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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마을로는 들어가지 마라.”

 

지난번에 한 번 보았듯이

마르코복음은 은밀한 주님의 사랑을 우리에게 전해줍니다.

 

얼마 전에는 귀먹은 반벙어리를 사람들로부터 따로 데리고 나가셔서

귀와 입에 손을 대시고 침도 발라주시면서 낫게 해주셨는데,

오늘은 맹인을 아예 마을 밖으로까지 데리고 나가셔서 치유를 해주십니다.

 

그런데 주님께서 굳이 그렇게까지 하실 필요가 있었을까요?

불필요하고 어떤 과장된 행동이 아닐까요?

그래서 그 이유가 뭣일까 생각해보았는데

치유를 해주신 다음 저 마을로는 들어가지 마라.”는 말씀을 놓고 볼 때

마을 밖으로까지 데리고 나가신 것이 결코 과장된 행동이 아니라

어떤 의도가 있으셨던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어떤 의도일까요?

그 마을이 특별히 몹쓸 마을이기에

거기서 데리고 나오시고 또 못 들어가게 하시는 걸까요?

 

그 마을이 특별히 몹쓸 마을이어서가 아니라

그곳으로부터 나온 곳이니 다시 가지 말라는 것이고

치유의 사실이 그곳 마을에 소문나지 않도록 들어가지 말라는 거겠지요.

 

마르코복음의 주님은 당신의 신성이 드러나기를 원하지 않으십니다.

당신의 사랑이라면 모를까 신성이 드러나는 것은 바라지 않으시고,

그 사랑도 모든 사람에게 전시성으로 드러나는 것을 바라지 않으십니다.

 

우리의 사랑이나 선행도 그렇습니다.

많은 사람이 알게 될 경우 순수함이 사라지고 전시된 작품처럼 되고 말지요.

 

여기서 우리는 고민을 하게 됩니다.

우리를 세상의 빛이라고 하시며 그 빛을 덮어두지 말고 비추라고 하신

주님의 말씀을 따라 많은 사람이 알게 해야 하는 것인지,

오늘 주님의 모범처럼 아주 은밀하게 해야 하는 것인지.

 

그런데 고민스러운 것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서 고민스러운 것이 아니라

나의 상태가 현재 어떤지 잘 모르기 때문에 고민스러운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나를 자랑하고 싶은 마음일 때는 선행과 사랑을 덮어야 하고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해서라면 덮지 말아야 하지만

지금 내가 나를 자랑하고 싶은 것인지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고자 함인지

명확히 구분이 되지 않고 두 가지가 섞여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것뿐 아니라 여러 면에서 우리 존재가 그렇습니다.

우리의 사랑에는 미움이 항상 그림자처럼 있고요,

우리의 선행에는 위선이 항상 불순물처럼 있고요,

우리의 열성 안에는 욕심이 교묘히 숨어 있고요,

우리의 침묵 안에는 위장한 주장들이 있곤 하지요.

 

요즘 젊은이들이 <완전 좋아!>라고 하지만

그만큼 우리 인간에게는 완전한 것이 없다는 반증입니다.

 

주님께서 너희의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라고 말씀하셨을 때

그것이 무결점의 완벽한 사람이 되라는 것이 아니고

사랑이라면 사랑에 불순물이 없도록 하라는 것임을 알지만

우리는 불완전하여 사랑에 사랑 아닌 것이 많건 적건 있지요.

 

그러니 완전하지 않은 너에 분노하거나 나에 실망하지 말 것이며

무슨 선행이나 사랑을 실천하고도 으스대지 말고 겸손해야 하고,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사람처럼 움츠러들지도 말아야 할 것입니다.

 

아 참, 어렵다!

허나, 그래서 사는 게 참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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