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262 추천 수 2 댓글 0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너희는 따로 외딴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

 

바쁘냐고 물으면 전에는 바쁘다고 답하는 것이

제가 삶을 잘 못 사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되기에

자존심 때문에라도 바쁘지 않다고 대답하곤 했는데

서울에 올라와서 대전에 있을 때보다는 좀 바쁘다고 답합니다.

물리적으로 바쁜 것도 있지만

맡은 것이 여럿이다보니 이것저것 신경 써야 하는 것 때문이지요.

 

그러다가 제가 얼마나 사치스러운 소리를 하는지 이내 반성합니다.

치매 시어머니를 보살피느라 잠시도 외출 못하고 시달리는 분들,

수많은 고객들을 상대하며 시달리는 감정 노동자들,

그밖에도 사람들에게 시달리지만 어떻게 벗어날 수 없는 분들,

이런 분들을 생각할 때 저는 제가 선택해서 일을 하고,

벗어나고자만 하면 얼마든지 벗어날 수 있으니 사치스런 소리지요.

 

그러니까 자기 탓이 아닌 상황 때문에 도저히 떠나 쉴 수 없는 분들에겐

오늘 말씀이 너 얼마나 힘드니! 가서 좀 쉬라.’고 숨통을 터 주시는 겁니다.

주님께서 대신 치매 시어머니를 돌봐주시고,

진상 고객들을 상대해주시겠다는 말씀이지요.

실제로 오늘 주님께서는 몰려드는 사람들을 당신 혼자 감당할 테니

선교여행을 갔다 와 너무도 지친 너희는 가서 쉬라고 하시잖습니까?

 

그런데 주님께서 실제로 대신 쉬게 하실 수 있고, 쉬게 하십니까?

그것은 굶주린 군중을 먹일 때 너희가 주어라.’고 하신 것처럼

우리가 주님이 되어 쉬게 해주라는 말씀이지요.

오늘 주님의 이 말씀을 들은 우리는 우리 주변에

도저히 떠날 수 없어 쉬지 못하는 분들이 쉴 수 있도록 주님 대신

오늘만이라도 한적한 곳에 가서 쉬고 오세요.’라고 말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와 같은 사람에게 가서 쉬라는 주님의 말씀은

너는 제발 가서 좀 쉬라는 명령입니다.

쉴 수 있는데 쉬지 않거나 쉴 줄 모르는 사람에게는 명령하시는 겁니다.

 

그런데 왜 쉴 줄 모릅니까?

쉬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것입니까?

 

그렇습니다. 의외로 쉴 줄 모르는 사람이 많은데

굴렁쇠가 구르는 것을 멈추면 쓰러지는 것처럼

일을 쉬면 존재가 흔들리는 사람은 쉬는 것이 어렵고

사람을 떠나지 못하는 사람도 쉬는 것이 어렵습니다.

 

참으로 이상한 것은 그렇게 사람에게 시달리면서도

사람을 떠나지 못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습니다.

요즘 사람들 가운데 꽤 많은 사람이

고립을 살면서도 고독을 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고독을 잘 살면 고립을 살지 않을 텐데

사람에게 애착하기에 고독을 살지 못하고

사람을 두려워하기에 고립을 사는 겁니다.

 

이런 사람에게 주님께서는 외딴 곳으로 가라 하십니다.

고독을 한 번 살아보라고 하시고

고독을 한 번 살아내라고 하십니다.

 

고독 가운데에서 자신과 진실하게 대면하라고 하시고

하느님과 대면하고 사람들과도 진실하게 대면하라시는 겁니다.

고독만이 떠나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대면치도 못하는 우리를

진실하게 대면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명절이 되어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그러고 나면 어쩌면 파김치가 되어 돌아올 분들은

오늘 주님 말씀처럼 외딴 곳으로가서 쉬셔야 할 것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28Feb

    사순 제 3 주일-자비롭지만 늘 너그럽지 않으시는 하느님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처럼 멸망할 것이다.”   어제와 오늘의 화답송은 모두 “주님은 자비롭고 너그러우시네.”입니다. 그런데 오늘 사순 제 3 주일의 주제는 <주님은 자비로우시지만 늘 너그러우시지만은 않으시네.>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
    Date2016.02.2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232
    Read More
  2. No Image 27Feb

    사순 2주 토요일-내버려 두시는 하느님, 정신차리게 하시는 하느님

    “그제야 제 정신이 든 그는 이렇게 말하였다.”   사순절이 회개의 시기이고 그래서 오늘 비유의 한 말씀에 초점을 맞춘다면, 다시 말해서 “그제야 제 정신이 든”이라는 말에 초점을 맞춘다면 회개는 <제 정신 차리기>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Date2016.02.2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551
    Read More
  3. No Image 26Feb

    사순 2주 금요일-나도 하느님 나라의 작은 도둑이 아닐까?

    “집 짓는 이들이 내버린 돌, 그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네. 이는 주님께서 이루신 일, 우리 눈에 놀랍기만 하네.”   제가 자주 비교하며 차이를 생각하는 것이 <좋아하는 것>과 <사랑하는 것>의 비교이고 <싫어하는 것>과 <미워하는 것>의 비교인데...
    Date2016.02.2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543
    Read More
  4. No Image 25Feb

    사순 2주 목요일-천국에서 이름없는 자.

    루카복음에만 나오는 부자와 거지 라자로의 이야기에서 부자는 이름이 없고, 거지에게는 외려 이름이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는 반대지요. 서울 역에 있는 사람은 이름이 없고 그저 노숙인지만 부자 이건희는 이름이 있고 그 이름을 사람들이 다 알지요...
    Date2016.02.2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680
    Read More
  5. No Image 24Feb

    사순 2주 수요일-듣고 싶은 것만 듣는 나.

    오늘의 독서와 복음은 각기 음모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독서 예레미야서는 유다와 예루살렘 사람들이 예레미야를 죽일 음모를 꾸미고 있음을 전하고 있고 복음은 수석사제들과 율법학자들이 예수님을 죽일 음모를 꾸미고 있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그...
    Date2016.02.2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490
    Read More
  6. No Image 23Feb

    사순 2주 화요일-우리는 성사적인 실천자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모세의 자리에 앉아 있다. 그러니 그들이 너희에게 말하는 것은 다 실행하고 지켜라. 그러나 그들의 행실은 따라 하지 마라.”   어제에 이어 자리에 대한 묵상을 이어갈까 합니다. 오늘도 모세의 자리에 대해서 주님께서 말...
    Date2016.02.2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260
    Read More
  7. No Image 22Feb

    성 베드로 사도좌 축일-자리가 사람을 만든다?

    우리 모두 잘 알다시피 오늘은 베드로 사도의 축일이 아니고 오늘 축일 이름대로 성 베드로 사도좌의 축일입니다. 그리고 사도좌 축일인데 다른 사도가 아닌 베드로 사도의 좌, 곧 로마 교구의 사도좌 또는 로마 교구장의 자리 축일입니다.   로마 교구...
    Date2016.02.2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882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818 819 820 821 822 823 824 825 826 827 ... 1302 Next ›
/ 130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