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028 추천 수 2 댓글 2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요즘의 저는 옛날과 비교하면 그리 가난하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그 가난하지 않은 이유가 가난하게 살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프란치스칸이 되고 처음에는 프란치스코의 가난을 무척

따라 살고 싶었고, 그래서 흉내를 많이 내곤 했지요.

 

그런데 제가 살았고, 지금도 사는 가난이 정말 즐겁고 기꺼운

가난이기보다는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의무감이 늘 군더더기처럼 있는,

그런 가난이어서 오늘 축일을 지내는 클라라 성녀가 무척 부럽고,

다른 한편으로는 무척 부끄럽습니다.

 

그런데 부러운 것이 꼭 클라라 성녀뿐이 아니고,

부끄럽게 하는 것도 클라라 성녀뿐이 아닙니다.

얼마 전 특별하게 사는 사람들에 대한 영상을 봤는데

이름하여 Minimal Life를 사는 사람들에 대한 것입니다.

 

Minimal Life를 우리말로 바꾸자면 최소로 사는 삶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들이 추구하는 것은 1) 불필요한 물건을 버리는 것, 당연히 2) 과도한

소비를 줄이는 것, 그리하여 3) 시간과 공간을 단순화하고 낭비치 않는 것,

4) 시간과 공간의 여유를 가지고 사는 것, 이로써 5) 환경을 보호할 뿐

아니라 무엇보다 자신이 만족스럽고 행복한 삶을 사는 것 등입니다.


이것을 우리식으로 표현하면 가난한 삶이라고 해도 큰 무리가 없을 겁니다.

아무튼, 그들은 제가 서약으로 살고 의무로 살려는 것을 서약 없이도

자유롭게 그리고 기꺼이 살고 그런 사람들끼리 동호회 모임도 하곤 합니다.

 

그렇습니다.

주님께서 처음 가르치셨고, 프란치스코와 클라라가 그렇게 열렬히 살고자 한

가난은 우리를 자유롭게 하고, 여유롭게 하며, 궁극적으로 행복하게 합니다.

 

문제는 이 자유와 여유와 행복을 실제로 그리고 현재적으로 느끼며 가난을

살아야 하지만 우리는 아니, 저는 종종 그러지 못하는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그것은 우리의 서약과 우리의 선택이 박물관에 가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의 서약이 갱신되지 않고

우리의 선택이 매일 새롭게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난을 여전히 살면서도 서약과 선택은 박물관에 가 있기에

가난이 주는 자유와 여유와 행복도 갱신하지 못하는 것인데 저는

이것들을 박물관에 보내고는 제일 먼저 ''를 다시 소유하였습니다.

 

사실 프란치스코나 클라라가 살았고 그래서 우리가 살아야 할 가난은

물질이 없는 가난에 앞서 내가 없는 가난이고,

물질이 없는 가난에 앞서 욕심이 없는 가난이며,

욕심이 없는 가난에 앞서 사랑이 있는 가난입니다.

 

그런데 그 버린 나를 다시 주워 가짐으로써

물질에는 가난하면서도 사랑이 없고 그래서

당연한 결과로 가난의 자유와 가난의 여유와 가난의 행복이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클라라는 유언에서 이렇게 얘기합니다.

"그리고 프란치스코께서는 우리가 육신적으로 연약하고 미약하지만

그 어떤 궁핍도, 가난도, 수고도, 시련이나 수치도, 세상의 멸시도

마다하지 않고, 우리가 이를 더없는 큰 기쁨으로 여기는 것을

보시고, 주님 안에서 크게 기뻐하셨습니다."

