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말씀나누기
김레오나르도 2014.12.12 10:54

어느 수련자의 강론

조회 수 869 추천 수 0 댓글 0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T. 평화를 빕니다.

오늘 복음은 세례자 요한에 관하여 말씀하시는 어제 복음과 이어지는 단락입니다. 그러나 그 내용은 세대를 한탄하시는 말씀입니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는 우리 속담이 있습니다. 혼자서 할 수 없는 일에서 서로의 호흡과 반응이 중요함을 뜻하는 속담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장터에 앉은 아이들이 서로 부르며 말하는 내용은 이 속담을 떠 올리게 만듭니다. 상대편이 피리를 불어 즐겁게 만들어 주어도 춤을 추지 않고, 곡을 하는 슬픈 상황에서도 가슴을 치며 애통해 하지 않습니다. 서로가 상대방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반응을 보이지도 않습니다. 상대나 주변을 돌아보기보다는 자신에게만 집중하고 다른 이에게 무감각합니다.

 

그렇게 상대방과 주변을 볼 줄 모르는 이들은 자기 기준, 자기 잣대로만 판단을 합니다.

요한이 먹지도 마시지도 않을 때에는 마귀가 들렸다 하고, 예수님께서 먹고 마시는 것에는 먹보요 술꾼이며 세리와 죄인들의 친구라고 말합니다.

 

이는 오늘 제1독서인 이사야서 말씀과도 연결됩니다. 하느님께서는 유익하도록 가르치시고 길을 인도하십니다. 그렇게 그분의 계명에 주의를 기울였다면, 평화가 강물처럼, 의로움이 바다 물결처럼 넘실거리고 후손도 모래알처럼 번성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은 이스라엘 백성에 대하여 하느님께서는 안타까움을 밝히십니다.

 

아무리 하느님께서 가르치시고 인도하셔도 정작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 길로 들어서지 않은 까닭은 무엇일까요? 바로 깨어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자기 좋은 데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하느님께는 마음을 두지 않았으니 그분께서 가르치시고 인도하시는 그 길로 들어서지 않은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지금 우리는 대림 2주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대림시기는 여러 가지 신학적 의미가 있습니다.

참회와 회개, 속죄의 시간이라는 의미도 있고, 구세주 오심을 기쁨과 희망 속에서 기다리는 시기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신학적 의미에서 꼭 빠지지 않는 낱말이 있습니다. 바로 깨어 기다리는입니다.

예수님께서 오시는 것에 대한 진정한 기다림과 탄생의 기쁨을 더 온전하게 누리기 위해서 깨어 기다리며, 자신이 저지른 죄를 고백하고 잘못을 반성하는 시기입니다. 특히나 대림 2주간은 회개를 더욱 촉구하는 기간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약속된 시간이 되기를 무심히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깨어 기다린다.”는 것은 어떠한 의미일까요?

이번 주 식당독서에서는 페루지아 전기 중 루카 출신의 한 젊은이의 입회를 거절하다.’라는 부분을 읽었습니다.

입회를 희망하여 성인을 뵈러 온 루카의 한 귀족 아들이 울며불며 받아달라고 애원합니다. 그러나 사부님께서는 그 형제의 육적인 눈물을 알아보고 입회를 거절합니다. 사부님께서 말을 마치자, 그 귀족은 부모가 가져온 말을 타고 바로 세속으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전기 마지막 부분은 이렇게 끝을 맺습니다.

형제들과 함께 있던 사람들은 놀라면서 성인 안에 계시는 하느님께 영광을 드렸다.”

단순히 보면 귀족의 눈물을 꿰뚫어 본 사부님의 능력에 놀라거나, 대단한 독심술로 이해하고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함께 있던 이들은 그러한 사부님의 행동에서 그 안에 계시는 하느님을 보고 영광을 드렸습니다.

이처럼 사소한 일상 하나에서도 하느님을 보고 느낄 수 있는 것이 진정한 깨어있음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나와 상대방, 곧 나를 둘러싼 모든 현상과 사물도 무심히 지나치지 않도록 주의해야겠습니다. 그렇게 해야 오늘 복음에서 장터의 아이들이나, 이사야서의 이스라엘 백성과 같은 우를 범하지 않을 것입니다.

