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이 작은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잃어버리는 것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뜻이 아니다.”

 

제가 양성을 받는 동안 두 가지 유형의 양성자가 있었습니다.

<안절부절> 형과 <냉담> 형입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피 양성자가 수도원을 떠나려고 할 때

어떤 분은 안절부절못하는 형이고, 다른 분은 냉담한 형이라는 얘깁니다.

 

안절부절못하는 분의 양성을 받을 때 한 형제가 수도원을 떠나려고 하면

이 분은 안절부절못할 뿐 아니라 감정이나 심사가 날카로워지셔서

수도원 전체가 불안해지게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때는 제가 교만하게도 상담자의 원칙을 들이대며

양성자로서의 자격이 있니 없니 제가 판단을 하였었습니다.

상담자는 내담자의 얘기에 동감을 하면서도

내담자의 문제나 감정에 휘말리지 말아야 한다고 들었지요.

그러면서 드는 예가 물에 빠진 사람을 건지는 얘기입니다.

 

누가 물에 빠졌을 때 당황하여 이것저것 생각지도 않고 준비도 없이

무작정 구하겠다고 물에 들어가면 웬만큼 수영을 잘하는 사람도

물에 빠진 사람이 살려고 매달리는 바람에 같이 빠져 죽고 마니

물에 들어가지 않고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침착하게 찾아야 한다지요.

 

참으로 지당한 말씀이기에 이 얘기대로 사랑도 지혜로워야 하고

사랑하는 사람 간에도 물리적, 심리적으로 적당한 거리가 있어야 합니다.

안 그러면 사랑하면서도 엉켜 싸우느라 서로 지치고, 상처를 주고받지요.

 

그런데 그 후 다른 유형의 양성자를 경험하면서 생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그분도 사랑이 없고 정이 없는 것은 아닌데, 앞의 그 원칙에 충실하다보니

담담하다기보다는 냉담하고 냉정하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생각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담담한 양성자와 안절부절못하는 양성자 중 한 사람을 택하라면

담담한 양성자보다는 안절부절못하는 양성자가 낫다고 말입니다.

 

사랑 많은 사람이 실수를 통해 지혜를 배우게 되기를 바라는 것이

냉정한 사람이 사랑 많은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것보다

훨씬 더 실현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찬물을 데우는 것보다 뜨거운 물을 식히는 것이 더 쉽지 않을까요?

 

아니, 뜨거운 물을 식힐 필요가 없고, 사랑을 차갑게 할 필요 없습니다.

사랑이란 본래 물불을 안 가리고 뛰어드는 것이고,

Control, 통제가 안 되는 것이 뜨겁게 타오르는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교황이 세월호 문제와 관련하여 교회가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는지

질문을 받았을 때 고통 앞에 중립이 없다고 한 것이 바로 이 맥락입니다.

가난한 사람과 부자가 있을 때 교회는 가난한 사람을 선택해야 하고,

억눌리는 사람과 억압하는 권력이 있을 때 교회가 중립해서는 안 됩니다.

교회가 양쪽을 다 위한다는 핑계로 자기 몸보신을 해도 물론 안 됩니다.

 

심지어 가난하고 억눌린 사람이 아니라

죄지은 사람, 사회 질서를 깨는 사람일지라도

교회는 이들을 선택해야 하고 적어도 버리지 말아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아흔아홉 마리의 착실한 양들을 놔두고

어쩌면 제멋대로 무리에서 이탈한 말썽꾸러기 양 한 마리를 찾으신다는데

이것이 아흔아홉 마리를 사랑치 않는 것이 아니고

아흔아홉 마리를 버리는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아흔아홉 마리의 착실한 양은 그대로 둬도 앞가림을 하고 이탈하지 않지만

길 잃은 양은 이미 이탈하여 죽게 되었기 때문에 찾는 것입니다.

