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667 추천 수 0 댓글 6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오늘은 성소, 거룩한 부르심을 기념하고 집중 조명하는 날입니다.
그래서 오늘 전국의 신학교나 수도원들은
많은 젊은이들과 어린이들의 방문을 받고 행사도 합니다.
이참에 저의 성소의 여정을 되돌아봅니다.
제 성소의 못자리는 시골 공소 신부님 사제관이었습니다.
그때 은퇴하고 오신 신부님께는 뒷바라지 하시는 동정녀 누님이 계셨지만
누님조차도 여자라 사제관에 들어가실 수 없으셨기에
저는 사제관 청소도 하고 식사나 빨래 심부름도 하였습니다.
학교 갔다가도, 그리고 놀다가도 때가 되면 사제관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렇게 해서 저는 하느님의 사람이 아닌 신부님의 사람,
신부님처럼 되어야 할 사람으로 운명 지어졌습니다.
다른 한 분은 저의 누나입니다.
누나는 할아버지 신부님이 얼마 계시다가 다른 곳으로 가신 후
매일 저를 10리 떨어진 본당으로 미사를 데리고 다니며
성인전을 들려주었고 신부되라고 하셨지요.
그러니 저는 언제, 어떤 동기로 성소를 결심하였는지 도저히 알 수 없고
가랑비에 옷 젖듯이 그렇게 사제는 저의 운명이 되었습니다.

다음으로 저를 성소로 이끈 것은 프란치스코였습니다.
프란치스코가 누군지, 수도자가 뭔지도 모르고
그저 사제되려 수도원 들어온 저에게 프란치스코가 등장하였습니다.
프란치스코 전기도 변변히 없던 때 선배로부터 들은 몇 가지 얘기만 듣고도
저는 프란치스코에게 완전히 홀려버렸습니다.
예수님조차도 제쳐놓을 정도로 프란치스코는 저를 완전히 사로잡았고
저는 프란치스코 따라 하기에 온 힘을 기울였습니다.
그러나 저는 너무도 프란치스코와 먼 존재였습니다.
몇 년을 기를 쓰고 따라 하려 했지만 가당치도 않은 저만 발견하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프란치스코 때문에 수도생활을 포기하였습니다.
밖에 나가 살며 프란치스코라는 우상을 지워버리자
그때 예수님께서 복음을 통하여 저에게 주님으로 비로소 오셨습니다.
그래서 다시 수도원으로 돌아와 수련을 받았습니다.

다음으로 저를 부른 것은 세상이었습니다.
저의 문제가 해결되자 세상이 눈에 뜨이기 시작했고
세상이 무엇을 나에게 필요로 하는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세상을 위해 무엇을 하도록 하느님께서 나를 부르셨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결핵환자들을 위해서 뛰었고 후원회도 세웠습니다.
버스 안내양들을 위한 야학활동도 하였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순회 소 공동체 운동도 하였으며
공장 노동자로도 일하였습니다.
그리고 민주화 운동, 정의 평화 운동에도 적극 가담하였습니다.
이런 성소와 사명감은 오늘날까지 이어져
북한 주민과 탈북자나 장애자를 위한 활동을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의 부르심과 소명은
역시 형제들을 위한 봉사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저에게 은총을 주셔서 밖의 일을 열심히 하면서도
형제들을 가장 사랑할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그만큼 형제들을 위해 온 힘을 기울였다고 할 수 있는데,
그럼에도 환속하는 많은 형제들 때문에 실망감과 좌절감을 맛봐야 했습니다.
성소의 위기는 아니었지만 인생의 위기를 이때 겪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무력해졌을 때 하느님께서 저를 다시 부르셨습니다.
사제로 부르신 것도,
프란치스코에게 부르신 것도,
세상에로 부르신 것도,
형제들 봉사에로 부르신 것도 아닌,
바로 당신께로 부르셨습니다.
이때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다른 부르심이 다 쓸데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주님의 부르심은 저를 당신께로 부르신 것이라는 점입니다.
당신과 함께 있자고 저를 부르신 것입니다.
당신과 함께 있는 것으로 충분하고 만족한,
그래서 진정 가장 행복한 同居에로 부르신 것입니다.

