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557 추천 수 3 댓글 2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맞은쪽 동네로 가거라. 그곳에 들어가면 아직 아무도 탄 적이 없는

어린 나귀 한 마리가 매여 있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그것을 풀어 끌고 오너라.”

 

저는 어린 나귀여서 몰랐습니다.

나귀란 등에 뭔가를 태워야 할 존재라는 것을 진정 몰랐습니다.

 

저는 어린 나귀여서 맘껏 뛰놀고 여기저기 뛰어다니기만 좋아했지

짐을 지거나 사람을 태워야 될 거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또 저는 어린 나귀여서 힘도 없고

누구를 한 번도 태워본 적이 없어서 누구를 태울 기술도 없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나귀여서 무거운 짐을 져야 하는 것이 운명이고,

사람을 태워야 하는 것이 운명임을 오래지 않아 알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누가 와서 저를 끌고 갔고 저는 생전 처음 사람을 등에 태웠는데

그분은 나를 타고 예루살렘 성읍을 입성하시는 것이었습니다.

별로 볼 것도 없고, 사람도 많지 않은 시골에서 살던 제게

예루살렘 풍경은 이것저것 못 보던 것들이 많아 매우 낯설었고,

무엇보다도 사람이 많아 정신이 없었는데 왠지 그날은

사람들이 더 많이 나와 소리소리 지르며 우리 일행을 환영하는 거였습니다.

 

소리를 들어보니 제가 태운 분이 보통 분이 아니었습니다.

사람들이 저를 보고 환호성을 지른 것이 아니라

제가 태운 분이 대단한 분이어서 소리를 지르고 환영을 했던 거였는데

저는 정말 그분이 예수 그리스도인지를 몰랐습니다.

 

진정 제가 주님을 태운 것이었습니다.

아무 짐도 지고 싶지 않았던 제가,

아무도 태워본 적 없던 제가 처음 누굴 태웠는데 그분이 주님이었던 겁니다.

 

두 가지 감정이 같이 있었습니다.

제가 주님을 태웠다는 우쭐하는 마음도 있었고,

자랑스러운 마음과 더불어 감사하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주님이 다른 훌륭한 말들도 있고,

수없이 많은 사람을 태웠던 노련한 나귀들도 있는데

그들을 놔두고 저를 선택하신 것이 너무 과분한 사랑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주님께 왜 저를 뽑으셨는지 여쭈었습니다.

주님, 훌륭한 말과 어른 나귀들도 많았는데

그런 것들은 다 제쳐놓고 하필이면 왜 어리고 약한 저를 뽑으셨습니까?’

 

그러자 나는 지금 죽으러 가는 것이기에

거기에는 멋진 말이 필요치 않고 너 같이 힘없는 나귀가 제격이야.’라고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거였습니다.

 

멋진 말은 세상 임금이나 귀한 사람들이 타는 것이고,

곧 죽으실 주님께는 제가 필요하다는 말씀에 저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주님께서 비참하게 죽으실 거라는 것이 너무 충격이었고,

제가 그런 현장에 필요한 존재라는 것도 너무 충격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힘도 경험도 없어서 짐을 지거나 누굴 태운다는 것이 너무 버거운 저이지만

저는 버거운 짐을 지는 것도 아니고 다른 누구를 태우는 것도 아닌

주님을 등에 업고 다니는 것입니다.

그리고 수난의 현장엔 정말 비실한 제가 제격입니다.

 

저는 힘이 없고 경험도 없기에 권력을 등에 업을 수는 없고,

비틀거리면서 주님을 업고 다닙니다.

저는 비틀거리지만 그래도 저는 주님을 업은 사람인 겁니다.

 

이것이 저의 자랑이고,

이것이 저의 사명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석문가롤로 2016.03.21 23:50:44
    정말 잘하고 굳셈이 있고 지혜가 있는 사람이 있는데
    저 같이 잘삐치고
    너무 나약하고
    굳셈이란 찾을수도 없고
    끈기라곤 한톨도 없는
    저를 왜 여기로 끌어다 놓으셨나요 ,~♡~♡~♡~♡
  • 정지용정지용 2016.03.20 08:28:23
    깊이 묵상합니다. 고맙습니다.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01May

    부활 제 6 주일-주님께서 남기신 당부와 약속

    오늘 복음은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하시는 말씀이며 제자들을 떠나 아버지께로 가시며 하시는 말씀입니다. 다음 주가 예수 승천 대축일이기에 이 말씀을 듣는 것인데 그러니까 오늘 주님의 말씀은 제자들에게 남기는 말씀, 곧 유언인 셈입니다.   첫 번째...
    Date2016.05.0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410
    Read More
  2. No Image 30Apr

    부활 5주 토요일-사랑 때문에 나는 오늘 무엇을 할 것인가?

