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김대우 2008.11.30 16:28

깨어 있어라

조회 수 1736 추천 수 0 댓글 2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깨어 있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것은 주인이 언제 올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저녁일지, 한밤중일지, 닭이 울 때일지, 새벽일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언제 올지 모른다고 잠을 안 자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하루 이틀이야 가능하겠지만 언제까지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겠습니까?

깨어있음은 이런 물리적인 것보다는 관계에서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즉 하느님과 나와의 관계가 아버지와 그 자녀로 온전히 형성됨을 말합니다.
그러면 설령 내가 졸고 있고 비록 잘못하고 있었다 해도
그분의 오심이 심판과 책벌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럼, 지금 자문해 봅시다.
내 마음 속 깊은 속에서부터 그분을 아버지라고 부르고 있습니까?
아버지라고 되뇌는 나의 말이 마음에서 어떻게 느껴집니까?

오늘 제1독서는 이스라엘이 하느님을 아버지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잘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지금 엄청난 곤경에 처해있습니다.
페르샤 왕 고레스가 칙령을 반포하여 바빌론 유배에서 돌아왔으나
경제적 곤궁(60,17; 62,8-9), 정치적 불안정(60,10.18),
폐허지와 황폐화(61,4), 점점 더 가중되는 모욕(61,7; 62,4) 등으로
더 이상 피해갈 곳도 없고 의지할 곳도 없는 막다른 궁지에 몰린 것입니다.
사실 우리 시대와 흡사합니다.

이스라엘은 이런 처지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사실 구약에서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부르는 곳은 흔치 않습니다.
“주님, 당신만이 저희 아버지이시고…”(이사 63,16)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부를 수밖에 없는 이스라엘의 처지가
얼마나 비참한지를 나타내줍니다.

이제 이스라엘은 탄원합니다.
“주님, 어찌하여 저희를 당신의 길에서 벗어나게 하십니까?
어찌하여 저희 마음이 굳어져 당신을 경외할 줄 모르게 만드십니까?
저희는 오래전부터 당신께서 다스리시지 않는 자들처럼,
당신 이름으로 불리지 않는 자들처럼 되었습니다.
아, 당신께서 하늘을 찢고 내려오신다면!
당신 앞에서 산들이 뒤흔들리리이다.”(이사 63,17.19)

그리고 탄원이 끝나면서 자기의 죄를 인정하기 시작합니다.
“저희는 죄를 지었고, … 모두 부정한 자처럼 되었고, …
저희의 죄악이 바람처럼 저희를 휩쓸어 갔습니다.
당신 이름 부르며 경배 드리는 자 없고,
당신을 붙잡으려고 움직이는 자도 없습니다.”(이사 64,4-6)

사실 이스라엘이 여러 죄를 지었겠지만 더 큰 죄는 바로
하느님을 부르지도 않고 붙잡으려고 하지 않은 것입니다.
이처럼 자기 죄에 대한 인정은 탄원에서 신뢰로 넘어가도록 이끌어줍니다.
“그러나 주님, 당신은 저희 아버지십니다.
저희는 진흙, 당신은 저희를 빚으신 분,
저희는 모두 당신 손의 작품입니다.”(이사 64,7)

처음에 나온 아버지라는 말은 하느님을 진정 아버지로 고백했다기보다는
자신의 처지가 너무 어려워
이 어려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강한 몸부림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마치 어린이가 아버지께 투정하듯이 자기가 죄를 지어놓고도
“어찌하여 저희를 당신의 길에서 벗어나게 하십니까?
어찌하여 저희 마음이 굳어져 당신을 경외할 줄 모르게 만드십니까?”라고 하며 도리어 하느님께 따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두 번째 아버지라고 고백할 때는 비중이 자신의 어려움에서
하느님께로 넘어가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하면서
이스라엘은 투정에서 신뢰로 바뀐 것입니다.
이스라엘은 어려움 속에서 하느님을 아버지로 받아들이는
귀한 체험을 합니다.

이 시대도 어느 때보다도 살기가 어렵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현실의 어려움 앞에서
하느님을 멀리하고 떠나고 있습니다.
원망과 불신!

그러나 우리는 이스라엘에게서 배워야합니다.
우리도 이런 어려움 속에서 허심탄회(虛心坦懷)하게
우리의 속사정을 말씀드릴 수 있어야 합니다.
(사실 이런 탄원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신뢰를 전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하느님 앞에서 진솔한 자기 고백은
자신을 돌아보도록 이끌어 주고,
그에 따른 겸허한 죄의 고백은
하느님께 대한 신뢰로 나아가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바로 이럴 때 우리는 하느님을 진정 나의 아버지로 맞아들일 수 있는 것입니다.