제 마지막 날 다시 성소에 대한 회고를 한다면
이때를 다음과 같이 회고할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모욕을 당하시면서도 모욕으로 갚지 않으시고,
고통을 당하시면서도 위협하지 않으시고,
의롭게 심판하시는 분께 당신 자신을 맡기셨으며
우리의 죄를 당신의 몸에 친히 지시고 십자 나무에 달리시어”
당신의 상처로 우리의 병을 치유하시는 모범을 보이셨지만
모범은 따르지 않고 행복한 同居에만 안주하였다고 회고할 것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
    홈페이지 작은자 2008.04.17 13:37:18
    신부님! 제가 지금 서있는 이곳이
    저의 성소이겠지요!
    주님은 저보다 더 저를 잘 알고계시니~
    비록 미약해보이는 자리이지만
    제가 선 이곳에서 열심히 살겠습니다.
    생명의 길이 주께있사오니
    주님! 제가 어디로 가리이까..
    신부님의 삶의 나눔..감사드립니다.
  • ?
    홈페이지 당쇠 2008.04.17 13:37:18
    포도가지님의 요약 참으로 적절합니다.
  • ?
    홈페이지 propse 2008.04.17 13:37:18
    멋진누님! 4킬로미터의 십리를 동행해 주신 누님도 멋지시지만
    하느님께서 기뻐하실 듯......아름다운 남매의 동행에
    주님께서는 당쇠님의 행복한 동거 안주에도 찬사를 보내시리라 믿습니다.아멘!
  • ?
    홈페이지 뭄게구름 2008.04.17 13:37:18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함께 해 주는것이"
    사랑이지요.!!
    신부님께서는 엄청 큰 사랑을 하고 계십니다.!!!
  • ?
    홈페이지 새벽하늘 2008.04.17 13:37:18
    하느님께선 신부님께서 어떤 회고를 하실지 벌써 다 알고 계시겠지요?

    -모태에서 너를 빚기 전에 나는 너를 알았다. 태중에서 나오기 전에 내가 너를 성별하였다. -
  • ?
    홈페이지 포도가지 2008.04.17 13:37:18
    나를 지으신 이가 하느님
    나를 부르신 이가 하느님
    나를 보내신 이도 하느님
    나의 나된 것은 다 하느님 은혜라..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30Jun

    연중 제13주일

     예수님을 따르려는 사람에게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사람의 아들은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다.'  그런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에게도  머리를 기댈 곳이 없다는 것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즉 예수님을 따른다는 것은  좋기만한 일은 아닙...
    Date2019.06.3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4 Views396
    Read More
  2. 30Jun

    연중 제13주일

    2019.06.30. 연중 제13주일 - http://altaban.egloos.com/2236576
    Date2019.06.30 Category말씀나누기 By오바오로 Reply0 Views369 file
    Read More
  3. No Image 30Jun

    연중 제 13 주일-앞뒤 정렬을 잘해야.

    오늘 독서의 엘리야와 엘리사는 구약의 예언자 가운데 드문 경우입니다. 대부분의 예언자가 하느님으로부터 직접 부르심을 받는데 비해 엘리사는 엘리야를 통해서 예언자로 부르심을 받습니다. 그러니까 엘리사는 스승의 뒤를 이어 예언자가 되는 겁니다. ...
    Date2019.06.3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5 Views985
    Read More
  4. No Image 30Jun

    2019년 6월 30일 연중 제13주일-터키 에페소 기도의 집

    2019년 6월 30일 연중 제13주일  오늘 독서와 복음은 자유의 사람이 되도록 초대하고 있습니다. 2독서의 갈라티아서는 자유의 참된 의미를 말해 주고 있는데 바오로는 세심하고 완벽한 논거를 갖추어 지신의 사도직과 자신이 전한 자유의 복음을 수호하고자 합...
    Date2019.06.30 Category말씀나누기 By고도미니코 Reply0 Views390
    Read More
  5. No Image 29Jun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대축일-섣부른 사람이 아니라 계시의 사람이 되어야

    오늘 두 분 사도의 축일을 지내는 이유는 두 분이 교회설립의 공로자 또는 기둥이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학자들 가운데는 주님께서 당신의 교회를 세운 것이 아니라고, 그리스도교를 세운 것은 주님의 제자들인 사도들, 그중에서도 베드로와 바...
    Date2019.06.2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4 Views1184
    Read More
  6. 28Jun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대축일

    2019.06.29. 사도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대축일 - http://altaban.egloos.com/2236557
    Date2019.06.28 Category말씀나누기 By오바오로 Reply0 Views388 file
    Read More
  7. No Image 28Jun

    예수 성심 대축일-잃은 양과 썩은 사과 중에 나는?

    “너희 가운데 어떤 사람이 양 백 마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 가운데에서 한 마리를 잃으면 아흔아홉 마리를 광야에 놓아둔 채 잃은 양을 찾을 때까지 뒤쫓아 가지 않느냐?”   오늘 주님께서는 아주 당연한 듯이 이렇게 말씀하시는데 당연한 듯이 말씀하...
    Date2019.06.2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076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580 581 582 583 584 585 586 587 588 589 ... 1298 Next ›
/ 1298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