음은 마치 종합선물세트처럼 예수님께서 하시는 복음 선포를 종합하고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어디를 가시든 늘 -회당에서 가르치시고, -병자들을 고쳐주시고, -악령들...
    Date2013.09.0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4585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946 947 948 949 950 951 952 953 954 955 ... 1304 Next ›
/ 1304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