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569 추천 수 4 댓글 2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일어나 먹어라. 갈 길이 멀다.”

 

오늘 독서에서 엘리야는 죽여 달라고 주님께 하소연합니다.

그런데 이 말이 제가 보기에는 진심이 아닙니다.

진심이었다면 일어나 먹으라고 할 때 일어나지도 먹지도 말았어야지요.

 

그런데 일어나 먹으라고 하니 냉큼 일어나 먹고 먼 길을 떠납니다.

그러니까 죽여 달라는 것은 진심이 아니고 뭔가 다른 감정의 토로지요.

저도 가끔 살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들 때가 있는데 물론 진심이 아니기에

정말로 살고 싶어 투병을 하고 있는 분들을 생각하며 이내 반성합니다.

 

살고 싶지 않다는 저도 정말로 죽게 되면 틀림없이 살고 싶어 할 텐데

그렇다면 살고 싶지 않다는 것은 일시적인 감정으로서

이렇게 사는 것은 싫다는, 이렇게 계속 살기는 싫다는 뜻일 겁니다.

 

그렇다면 엘리야의 삶이 도대체 어땠기에 그런 삶은 살기 싫다는 것일까요?

구차한 삶이었지요. 갈멜에서 거짓 예언자들을 쳐 죽인 것 때문에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왕비 이제벨에게 쫒기는 구차한 삶이었지요.

 

우리도 그럴 수 있습니다.

하루하루 쫓기듯 살면 그런 삶은 누구나 구차하다고 느껴지고 살기 싫지요.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르고 하루하루 살아가는 하루살이 인생이라는

느낌이 들면서 어차피 미래가 없다면 이런 삶 조금 더 사나

조금 일찍 죽으나 마찬가지이니 빨리 끝내고 싶다는 마음이 들 겁니다.

 

어렸을 때 제가 그랬습니다.

하루하루 끼니를 해결하는 것이 힘들고 늘 배고프던 때입니다.

그때 저는 배고픈 것이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라 이런 제 인생,

이런 인생이 나아질 것 같지 않고 계속 될 것 같은 제 인생이

서럽고 고통스러웠으며 그래서 하느님이 절실하였습니다.

 

내가 원해서 태어난 것 아니고 이런 인생을 원한 것은 더더욱 아니라면

나를 태어나게 한 존재가 있어야 하고 나를 왜 태어나게 했는지

그 이유를 하느님한테 들어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이 세상에서 고통뿐이고 불행하더라도 내세에서라도 행복하다면

이 고통과 불행을 참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죽어도 아쉬울 것 없고,

죽음이 두려울 것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편안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자살 흉내를 내면서 당신이 계시다면 죽음을 걸고 찾는

당신의 현존을 드러내 보이시라고 하느님께 엄포도 놓았습니다.

물론 자살 흉내는 실패로 돌아가고 하느님 체험도 하지 못했지만.

 

아무튼 저는 하느님이 없고 살 의미가 없다면 빨리 끝내고픈 마음 때문에

살아야 할 의미이신 하느님을 절실하게 찾았고 이런 갈망 덕분에 비록

절망을 거쳤지만 삶의 의미요 희망이신 하느님을 마침내 찾았습니다.

 

!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10여 년을 거쳐

드디어 하느님을 찾은 저의 25살은 참으로 찬란하였고

그때부터 저는 뭘 해도 의미가 있었으며 사는 것이 정말 사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토록 하느님은 안 계시다면 죽을 우리 인생에게 살아야 할 의미이시고

그래서 하느님은 나의 생명이시며 생명의 빵을 주시는 분이시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하늘로부터 내려온 살아있는 생명의 빵이십니다.