    오늘 사도행전에서 바오로 사도는 티모테오를 전도여행의 동반자로 택하며 유다와 그리스 혼혈인 티모테오에게 할례를 행합니다. “바오로는 티모테오와 동행하기를 원하였다. 그래서 그 고장에 사는 유다인들을 생각하여 그를 데려다가 할례를 베풀었다.” ...
    Date2016.04.3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470
    Read More
  3. No Image 29Apr

    부활 제5주간 금요일

     사랑이라는 계명이 위대하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은 그 위대함의 또 다른 측면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할 때  우리는 하느님의 종이 아니라  하느님의 친구가 된다는 것입니다.  하느님과 우리의 ...
    Date2016.04.2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668
    Read More
  4. No Image 29Apr

    부활 5주 금요일-사랑한다면 무엇이든

    어제 말씀드린 대로 예루살렘 사도회의는 첫 번째 공의회로서 교회가 쪼개지는 위험을 막는 아주 중요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만일 사도회의가 할례를 받아야 한다는 유대주의자들과 같은 결정을 했다면 바오로와 바르나바를 중심으로 한 이방 그리스도교는 ...
    Date2016.04.2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448
    Read More
  5. No Image 28Apr

    부활 제5주간 목요일

     요한복음 6장에서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생명의 빵으로 소개하십니다.  그 말씀이 이해하기 어려워  많은 제자들이 예수님을 떠나갑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열두 제자들에게도  떠나고 싶으냐고 물으십니다.  그 질문에 베드로는  주님께 ...
    Date2016.04.2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557
    Read More
  6. No Image 28Apr

    부활 5주 목요일-성령의 자유는 시험하지 말지라!

    오늘 사도행전은 베드로 사도가 예루살렘 사도회의에서 연설한 내용입니다. 잘 아시듯 예루살렘 사도회의는 지금으로 치면 공의회이고, 첫 공의회인데 이방인에게도 모세의 관습인 할례의 준수를 요구해야 하는지에 대해 사도들과 원로들이 모여 회의를 한 ...
    Date2016.04.2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432
    Read More
  7. No Image 27Apr

    부활 5주 수요일-반역의 역사가 되지 않으려면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너희는 나 없이 아무 것도 하지 못한다.”   머물다. 열매 맺다. 아무 것도 못한다.   이것이 오늘 주님의 말씀 안에 있는 동사들인데 주님 안...
    Date2016.04.2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334
    Read More
  8. No Image 26Apr

    부활 5주 화요일-태연도 평화려니.

    오늘 사도행전은 바오로 사도의 1차 전도여행의 요약이며 마무리입니다. 오늘의 사도행전을 읽으면서 몇 가지 느낌이 남습니다.   엄청난 선교여정을 어쩌면 이렇게 간단히 기술을 할까! 반대자들은 어쩌면 이렇게 집요하게 반대를 할까! 바오로와 바...
    Date2016.04.2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480
    Read More
  9. No Image 25Apr

    성 마르코 복음사가 축일

     오늘 복음에 의하면  복음은 모든 피조물에게 선포되어야 합니다.  즉 모든 사람을 넘어서서  하느님께서 만드신 모든 피조물,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에게  기쁜 소식이 선포되어야 합니다.  창세기는 하느님께서 세상을 만드실 때 ...
    Date2016.04.2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643
    Read More
  10. No Image 25Apr

    부활제 5주간 월요일 성 마르코 복음사가 축일 -보편적 기적과표징-

    2016년 4월 25일 월요일 마르코 복음사가 축일 복음 나눔.   +그리스도의 평화를 빕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온 세상 모든 피조물들에게 복음을 선포하고 믿는 이들에게는 마귀를 쫒아내고 새 로운 언어들을 말하며 손으로 뱀을 ...
    Date2016.04.25 Category말씀나누기 By일어나는불꽃 Reply0 Views857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565 566 567 568 569 570 571 572 573 574 ... 714 Next ›
/ 714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