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오래 전의 얘깁니다.
백 종순 안젤로 수사님이 살아계실 때의 얘기지요.
정동 교육회관 성당의 십자가는 십자가가 없는 십자가입니다.
다시 말해서 예수님의 몸만 있고
예수님이 매달려 있어야 할 십자가는 없습니다.
어떻게 십자가에 십자가가 없느냐는 수사님의 지적에,
예술 작품이니 그렇게 이해해야 한다고
그때는 대수롭지 않게 말씀드렸는데
오늘 새삼스럽게 그때 생각이 나고
이 문제를 생각하게 됩니다.

영어에는 "Cross"란 말이 있고, "Crucifix"란 말도 있지요.
Cross는 원래 예수님이 달려있지 않은 십자가이지만
Crucifix는 예수님이 못 박혀 있는 십자가를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오늘 우리가 축일로 지내는 십자가는 어떤 것입니까?
Cross입니까, Crucifix입니까?
영어로는 오늘이 "Exaltation of the Holy Cross"축일입니다.

그러니까 십자가 축일인데 “거룩한” 십자가의 축일입니다.
십자가는 절대 거룩한 것이 아닙니다.
거룩하기는커녕 죄인들을 매달던 죽음의 형틀이며
인간이면 누구나 끔찍하게 생각하는 저주스러운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이 저주스런 것이 거룩한 것으로 바뀌었습니까?

모든 사람이 기피할 때는 저주스런 것이었는데
예수님께서 선택하여 매달리셨기 때문입니다.
모든 사람이 기피할 때는 죽음을 가져오는 저주스런 것이었는데
예수님께서 선택하심으로 생명을 가져오는 것이 됐기 때문입니다.

실상 누가 십자가를 선택하겠습니까?
억지로라도 선택하지 않는 것이 십자가입니다.
사랑이 아니라면,
그것도 예수님의 사랑이 아니라면 아무도 지지 않을 십자갑니다.

요즘의 감성세대는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하지만
그러나 예수님의 사랑은 피할 수 있어도 십자가를 선택합니다.
이렇게 해서 사랑=자유로운 십자가 선택이라는 등식이 나옵니다.

그런데 십자가는 죽음의 형틀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십자가를 선택하는 순간 자유로이
당신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제자들과의 별리도 선택한 겁니다.
십자가를 선택하는 순간 자유로이
천대와 모욕, 조롱과 멸시도 선택한 것입니다.
십자가를 선택하는 순간 자유로이
못과 창으로 인한 5상만이 아닌
당신의 사랑과 선이 배반과 저주로 되돌아오는 상처도 받았습니다.
다 그럴 줄 알고 사랑으로 자유로이 선택한 것입니다.

그런데 모르고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것이 아니고
다 그럴 줄 알고 자유로이 선택하였기에
십자가 위에서 죽음이 죽고 모든 악이 사라졌습니다.
세 청년이 불가마 속에 있었지만 불이 털끝도 건드리지 못한 것처럼
제자들이 배반하였지 주님은 배반당하지 않으셨습니다.
사람들이 모욕하고 조롱하였지
주님은 모욕당하지 않고 조롱당하지 않으셨습니다.
사람들이 상처를 주었지 주님은 상처를 받지 않으셨습니다.
사람들이 죽였지 주님은 죽지 않으셨습니다.

이렇게 해서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요,
죽는 것이 사는 것이라는 십자가의 이치를 우리에게 깨우치시고
우리로 하여금 이제 십자가에 달려 그리스도와 함께 죽게 하셨습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
    홈페이지 요셉 2010.09.14 08:53:22
    그렇습니다.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요,
    죽는 것이 사는 것입니다.
    그것이 십자가의 이치이고
    인생에는 지름길은 없다는 것,

    문득, 이런 말이 떠오릅니다.
    '졸병의 과정을 거쳐야 대장이 된다.'는 말,

    그러니 지지 않으려고,
    죽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는 것을
    그만두는 것이 지혜라는 사실을 다시 깨닫습니다.