이제 주님의 권고대로 깨어있는 사람은
즉, 어떠한 처지에서도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믿고 의지하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다음의 말을 외칠 수 있는 것입니다.
“구세주 빨리 오사”

우리는 대림시기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시기 내내 “구세주 빨리 오사.”라고 외칠 것입니다.
우리는 무엇 때문에 이렇게 노래합니까?
이것은 우리의 삶의 자리와, 즉 나와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입으로만이 아니라 우리 삶으로 구세주 빨리 오사를 노래합시다.

“깨어 있어라!”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
    홈페이지 쥬라블 2008.12.01 07:50:35
    자신의 삶을 통한 아버지와 대화...
    그리고 죄의 고백과 삶으로의 돌아 옴...
    묵상 잘 하고 떠납니다.
  • ?
    홈페이지 당쇠 2008.12.01 07:50:35
    먹기 좋게 자근자근 씹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02Jan

    거짓말

    세상은 온통 거짓말 투성이다. 나도 하루에도 몇번씩이나 거짓말을 한다. 때론 선의의 거짓말이란 이름으로. 그런데 거짓말은 사실 관계를 왜곡시키는 것이기에 문제가 된다. 사실대로, 진실대로가 아니라 과장이나 축소시키거나 잘못 전함으로써 정상적인 관...
    Date2009.01.02 By마중물 Reply0 Views993
    Read More
  2. No Image 02Jan

    1월 2일-서로 의미가 되는 주님과 우리

    오늘 요한의 편지에는 머문다는 표현이 여러 번 나옵니다. “처음부터 들은 것을 여러분 안에 간직하면, 여러분도 아드님과 아버지 안에 머무르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은 그 가르침대로 그분 안에 머무르십시오.” “그러니 이제 자녀 여러분, 그분 안에 머무르...
    Date2009.01.02 By당쇠 Reply0 Views1029
    Read More
  3. No Image 01Jan

    새해 소망

    2009년이 시작되었습니다. 정채봉씨의 글에서처럼 새해를 시작하는 그 첫마음으로 올 한 해를 살았으면 합니다. 또 한 해를 시작하면서 복을 빌어주는 그 마음으로 올 한 해 그렇게 살았으면 합니다. 성 프란치스코의 평화의 기도처럼 사랑받기보다는 사랑하고...
    Date2009.01.01 By마중물 Reply1 Views1098
    Read More
  4. No Image 01Jan

    하느님의 어머니 성 마리아 대축일

    오늘은 하느님의 어머니 성모 마리아 대축일이며 동시에 평화의 날이고, 태양력으로 한 해를 시작하는 첫 날입니다. 하느님에게 있어 시간은 영원하고 동시에 순간입니다. 그러나 우리 불완전하고 유한한 사람은 이 영원을 때와 절기로 나누어 놓았습니다. 어...
    Date2009.01.01 By이대건 Reply4 Views1208
    Read More
  5. No Image 01Jan

    1월 1일-첫날에

    기축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소의 해가 밝았다는 뜻이네요. 우습지 않습니까? 신앙인인 우리가 이런 말을 쓴다는 것이?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표현해야? 하느님께서 주신 새 해가 밝았다 함이 맞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소의 해, 닭의 해가 아니고 늘 언제나 하...
    Date2009.01.01 By당쇠 Reply2 Views1025
    Read More
  6. No Image 31Dec

    12월 31일-세모에(II)

    한 해를 마감하는 날입니다. 한 해를 마감하며 우리는 한 해를 돌아봅니다. 그런데 왜 돌아봅니까? 롯의 아내는 뒤를 돌아보다가 소금기둥이 되어버렸는데, 앞만 보고 가기도 바쁜데 왜 돌아봅니까? 잘한 것은 무엇이고 잘못한 것은 무엇인지 살피기 위해서 돌...
    Date2008.12.31 By당쇠 Reply0 Views1034
    Read More
  7. No Image 30Dec

    12월 30일-세모에

    한 해를 마무리할 즈음이면 묘한 감상적 허무주의에 빠집니다. 빠진다는 표현이 너무 부정적이라면 즐긴다 함이 좋을 듯합니다. 결국 지나가고 마는 것을 뭐 그리 대단한 것인 양 뭐 그리 조바심하고 뭐 그리 집착하고 뭐 그리 열을 내었는지 약간은 우습게 여...
    Date2008.12.30 By당쇠 Reply1 Views1180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211 1212 1213 1214 1215 1216 1217 1218 1219 1220 ... 1304 Next ›
/ 1304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