 

그래서 그때 이후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고 하시는

주님의 말씀을 저는 조금씩, 조금씩 제대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성체를 조배하고, 더 나아가 성체를 모시는 것이

마치 피를 많이 흘린 환자에게 한 방울 한 방울의 피가 귀하듯

생명을 수혈하는 귀한 성사가 되어야 함을 다시 한 번 깨닫는 오늘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
    홈페이지 소베 2018.08.12 07:43:52
    아, 주님!
    정말로 저도 그러고 싶습니다.
    온 마음과 온 몸으로 일어나 온 정성과 감사로 당신을 받아모시고
    당신이 함께 가자고 하신 이 길을
    묵묵히 기쁘게 가고 싶습니다.
    이렇게 살고 싶지 않은 저를
    당신께서 친히 살려내시어 새롭게 하소서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이필수다리아 2018.08.12 03:33:13
    감사합니다....^^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06Oct

    연중 26주 토요일-가슴앓이뿐 아니라 몸앓이까지 해야.

    오늘 욥은 이렇게 토로합니다. “당신에 대하여 귀로만 들어 왔던 이 몸, 이제는 제 눈이 당신을 뵈었습니다.”   오늘 주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보는 것을 보는 눈은 행복하다.”   그런데 너희가 보는 것을 보는 눈은 행복하다 하시는...
    Date2018.10.0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440
    Read More
  2. No Image 05Oct

    연중 26주 금요일-공짜 인생은 별로 할 말이 없다.

    “너는 평생에 아침에게 명령해 본 적이 있느냐? 새벽에게 그 자리를 지시해 본 적이 있느냐? 너는 땅이 얼마나 넓은지 이해할 수 있느냐?”   이제 비로소 주님께서 직접 말씀을 하시는데 그 말씀이 아주 단단히 다그치는 말씀입니다.   지금까지 친구...
    Date2018.10.0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3 Views1559
    Read More
  3. No Image 04Oct

    성 프란치스코 대축일-우리의 시대정신인 평화

    매년 성 프란치스코 축일을 지내며 주제를 잡아 강론을 하였고, 가능하면 그 시대정신과 프란치스코의 정신을 연결하여 하였지요. 그렇기에 매년 그해의 시대정신이 뭐가 될지 생각하였는데 당연히 올해도 무엇이 시대정신일까 생각을 해봤습니다.   저...
    Date2018.10.0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6 Views1520
    Read More
  4. No Image 03Oct

    연중 제26주간 수요일

    예수님의 삶이 세상이 이야기하는 삶과 다르다는 것을 우리는 여러 군데에서 발견하곤 합니다. 그 중의 하나는 오늘 복음의 첫 부분에 나타나는 불안정성입니다. 세상은 안정감을 추구합니다. 안정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사람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고통을 ...
    Date2018.10.0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1 Views503
    Read More
  5. No Image 03Oct

    연중 26주 수요일-더 고통 받아도 억울하지 않아야

    재물과 가족을 잃을 때까지는 그 큰 고통에도 고통을 받아들이며 하느님께 원망하지 않던 욥이 자신의 몸에 종기가 나니 마침내 하느님께 병 주신 것에 대해 원망하고 태어난 날도 저주합니다.   내가 건강하고 자식이 아플 때는 차라리 내가 아프게 해달...
    Date2018.10.0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4 Views1295
    Read More
  6. No Image 02Oct

    수호천사 축일-요즘도 수호천사가 필요한가?

    “보라, 내가 너희 앞에 천사를 보내어, 길에서 너희를 지키고 내가 마련한 곳으로 너희를 데려가게 하겠다.” “하늘에서 그들의 천사들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얼굴을 늘 보고 있다.”   수호천사 축일을 우리 교회가 지내는데 요즘 와서 수호천사가 ...
    Date2018.10.0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619
    Read More
  7. No Image 01Oct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 기념일 -참된 지식-

    T.평화를 빕니다. 가톨릭 교회에서는 총 34명의 교회박사들이 있습니다. 거의다가 대부분 소위 말하는 가방끈이 긴 분들입니다. 토마스 데 아퀴노, 보나벤뚜라, 둔스 스코투스, 등등 거의다가 신학교 교수직을 역임했고 신학박사들입니다. 지식적으로서는 많이...
    Date2018.10.01 Category말씀나누기 By일어나는불꽃 Reply0 Views544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654 655 656 657 658 659 660 661 662 663 ... 1300 Next ›
/ 1300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