 

오늘 미사 중 본기도는 이렇게 기도하고 있습니다.

전능하신 하느님, 하느님 백성이 다시 오실 외아드님을 깨어 기다리오니, 구세주 그리스도의 말씀에 따라, 저희가 등불을 밝혀 들고 깨어 있다가 그분을 맞이하게 하소서.”

형제님들 모두 절반 정도의 시간이 지난 대림 시기를 다시 돌아보고, 남은 시간을 잘 준비하여 예수님 탄생의 기쁨을 더 즐겁고 기쁘게 누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12Jan

    연중 1주 월요일-이제 시작합시다!

    이제 연중 시기입니다. 인사이동 때문일까요? 연중 시기를 시작하는 느낌이 오랫동안의 축제를 끝낸 느낌이랄까, 어디 오랫동안 놀러갔다가 집에 들어온 느낌이랄까, 제겐 그렇습니다.   인시이동과 대림시기, 성탄시기와 연말연시, 이런 것이 겹치니 ...
    Date2015.01.1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2482
    Read More
  2. No Image 11Jan

    주님 세례 축일

      우리는 오늘 주님의 세례를 통해서 우리가 받은 세례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볼 수 있습니다. 물로 세례를 받은 예수님께 성령께서 내려오시고, 하늘에서 '사랑하는 아들, 마음에 드는 아들'이라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이렇듯 우리도 세례를 받으면서...
    Date2015.01.1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877
    Read More
  3. No Image 11Jan

    주님 세례 축일-세례 받은 세례자, 사랑 받는 아들

    “예수께서 갈릴래아 나자렛에서 오시어, 요르단에서 세례를 받으셨다."    저는 다도회 지도신부를 한 인연으로 거의 30년 가까이 차를 마십니다. 거창하게 말하면 다도를 행하는 것이지만 소박하게 말하면 그저 차를 즐기고 사랑하는 것입니다.   ...
    Date2015.01.1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501
    Read More
  4. No Image 10Jan

    공현 후 토요일-주님의 뜻이 내 뜻이 되는

    “우리가 하느님의 아드님에 대하여 가지는 확신은 이것입니다. 우리가 무엇이든지 그분의 뜻에 따라 청하면 그분께서 우리의 청을 들어 주신다는 것입니다.”   어제는 제가 수련을 시킨 마지막 그룹이 첫 서원을 하였습니다. 이 형제들의 첫 서원을 보면...
    Date2015.01.1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2267
    Read More
  5. No Image 09Jan

    공현 후 금요일-우리의 믿음도 자라는 것이어야!

    “주님!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의 얘기는 한 마디로 쿵짝이 잘 맞은 치유 사건입니다. 나환자가 올바른 자세와 신앙으로 치유를 청하니 주님께서 아주 흔쾌히 나환자의 병을 치유해주십니다. 치유청원과...
    Date2015.01.0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830
    Read More
  6. No Image 08Jan

    공현 후 목요일-우리도 불이사랑을 하자!

    “누가 ‘나는 하느님을 사랑한다.’ 하면서 자기 형제를 미워하면, 그는 거짓말쟁이입니다.” “우리가 그분에게서 받은 계명은 이것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 형제도 사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요한의 편지는 거듭 하느님께서 먼저 우리...
    Date2015.01.0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965
    Read More
  7. No Image 07Jan

    공현 후 수요일-아무도 없다고 생각될 때, 그때 주님께서

    “사랑에는 두려움이 없습니다.”   두려움이란 싫어하는 것, 그것도 너무도 싫은 것이 닥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뒤집어 생각해보면 이 말이 맞음을 알 수 있지요. 좋은 일이 생길까 두려워하지 않고, 좋아하는 사람을 만날까 두려워하지 않지...
    Date2015.01.0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2432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882 883 884 885 886 887 888 889 890 891 ... 1306 Next ›
/ 1306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