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말씀나누기
김명겸요한 2015.06.21 06:13

연중 제12주일

조회 수 896 추천 수 0 댓글 0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살아가면서 때로는 수많은 풍랑을 맞이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풍랑은 대부분 예상하지 못하던 곳에서 맞이하기 때문에, 그 충격은 더 크게 다가옵니다. 오늘 복음에서 나오는 표현처럼, 그 충격으로 인해 죽은 것 같이 느껴지기도 하고, 때로 어떤 사람들은 그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늘 복음의 배경은 저녁이며 호수 위입니다. 저녁이라는 시간은 빛이 없는, 어둠의 세력이 강한 시간이고, 물이라는 장소는 성경에서 죽음과 연관되어 많이 사용됩니다. 즉 제자들은 죽음의 위협 속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상황 속에서 예수님께서는 주무시고 계셨습니다. 삶의 어려움의 순간들 속에서 하느님께서 계시지 않음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는 이렇게 힘든데 하느님 어디에 계시냐고 소리쳐 부르지만, 대답 없는 공허한 메아리만 듣게 됩니다. 하느님께서 계시지 않는 것 같습니다. 나와 항상 함께 계신다고 믿어 왔던 하느님이시지만, 필요한 순간에, 고통의 순간에 정작 하느님께서 내 곁에 계시지 않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아니 하느님께서 정말 존재하시는가 라는 의문이 들 정도입니다. 그러한 체험은 우리의 고통을 더 크게 만듭니다.

 고통을 극복하고자 다른 사람들에게 의지도 해 보고, 기대도 해 보지만, 그러한 기대, 그러한 의지도 또한 금세 무너지고 마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느껴지는 순간, 자살을 생각하는 것이 안타까운 우리의 현실이 되었습니다.

 힘에 겨운 상황, 그 상황을 이겨 나가고, 극복해 나갈 수 있는 유일한 힘은, 하느님께서 내 곁에서 나와 함께 이 고통을 견디어 내고 계시다는 믿음에서 옵니다.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하느님께서 계시지 않는다고 여겨지는 순간에, 하느님께서 내 곁에 계시다는 것을 믿는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 마음속의 풍랑을 잠재워 줄 수 있는 분은 하느님뿐이라는 것을 믿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믿음 속에서 조금씩 인내해 갈 때, 어느 순간 우리 마음이 고요 속에 머물고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하느님께 기도한다고 해서, 그 순간 우리의 기도가 들어지고, 우리의 모든 고통이 사라지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알지 못하는 그 순간, 하느님께서는 십자가를 지시고 함께 아파하고 계셨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는 때가 옵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나와 함께 고통 받고 계시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지만, 그 고통을 견디어 갈 인내력을 얻게 됩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서서히 하느님과 함께 고통을 극복해 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이 그리 짧지는 않습니다. 어찌 보면 그분 앞에 갈 때까지 끊임없이 해야 하는 우리의 숙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우리와 함께 하시기 위해서 인간이 되어 오신 하느님께서, 우리가 기뻐하는 순간뿐만 아니라, 우리가 힘들어 하고, 고통스러워하는 순간에도, 언제나 늘 함께 하신다는 것, 그것을 기억하고 믿는다면, 고통을 극복해 가는 그 여정이 고통으로만 다가오지는 않을 것입니다.

 제자들이 주무시는 예수님을 깨우듯이, 주님께서 들어주실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끊임없이 주님께 기도해야겠습니다. 그러면 어느새 내 마음에 고요가 찾아와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05Aug

    연중 18주 수요일-겸손을 드러내는 모욕

      우리말에 비슷하지만 다른 세 가지 말이 있습니다. <비겁>, <비굴>, <비열>입니다.   비겁은 이익이나 두려움 때문에 마땅히 해야 할 말을 못하는 것입니다. 비굴은 이익이나 두려움 때문에 밸도 없이 굽실거리는 것입니다. 비열은 강자한테는 비굴...
    Date2015.08.0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552
    Read More
  2. No Image 04Aug

