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306 추천 수 2 댓글 3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내게 프란치스코는 우상이었다.

이상이었다고 생각하였는데 지금 돌아보면 우상이었다.

 

이것이 사부 프란치스코 축일을 맞은 저의 소감입니다.

인간적으로 얘기하면 운명적인 만남이지만

신앙적으로 얘기하면 그것이 성소였습니다.

 

누군지도 모르고 수도원에 들어와 책도 아니고 선배들로부터

처음 얘기로 들은 프란치스코는 그야말로 저를 뿅 가게 만들었습니다.

이런 사람이 있다니!

 

하느님을 믿고 예수님을 따르는 저였지만

하느님은 너무 멀고 예수님은 너무 무거운데 비해 프란치스코는

인간미를 풀풀 풍기면서도 초월을 자유롭게 사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예수님은 뒤로 밀리고 프란치스코가 저의 우상이 된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프란치스코가 저의 이상이 아니고 우상인 이유입니다.

우상이나 이상이나 내가 그렇게 되고 싶은 존재라는 면에서는 같은데

추구하게 하는 것이 이상이라면 우상은 집착하게 하고,

자유롭게 하는 것이 이상이라면 우상은 매이게 하며,

주님을 가리키고 따르게 하는 것이 이상이라면

우상은 하느님과 주님을 대신하고 가리는 것이 차이지요.

 

그런데 이렇게 저를 집착케 하고 매이게 하고 주님을 가리는 존재가

프란치스코였기에 프란치스코를 따르는 데 있어서 당연히 사달이 났지요.

하느님을 잃고 길을 잃은 것입니다.

 

하느님은 내가 가야할 곳이고 예수님은 그 길인데

갈 곳도 일고 갈 길도 잃은 겁니다.

프란치스코처럼 되는 것이 돈 버는 것처럼

저의 성취, 욕심, 집착이었기 때문입니다.

 

프란치스코는 제가 가야할 종착역이 아닙니다.

종착역은 하느님이고 프란치스코는 그리로 가는 길의 한 역일뿐입니다.

예수님이라는 기차가 종착역을 향해 가면서 프란치스코라는 역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을 태우는데

저도 이 역에서 예수 기차에 올라탈 사람 중의 하나지요.

 

기차에 올라타고 기차가 떠나면 역도 떠나게 마련입니다.

불교 우화가 얘기하듯 강을 건너고 나면 배를 버려야 합니다.

그냥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너게 하였으니 너무도 고맙지만

아무리 고마워도 그 배를 계속 메고 다녀서는 안 되겠지요.

 

사실 프란치스코도 프란치스코라는 역을 우리에게 남겨줬지만

그도 기차를 타고 떠나버려 이제 그 역에는 없습니다.

 

그런데 집착하고 매였던 저와 달리 클라라는 프란치스코를 사랑했습니다.

프란치스코가 떠나고 난 뒤 프란치스코와 같이 쳐다보던 하늘을 보니

하늘로 오르는 계단 꼭대기에 프란치스코가 이미 올라있었습니다.

 

그래서 클라라도 프란치스코가 먼저 올라간 그 하늘계단을

쏜살같이 올라가 프란치스코의 젖에서 젖을 먹었더니

그 젖이 달콤할 뿐 아니라 황금빛이 났습니다.

 

클라라가 본 이 환시에서 계단은 천국의 계단이요

예수 그리스도라는 계단이며 완덕의 계단입니다.

겸손이라는 맨 및 계단에서 시작하여 사랑이라는 맨 위 계단까지 오르면

사랑이신 하느님께 도달하고 하느님을 만나게 하는 계단입니다.

 

우리가 프란치스코를 사랑하고 따르는 것은

프란치스코가 사랑이신 하느님을 사랑하고 하느님께 갔기 때문입니다.


욕심 부리지 않고 참으로 사랑한다면

뭘 사랑하고 누구를 사랑해도 자유로울 수 있을 겁니다.

