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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들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들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은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다.”

 

주님을 따름과 관련하여 오늘 복음에서 말씀하신 세 가지 경우는

각기 다른 시간과 장소에서 있었던 일인데 한 데 모아놓은 것일 겁니다.

그래서 시간과 장소에 대한 언급이 없음은 물론 얘기(story)가 없습니다.

다시 말해서 얘기의 기승전결起承轉結이 없어서 얘기가 어떻게 시작되고,

전개되었는지가 없으며 무엇보다도 그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그 결과가 어떻게 되었을까가 궁금합니다.

사람의 아들은 머리 기댈 곳조차 없다는 말에 따르기를 포기했는지,

죽은 이의 장사는 죽은 자가 치르게 하라는 무지막지한 말에도 따랐는지.

 

어떻게 되었을까요?

아시다시피 그것은 알 수가 없지요.

그러기에 오늘 복음은 사실을 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교훈을 주기 위한 것으로 우리는 이해하고 받아들여야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누구에게 어떤 교훈을 주기 위한 것입니까?

 

제 생각에 이 교훈은 주님을 특별하게 따르려는 성직자 수도자가

1차적인 대상이지만 꼭 그들만을 위한 것은 아니라고 봐야합니다.

주님을 따르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 우리 가운데 있습니까?

주님을 따름(Sequela Christi)은 주님을 닮음(Imitatio Christi)과 함께

주님의 제자라면 누구나 실천해야 할 길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 길은 어떤 길입니까?

 

첫째는 매우 불편하고 불안한 길입니다.

머리 기댈 곳이 없다는 것은 먹고 자고 쉴 곳이 하나도 정해지지 않아

불편할 뿐만 아니라 그래서 불안하기까지 한 삶입니다.

 

지난여름 저와 30여 명의 포르치운쿨라 행진단은

그야말로 이런 불편하고 불안한 행진을 하였지요.

어떻게 보면 무모하다고 할 이런 행진을 왜 하고,

뭣 하러 이런 고생을 사서 한 것이며

그리고 어떻게 이런 길을 끝낼 수 있었을까요?

 

그것은 프란치스코처럼 주님을 따르고자 하는 열망이 있었기 때문이고

어떤 불편과 불안도 무릅쓸 수 있는 열정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이 길은 불편과 불안의 길이지만 열정과 열망의 길이기도 합니다.

 

두 번째로 죽은 자의 장사는 죽은 자가 치러야 하는 길입니다.

 

사실 머리 기댈 곳 없는 불편하고 불안한 길을 가는 것은

자기가 힘든 것이고 그래서 그것을 무릅쓸 열정이 있기만 하면 되는 거지만

죽은 자의 장사마저 팽개쳐야 하는 것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관계 문제고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를 팽개치고 망쳐야 하는 길입니다.

 

그러니 이것은 개인의 불편을 감수하는 것보다 더 힘들고 아픈 길이며

인간으로서 해야 할 제일 크고 중요한 일조차도 팽개칠 정도로

주님을 따르는 일이 제일 중요한 사람만이 떠날 수 있는 길입니다.

예를 들면 집안에 중요한 일이 있는데 성당일 때문에 거기에 빠지는 거지요.

 

세 번째로 이 길은 뒤 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고 가야 하는 길입니다.

 

이는 과거지향적이지 말고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는 말씀도 되겠지만

그보다는 관계의 재편과 관계된 말씀입니다.

주님과의 새로운 관계를 맺으려면 옛 관계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그런데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모든 애착을 끊는 것, 이것이 큰 아픔이지만

사랑하는 이들에게 아픔을 주며 이 길을 가야 한다는 게 더 큰 아픔이지요.

그러니 이 길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끊어야만 하는 매정한 길이지만

이 매정한 짓을 할 정도로 주님을 사랑해야만 갈 수 있는 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주님을 사랑한다는 것은 모든 사람을 사랑하는 길이기도


아무튼 주님을 따르는 길은 불편함은 무릅쓰고,

인간사 가장 중요한 일과 가장 사랑하는 사람마저 포기해야 하는 길이며,

그래서 인간적으로는 가장 어리석고 몹쓸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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