    연중 18주 화요일-두려울수록 하느님께

    “거센 바람을 보고서는 그만 두려워졌다. 그래서 물에 빠져들기 시작하였다.”   베드로 사도가 물위를 걷는 얘기는 마태오복음에만 나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이 얘기의 구성은 참으로 뜬금없습니다.   예수님이 나타나시자 유령인 줄 알고 두려움에 ...
    Date2015.08.0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461
    Read More
  3. No Image 03Aug

    연중 18주 월요일-여력과 사력의 차이

    “예수께서 많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시어”   빵의 기적 얘기는 4복음에 모두 나오는데 오늘 우리가 들은 마태오복음만은 이 이야기를 세례자 요한의 죽음 뒤에 배치하여 어떤 연관성을 갖게 합니다.   곧 다른 복음에서는 다른 이유들 때문...
    Date2015.08.0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545
    Read More
  4. No Image 01Aug

    연중 17주 토요일-희년의 삶

    어제에 이어 오늘도 레위기를 읽고 있습니다. 이집트를 탈출하여 가나안에 정착한 이스라엘 공동체, 다시 말해 광야를 건너간 파스카의 이스라엘 공동체가 기념해야 할 것들에 대해 어제, 오늘 우리는 듣습니다.   우리는 지난 16일 동안 이스라엘 공동...
    Date2015.08.0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304
    Read More
  5. No Image 31Jul

    연중 17주 금요일-기도란 애쓰지 않고 편히 받는 것

    “저 사람이 어디서 저런 지혜와 기적의 힘을 얻었을까? 저 사람은 목수의 아들이 아닌가?”   주님의 고향 사람들은 제가 볼 때 주님의 고향 사람답지 않습니다. 개천에서 용 나온다는 말이 있긴 하지만 주님을 전혀 이해치 못하는 그런 곳에서 어떻게 주...
    Date2015.07.3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679
    Read More
  6. No Image 30Jul

    연중 17주 목요일-구름 기둥을 따라

      “이스라엘 자손들은 그 모든 여정 중에, 구름이 성막에서 올라갈 때마다 길을 떠났다. 그러나 구름이 올라가지 않으면, 그 구름이 올라가는 날까지 떠나지 않았다.”   지금 저와 행진단은 포르치운쿨라 행진의 막바지에 와있습니다. 저희는 시작 때...
    Date2015.07.3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561
    Read More
  7. No Image 29Jul

    성녀 마르타 축일-주님의 영원한 사랑을 영원히 믿은 사람

    “하느님께서는 주님께서 청하시는 것은 무엇이나 들어주신 것을 저는 지금도 알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지금도 알고 있습니다.>는 말이 귀에 남습니다. <지금도>란 <오빠가 죽고 난 뒤에도>란 말이지요. 오빠가 죽기 전이나 죽은 뒤에...
    Date2015.07.2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703
    Read More
  8. No Image 28Jul

    연중 17주 화요일-내가 바로 뽑혀야 할 가라지는 아닐까?

    “좋은 씨를 뿌리는 이는 사람의 아들이고, 밭은 세상이다. 좋은 씨는 하느님의 자녀들이고, 가라지를 뿌린 원수는 악마다.”   나는 가라지가 아닐까? 아니 가라지를 뿌리는 악마는 아닐까?   선하신 하느님께서 세상을 만드셨는데 왜 세상...
    Date2015.07.2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673
    Read More
  9. No Image 27Jul

    연중 17주 월요일-큰 것을 욕심내는 겨자씨는 아닐까,나는?

      “하느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하느님 나라는 누룩과 같다.”   하느님 나라는 겨자씨와 누룩처럼 작은 것이 커지는 것과 같다고 오늘 주님께서 말씀하시는데 이 말씀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아주 작은 개척교회로 시작하여 대형 교회가 ...
    Date2015.07.2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709
    Read More
  10. No Image 26Jul

    연중 제17주일

     오늘 복음은 유명한 오병이어의 표징이야기입니다.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 명이 넘는 사람이 배불리 먹은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를 기적으로 해석해서, 예수님께서 빵을 많게 만드신 것으로 이애해야 하는지, 아니면 어린 아이의 나눔을 보...
    Date2015.07.2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642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594 595 596 597 598 599 600 601 602 603 ... 714 Next ›
/ 714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