하느님을 같이 사랑할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19.10.04 05:50:19
    신부님의 말씀을 같은 전례시기에는 어떻게 묵상하고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19.10.04 05:47:52
    18년 아시시의 성프란치스코 기념일
    (우리의 시대정신인 평화)
    http://www.ofmkorea.org/153895

    17년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기념일
    (프란치스코처럼 다시 시작하자!)
    http://www.ofmkorea.org/111762

    16년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기념일
    (형제를 악으로 보는 악에서 구하소서.)
    http://www.ofmkorea.org/94258

    15년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기념일
    (강을 건넌 다음에는 배를 버려라!)
    http://www.ofmkorea.org/83153

    14년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기념일
    (피조물을 사다리 삼아)
    http://www.ofmkorea.org/65641

    13년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기념일
    (평화로이 세상을 가다)
    http://www.ofmkorea.org/56566

    12년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기념일
    (참 좋다, 다 좋다!)
    http://www.ofmkorea.org/41155

    11년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기념일
    http://www.ofmkorea.org/5306

    10년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기념일
    (불효자는 웁니다.)
    http://www.ofmkorea.org/4430

    08년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기념일
    (유쾌한 가난)
    http://www.ofmkorea.org/1702


    18년 연중 제26주간 금요일
    (공짜 인생은 별로 할 말이 없다.)
    http://www.ofmkorea.org/154014

    17년 연중 제26주간 금요일
    (나는 지금 회개하지 않고 우기고 있는 것은 아닌가?)
    http://www.ofmkorea.org/111929

    16년 연중 제26주간 금요일
    (불행한 줄도 모르는 불행에 대한 경고성 애원)
    http://www.ofmkorea.org/94142

    14년 연중 제26주간 금요일
    (저주가 아니라 당부)
    http://www.ofmkorea.org/65629

    12년 연중 제26주간 금요일
    (행복하지 않은 자 불행하다.)
    http://www.ofmkorea.org/41303

    11년 연중 제26주간 금요일
    (기적도 소용없는 불행한 사람)
    http://www.ofmkorea.org/5301

    08년 연중 제26주간 금요일
    (불행하도다!)
    http://www.ofmkorea.org/1699
  • 홈페이지 김레오나르도김찬선 2019.10.04 03:03:28
    프란치스코의 축일을 맞이하여 모든 프란치스칸들께 축하의 인사를 드리며, 기쁨을 같이 나눕니다.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25Oct

    연중 29주 금요일-탄식도 하고 찬탄도 하는

    “나는 과연 비참한 인간입니다. 누가 이 죽음에 빠진 몸에서 나를 구해 줄 수 있습니까?”   어제에 이어 오늘도 우리 인간성에 대한 비관적인 기조를 이어가겠습니다. 오늘 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우리 인간의 비참함에 대해 그러니까 선에 있어서 너...
    Date2019.10.2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091
    Read More
  2. No Image 24Oct

    연중 29주 목요일-싸우는 것도 힘이 있어야

    “나는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왔다고 생각하느냐? 아니다. 오히려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   밤새 꿈자리가 사나워서 그런가 오늘 복음을 읽으면서 우리 인간성을 비관적이랄까 성악설적이랄까 아무튼 안 좋은 쪽으로 성찰...
    Date2019.10.2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140
    Read More
  3. 23Oct

    연중 제29주간 목요일

    2019.10.24. 연중 제29주간 목요일 - http://altaban.egloos.com/2238413
    Date2019.10.23 Category말씀나누기 By오바오로 Reply0 Views371 file
    Read More
  4. No Image 23Oct

    연중 29주 수요일-품위를 잃어도 안 되지만 겸손도 잃어서는 안 되는

    언뜻 생각하기에 종이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 생각되는데 주님께서는 어제에 이어 오늘도 행복한 종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주인이 이 세상의 악독한 주인이라면 그 종이 행복할 수 없겠지만 하느님이 주인이시라면 그 종은 행...
    Date2019.10.2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082
    Read More
  5. 22Oct

    연중 제29주간 수요일

    2019.10.23. 연중 제29주간 수요일 - http://altaban.egloos.com/2238401
    Date2019.10.22 Category말씀나누기 By오바오로 Reply0 Views379 file
    Read More
  6. No Image 22Oct

    연중 29주 화요일-한 사람이 중요하다

    한 사람의 범죄로 모든 사람이 유죄 판결을 받았듯이, 한 사람의 의로운 행위로 모든 사람이 의롭게 되어 생명을 받습니다. 한 사람의 불순종으로 많은 이가 죄인이 되었듯이, 한 사람의 순종으로 많은 이가 의로운 사람이 될 것입니다.   오늘 독서를...
    Date2019.10.2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183
    Read More
  7. 21Oct

    연중 제29주간 화요일

    2019.10.22 연중 제29주간 화요일 - http://altaban.egloos.com/2238393
    Date2019.10.21 Category말씀나누기 By오바오로 Reply0 Views410 file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550 551 552 553 554 555 556 557 558 559 ... 1305 Next ›
/ 130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