그리고 한 마리도 잃지 않으려는 사랑이라야

다른 아흔아홉 마리가 길을 잃을 때도 또 찾아 나설 겁니다.

다른 아흔아홉 마리도 언젠가 길 잃은 양 한 마리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도, 우리도 백 마리 중에 한 마리가 아닌가요?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18Jan

    연중 제 2 주일-병아리는 알을 깨고, 새는 둥지를 떠나야

    오늘 독서와 복음은 하느님의 부르심, 성소에 대한 얘기입니다. 그런데 오늘 요한복음은 다른 공관복음과 달리 주님께서 먼저 부르시는 것이 아니라 제자들이 먼저 주님을 찾고 있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주님의 첫 제자들은 사실은 세례자 요한의 제자...
    Date2015.01.1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2105
    Read More
  2. No Image 17Jan

    연중 1주 토요일-<더 죄인>과 <덜 죄인>

    오늘은 주님의 동선을 따라서 묵상을 해봤습니다. 주님께서는 한 곳에 편히 안주하시는 분이 아니라 정말 부지런히 그리고 자리를 가리지 않고 여기저기 찾아가는 분이시라는 것이 잘 드러나는 오늘 복음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호숫가로 나가셨...
    Date2015.01.1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682
    Read More
  3. No Image 16Jan

    연중 1주 금요일-오늘은 묵상이 많이 필요한 날

    오늘 복음에서 중풍병자는 병도 치유 되고 죄도 용서 받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다 주변의 좋은 사람들 덕분입니다. 중풍병자란 스스로 움직일 수 없는 사람이니 누군가 구원의 장소까지 옮겨줄 사람이 있어야 했는데 오늘 복음의 중풍병자에게는 들것을 들...
    Date2015.01.1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2040
    Read More
  4. No Image 15Jan

    연중 1주 목요일-기도, 하느님과 사람 앞에 나아감

    “어떤 나병환자가 예수님께 와서 무릎을 꿇고 도움을 청하였다.” “예수님께서 가엾은 마음이 드시어 그에게 손을 대시며 말씀하셨다.”   오늘 복음은 <어떤 나병환자>의 치유 얘깁니다. 복음에는 어떤 부자, 어떤 눈먼 이 등, 어떤 사람들이 많이 등장하...
    Date2015.01.1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2318
    Read More
  5. No Image 14Jan

    연중 1주 수요일-방전된 배터리같은 우리는 기도를 한다.

    오늘 복음은 공생활 중 주님의 하루가 어떠하셨는지를 보여줍니다. 이렇게 매일 하셨다면 정말로 초인적인 일정입니다. 아니, 살인적인 일정이라고 함이 좋을 것 같습니다. 하루 종일 그리고 밤늦게까지 병자들에게 시달릴 뿐 아니라 한 곳에 안정적으로 ...
    Date2015.01.1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2805
    Read More
  6. No Image 13Jan

    연중 1주 화요일-영적인 치매

    “사람들은 그분의 가르침에 몹시 놀랐다. ‘더러운 영들에게 명령하니 그것들도 복종하는구나.’”   주님께서는 공생활을 시작하시면서 가르치기 시작하시는데 율법학자들과는 달리 가르침에 권위가 있어서 사람들이 놀랍니다. 그런데 주님께서는 어떻게 ...
    Date2015.01.1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2215
    Read More
  7. No Image 12Jan

    연중 1주 월요일-이제 시작합시다!

    이제 연중 시기입니다. 인사이동 때문일까요? 연중 시기를 시작하는 느낌이 오랫동안의 축제를 끝낸 느낌이랄까, 어디 오랫동안 놀러갔다가 집에 들어온 느낌이랄까, 제겐 그렇습니다.   인시이동과 대림시기, 성탄시기와 연말연시, 이런 것이 겹치니 ...
    Date2015.01.1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2483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882 883 884 885 886 887 888 889 890 891 ... 1307 Next ›
/ 1307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