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어제 외국에서 돌아오니 슬픈 소식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나가있는 사이에 제가 오랫동안 기도해준 조카, 그러니까

제 사촌 누나의 딸이 오랜 병상생활 끝에 죽었다는 얘깁니다.

 

그런데 제가 진짜 슬픈 것은 제 조카가 젊은 나이에 죽었기 때문이 아니라

제 누나가 자식을 먼저 앞세우고 슬퍼하기 때문입니다.

저희 누나는 자식이 먼저 가고 자기가 살아있는 것이

고통을 너머 부끄러움이고 치욕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니 옛날부터 불효 중에 제일 큰 불효가

부모보다 먼저 죽는 거란 말이 참으로 맞는 말입니다.

 

저희 누나를 생각하면서 오늘 축일을 생각하니

어린 자식을 잃은 어미들의 고통이 얼마나 클까 더 실감이 납니다.

실로 제 조카나 예수님 당시의 어린 아이들의 죽음은

제 누나나 어미들의 슬픔에 비교할 때 크게 슬퍼할 일이 아닙니다.

 

왜냐면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이 세상을 더 사는 것이 슬픔이고 불행이지

일찍 죽어 하느님께 가는 것은 오히려 기쁨이고 행복이며

불행하게 이 세상을 오래 사는 것보다는 말할 것도 없이 훨씬 더 낫지요.

 

그러므로 어린 아이의 죽음을 불행이라고만 생가지 말 것입니다.

역사를 보면 무죄한 많은 사람이 죄인들의 폭력에 의해 죽어왔는데

그런 죽음 중의 하나이고, 똑 같이 그렇게 돌아가신 예수님 죽음,

곧 희생된 어린 양이신 예수님의 죽음의 전조이며 동참입니다.

 

지금 저희 수도원에는 작년의 구유 이상으로

아주 의미 있는 구유가 꾸며져 있습니다.

구유가 세월호의 배로 표현되고 있는 것입니다.

(사진으로 보여드릴 수 있다면 좋을 텐데!)

 

그러니까 아기 예수는 세월호 안에 있는 아이들이고,

뒤집으면 세월호의 아이들이 바로 아기 예수라는 얘기이며,

세월호 가족들은 아기 예수 옆의 요셉과 마리아라는 얘기입니다.

 

그러므로 이 어린이들의 희생과 죽음은 하나의 증거입니다.

우리는 죽음이란 죄 때문에 벌로 죽는 거라고 생각하기도 하는데

죄의 벌로 죽는 죽음도 있지만 그런 죽음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나라를 위해서 죽는 죽음도 있다는 증거입니다.

 

그리고 또 무죄한 어린아이들의 죽음은 또 다른 증거이며 고발도 됩니다.

죄 많은 사람이 무죄한 사람을 죽이는 세상의 폭력성에 대한 증거입니다.

예수님께서 세례자 요한의 죽음 뒤에

하느님 나라는 계속 폭력을 당해왔다고 말씀하신 바가 있듯이

실로 하느님 나라와 반대인 이 세상의 힘들은 무죄하고 힘없는 사람들을

줄곧 폭력으로 다뤄왔고, 그렇게 희생으로 내몰아왔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축일을 지내며

세월호 희생자와 가족을 비롯하여 무죄하게 죽은 현대의 많은 희생자들을

어린 양이 희생되신 것처럼 희생된 것임을 알고 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이렇듯 무죄한 이들을 희생으로 모는 현시대의 폭력성에 대해서

고발도 하며 회개를 위해 기도도 해야겠습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
    홈페이지 Alice 2015.12.28 17:18:20
    신부님, 오늘 직장인 미사 잘 들었습니다. 저는 세례받은 신자는 아니지만, 마음의 안식을 얻고자 종종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신부님 말씀이 좋고, 감동을 받아 온라인에서 찾아보니 작은형제회에 계시고 여기에 관련 글을 올려두신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오늘 말씀이 왜 더 감동적이었는지 알겠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드리며, 앞으로 저도 보다 진솔한 신자가 되고, 신부님 말씀처럼 사람들의 눈치가 아닌 하느님의 눈치를 보며 양심에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02Feb

    주님 봉헌 축일-하느님께서 먼저 인간에게 봉헌하셨다.

    “예수님의 부모는 아기를 예루살렘으로 데리고 올라가 주님께 바쳤다.”     오늘은 주님 봉헌 축일입니다. 그런데 이 축일에서 주어는 누구입니까? 주님 자신이십니까, 아버지 하느님이십니까, 아니면 성모님이십니까?   전례적인 의미는 요셉과 마...
    Date2016.02.0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577
    Read More
  2. No Image 01Feb

    연중 4주 월요일-생활관상

    “주님께서 다윗을 저주하라고 하시어 저자가 저주하는 것이라면, 어느 누가 ‘어찌하여 네가 그런 짓을 하느냐?’ 하고 말할 수 있겠소?” <생활관상>   우리는 오늘 또 다윗의 놀라운 신앙을 보게 됩니다. 인간의 행위를 그저 인간의 행위로만 보지 않...
    Date2016.02.0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367
    Read More
  3. No Image 31Jan

    연중 제4주일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나자렛 사람들은 예수님의 말씀에 놀라워하면서도 예수님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기적을 통해서 예수님의 능력을 보아야 예수님을 인정하겠다는 마음이지만, 그런 사람들 앞에서 예수님은 기적을 행하지 않으십니다. 믿는 마음...
    Date2016.01.3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593
    Read More
  4. No Image 31Jan

    연중 제 4 주일-덮어줄까, 까발릴까?

    어제 말씀드린 대로 예언자는 하기 싫어도 하느님의 말씀을 전해야 합니다. 그러하도록 배속에서부터 성별되고 파견된 존재가 예언자이기 때문입니다. “태중에서 나오기 전에 내가 너를 성별하였다. 민족들의 예언자로 내가 너를 세웠다.”   그러므로 우...
    Date2016.01.3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157
    Read More
  5. No Image 30Jan

    연중 3주 토요일-이미 지은 죄보다 큰 죄들?

    “내가 주님께 죄를 지었소.”   어제 강론 끝에 말씀드린 대로 나단 예언자는 다윗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그대로 전합니다. 싫고 괴롭지만 그렇게 하는 것이 예언자의 소명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런 말을 하는 것보다 그런 말을 듣는 것이 더 싫겠...
    Date2016.01.3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481
    Read More
  6. No Image 29Jan

    연중 3주 금요일-죄가 죄를 부른다.

    “우리야를 전투가 가장 심한 곳 정면에 배치했다가, 그만 남겨 두고 후퇴하여 그가 칼에 맞아 죽게 하여라.”   죄가 죄를 부른다. 이것을 저는 오늘 강론의 주제로 삼았습니다. 자기의 죄를 인정하고, 끊어버리지 않는 한 무릇 모든 죄는 또 다른 죄, ...
    Date2016.01.2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833
    Read More
  7. No Image 28Jan

    연중 3주 목요일-모양대로, 크기대로 담기는 하느님의 사랑

    “주 하느님, 제가 누구이기에, 또 제 집안이 무엇이기에, 당신께서 저를 여기까지 데려오셨습니까?”   오늘 이 말씀은 시편 8편을 생각나게 합니다. “인간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기억해 주십니까? 사람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돌보아 주십니까?”(5절)   ...
    Date2016.01.2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544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826 827 828 829 830 831 832 833 834 835 ... 1305 Next ›
/ 130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