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523 추천 수 2 댓글 1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너희도 분부를 받은 대로 다 하고 나서,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오늘 복음은 매우 짧습니다.

그리고 생각하기에 따라 그 내용도 단순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은 우리의 주인님이시고 우리는 그분의 종이니 겸손하게

그리고 종답게 군말 없이 분부하심을 실천하라는 뜻으로

오늘 복음을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만 생각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제 생각에 오늘 주님의 말씀은 우리가 이것을 마음으로부터

받아들이느냐 아니냐에 따라 하느님을 믿느냐 믿지 않느냐,

유신론자냐 무신론자냐가 갈리는 중요한 말씀입니다.

 

실로 인간이 하느님께 대들고 신의 위치를 차지하려고 한 것은

아담과 하와로부터 시작되어 지금까지 이어지는 역사입니다.

 

아담과 하와가 하느님께서 그어 놓으신 금, 곧 한계를 넘지 않고

명하신 대로만 했으면 죄 짓지 않았을 거고 죄의 벌도 없었을 겁니다.

그러나 인간은 유한함에도 그 한계를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고,

그래서 하느님처럼 되어야겠다는 생각으로 그 명을 거스릅니다.

 

그러니까 오늘 말씀은 우리가 하느님과 우리 인간의 관계를

단순한 주종관계를 넘어 창조주와 피조물의 관계로 인정해야만

받아들일 수 있는 내용이고, 우리는 피조물일 뿐이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근본적인 겸손을 우리에게 요구하는 내용이지요.

 

옛날과 비교하여 얘기하면 근본이 양반인 사람이 있고,

근본이 상놈인 사람이 있음을 인정해야만

반상의 질서와 명령과 복종의 체계가 유지되는 것처럼

창조주와 피조물이라는 근본적인 관계를 인정해야만

그 다음의 주종의 관계/명령과 복종의 관계도 받아들여질 것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계명을 어기는 것은

계명을 알고도 자기 마음대로 하고 싶어서 그러기도 하지만

더 근본적으로 하느님을 주인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그러기도 합니다.

 

사실 자기 마음대로 하고 싶어서 하느님의 계명을 거스르는 것은

하느님을 주인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거스르는 것에 비하면

약과이고 죄로 치면 귀여운 범죄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지금의 저는 하느님의 뜻을 알고도 제 마음대로 하고 싶어서

하느님의 뜻을 알고도 거스르지만 지금보다 훨씬 교만했던 옛날에는

하느님을 저의 주인님으로 인정하기 싫어서 거슬렀던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30대 중반까지도, 그러니까 수도자로 종신 서원을 하고

사제품을 받고 난 뒤에도 하느님을 주님이라고 부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기도할 때도 하느님, 저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이런 식이었지

저의 주 하느님, 이 종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이런 식은 아니었습니다.

주님이라고 할라 치면 간지럽고 닭살이 돋는 것이었습니다.

 

하느님이라는 존재를 인정하고 존재하신다는 것도 믿지만

그 하느님이 나의 주인님이라는 것은 인정치 않고픈 거지요.

하느님이 나의 주인님이 될 때 나는 종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그렇습니다. 누구나 주인이고 싶지 종이고 싶지 않으며,

특히 남자들은 교만하면 할수록 주인이고 싶지 종이고 싶지 않습니다.

우리가 주인이고 싶어 한다는 것을 우리는 쉽게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바로 우리는 누구나 주인공이고 싶어 한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지요.

 

지금 10명이 있는데 1/10로 있거나 있는 듯 없는 듯 있으려 하지 않는다면,

내가 주인공이 되거나 심지어 좌중을 쥐고 흔들려 한다면 주인이고 싶지

종이고 싶지 않은 표시이고, 적어도 나는 나의 주인이고 싶은 표시겠지요.

 

나는 정말 주 하느님의 쓸모없는 종이라고 할 수 있는지 돌아보는 오늘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11Dec

    대림 2주 월요일-인간이 죄를 용서하기란 불가능하다.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하고 말하는 것과 ‘일어나 걸어가라.’ 하고 말하는 것 가운데에서 어느 쪽이 더 쉬우냐?   저는 이 말씀이 오래 전부터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죄의 용서와 병의 치유 사이에서 어떤 것이 더 쉬우냐고 물으신 것 같은데 ...
    Date2017.12.1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659
    Read More
  2. No Image 10Dec

    대림 제 2 주일-밖이 아니라 안의 길을 닦기

    오늘 베드로서의 말씀은 가슴을 찌릅니다. “오히려 여러분을 위하여 참고 기다리시는 것입니다. 아무도 멸망하지 않고 모두 회개하기를 바라시기 때문입니다.”   지난주일 우리는 주님께서 오시니 깨어 기다리라는 말씀을 들었지요 “깨어 있어라. 집주인...
    Date2017.12.1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262
    Read More
  3. No Image 09Dec

    대림 제2주일

     요한복음에서 세례자 요한은  자신을 그리스도에 앞서 파견된 사람이라고 표현하면서,  예수 그리스도가 신부를 차지할 신랑이라고 표현합니다.  구약에서 하느님께서 신부인 이스라엘 백성의 신랑인 것처럼,  신약에서는 예수 그리스도가 신부인 교회의...
    Date2017.12.0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509
    Read More
  4. No Image 09Dec

    대림 1주 토요일-고쳐주기보다 찾아감이 더!

      오늘 복음은 이런 구조를 띄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두루 다니시며 복음을 선포하시고 병자들을 치유하셨다. 그리고 제자들도 가까이 부르시어 당신과 같은 일을 하게 하셨다.   “예수님께서는 모든 고을과 마을을 두루 다니시면서, 회당에서 가르치...
    Date2017.12.0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358
    Read More
  5. No Image 08Dec

    마리아의 원죄 없으신 잉태 대축일-모든 것은 다 하느님의 계획 대로 된 것.

    여러분은 자신이 어떻게 태어났기를 바라십니까? 어쩌다 보니 태어난 존재이기를 바라는 분은 없겠지요? 어머니들이 무심코 얘기하다 보면 출산 계획이 없었는데 덜컥 임신을 하여 어쩔 수 없이 낳았다고 얘기하곤 합니다.   그런데 만일 그 얘기를 그 ...
    Date2017.12.0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360
    Read More
  6. No Image 07Dec

    대림 1주 목요일-어디를 들어가려는가, 나는?

    “신의를 지키는 의로운 겨레가 들어가게 너희는 성문들을 열어라.” “나에게 ‘주님, 주님!’ 한다고 모두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들어간다.   오늘 독서와 복음의 공통어는 <들어간다.>입니다. ...
    Date2017.12.0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566
    Read More
  7. No Image 06Dec

    대림 1주 수요일-산 위에서

    “그날 만군의 주님께서는 이 산 위에서 모든 민족들을 위하여 살진 음식과 잘 익은 술로 잔치를 베푸시리라.”(이사 25,6)   오늘 독서와 복음은 판박이입니다. 산위에서 온갖 치유가 이뤄지고 배불리 먹는 잔치가 벌어집니다.   이렇게 판박이 얘기를 ...
    Date2017.12.0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505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712 713 714 715 716 717 718 719 720 721 ... 1303 Next ›
/ 1303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