    어제 이태석 신부님의 영상물에서
    이런 말이 나오더군요.
    '세상에는 꿈만 꾸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꿈을 현실화하는 사람이 있다‘

    나는 꿈만 꾸는 사람인가 아니면
    꿈을 현실화 시켜가는 사람인가?
    스스로를 돌아보는 하루가 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25Oct

    연중 30주 월요일-잘못이 아니라 고통을

    “마침 그 곳에 열여덟 해 동안이나 병마에 시달리는 여자가 있었다. 예수께서는 그 여자를 보시고 가까이 부르시어, ‘여인아, 너는 병에서 풀려났다.’하시고, 그 여자에게 손을 얹으셨다. 그러자 그 여자가 즉시 똑바로 일어서서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오늘 ...
    Date2010.10.25 By당쇠 Reply3 Views834
    Read More
  2. No Image 24Oct

    연중 제 30 주일-햇빛에 젖은 빨래 말리듯

    “바리사이는 꼿꼿이 서서 혼잣말로 이렇게 기도하였다. 저 세리와도 같지 않으니,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세리는 멀찍이 서서 하늘을 향하여 눈을 들 엄두도 내지 못하고, 가슴을 치며 말하였다. ‘오, 하느님! 이 죄인을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어쩌...
    Date2010.10.24 By당쇠 Reply1 Views899
    Read More
  3. No Image 23Oct

    연중 29주 툐요일-하느님을 시험하지 말지니!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렇게 멸망할 것이다.” 제물을 바치려던 갈릴래아 사람들을 빌라도가 죽인 일, 실로암 탑에 18명이 깔려 죽은 일에 대한 얘기를 들으시고 주님께서는 이런 무시무시한 말씀을 오늘 하십니다. 그런데 이런 말씀을 접하면 아무리 ...
    Date2010.10.23 By당쇠 Reply1 Views884
    Read More
  4. No Image 22Oct

    연중 29주 금요일-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으려면

    “위선자들아, 너희는 땅과 하늘의 징조는 풀이할 줄 알면서, 이 시대는 어찌하여 풀이할 줄 모르느냐? 너희는 왜 올바른 일을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느냐?” 시대를 풀이한다. 이 무슨 뜻인가?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그런 소리를 하느냐고 얘기하곤 합니다. 바뀐...
    Date2010.10.22 By당쇠 Reply2 Views1035
    Read More
  5. No Image 21Oct

    연중 29주 목요일- 하느님의 불이 내 마음 안에

    “나는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그 불이 이미 타올랐으면 얼마나 좋으랴?” 칼도 그렇고 불도 그렇고 인간에게 아주 유용하지만 잘못 사용하면 크나큰 재앙을 가져오기에 잘 사용해야 합니다. 저는 어렸을 때 부지깽이 불로 저희 집에 불을 지른 적이 있습니다...
    Date2010.10.21 By당쇠 Reply0 Views1065
    Read More
  6. No Image 20Oct

    연중 29주 수요일- 많이 받고 많이 맡은 사람은

    “많이 주신 사람에게는 많이 요구하시고, 많이 맡기신 사람에게는 그만큼 더 청구하신다.” 오늘 복음에서 “많이 주신 사람”이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하느님께서 주신다면 무엇을 많이 주신다는 것일까요? 많이 주신 것이 사랑일까요? 누구보다 더 많이 주셨다...
    Date2010.10.20 By당쇠 Reply0 Views915
    Read More
  7. No Image 19Oct

    연중 29주 화요일-기다리는 행복

    “너희는 주인이 도착하여 문을 두드리면 곧 바로 열어주려고 기다리는 사람처럼 되어라.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있는 종들!” 기다리는 사람은 행복하다고 할 수 있을까? 저승사자를 기다린다든지 심판관을 기다리는 사람은 행복하다고 할 수 없...
    Date2010.10.19 By당쇠 Reply3 Views915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094 1095 1096 1097 1098 1099 1100 1101 1102 1103 ... 1306 Next ›
/ 1306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