 

우리도 클라라처럼 프란치스코가 보고 크게 기뻐하는 삶,

가난과 고통과 멸시를 감수, 감당, 감내하는 삶을 살기로

오늘 다시 마음 먹어야겠습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20.08.11 07:06:19
    신부님의 말씀을 같은 전례시기에는 어떻게 묵상하고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20.08.11 07:05:28
    18년 성녀 클라라 동정 기념일
    (내 머무는 곳은 어디?)
    http://www.ofmkorea.org/135212

    17년 성녀 클라라 동정 기념일
    (시선의 강탈, 관상의 상실)
    http://www.ofmkorea.org/109458

    16년 성녀 클라라 동정 기념일
    (가난과 형제적 가난)
    http://www.ofmkorea.org/92486

    15년 성녀 클라라 동정 기념일
    (시선 고정)
    http://www.ofmkorea.org/81143

    10년 성녀 클라라 동정 기념일
    (가난과 사랑의 관상으로 빛나는 여인)
    http://www.ofmkorea.org/4287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04Sep

    연중 22주 금요일-쇄신과 혁신 중에서 나는 어디?

    온고지신溫故知新.   이 말은 논어에 나오는 말로서 '옛것을 익히고 그것을 통하여 새것을 앎'이라는 뜻으로 보통 이해되는데 옛것과 새것, 또는 보수와 진보가 서로 배척하지 않고 신구가 조화를 이루는 것, 무엇이 창조적으로 발전하는 것 등의 뜻으로...
    Date2020.09.0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860
    Read More
  2. 03Sep

    성 그레고리오 교황 기념일

    2020년 9월 3일 성 대 그레고리오 교황 학자 기념일 - http://altaban.egloos.com/2242957
    Date2020.09.03 Category말씀나누기 By오바오로 Reply0 Views336 file
    Read More
  3. 02Sep

    연중 제22주간 수요일

    2020년 9월 2일 연중 제22주간 수요일 - http://altaban.egloos.com/2242942
    Date2020.09.02 Category말씀나누기 By오바오로 Reply0 Views284 file
    Read More
  4. No Image 02Sep

    연중 22주 수요일-우리는 모두 하느님의 공공재

    요즘 와서 제 얘기를 너무 많이 하는 것 같아서 죄송한데 오늘도 제 얘기를 가지고 오늘 나눔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저는 어렸을 때 외할머니가 저의 형을 저보다 더 사랑하신다고 생각하여 할머니가 밉지는 않았지만 서운했고 형을 존경하면서도 미움...
    Date2020.09.0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021
    Read More
  5. 01Sep

    연중 제22주간 화요일

    2020년 9월 1일 연중 제 22주간 화요일 - http://altaban.egloos.com/2242924
    Date2020.09.01 Category말씀나누기 By오바오로 Reply0 Views285 file
    Read More
  6. No Image 01Sep

    연중 22주 화요일-선방의 죽비소리처럼 다가온 말씀

    오늘 일어나 독서와 복음 묵상을 하다가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이런 질문이 마음에서부터 올라왔기 때문입니다.   성령께서 내 위에 내려오시고 내가 성령에 사로잡히는 것이 꼭 좋을까?   이런 생각이 올라온 것은 아마 성령이 주님 위에 내리심을 ...
    Date2020.09.0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923
    Read More
  7. 31Aug

    연중 제22주간 월요일

    2020년 8월 31일 연중 제22주간 월요일 - http://altaban.egloos.com/2242908
    Date2020.08.31 Category말씀나누기 By오바오로 Reply0 Views275 file
    Read More
  8. No Image 31Aug

    연중 22주 월요일-혀뿐 아니라 귀까지

    지난날을 돌아보면 부끄러운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고, 그것이 대부분 교만했던 저의 행위에 대한 거지만 그중에서 저의 강의와 강론에 대한 부끄러움도 많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리고 오늘 서간의 말씀에 비추어 보면 저는 너무 자신만만하게 강론...
    Date2020.08.3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867
    Read More
  9. No Image 30Aug

    연중 제22주일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복음의 내용으로 보면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일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은 당신의 죽음과 부활을 가리키는 것 같습니다. 이것과 반대로 사람의 일은 예수님께서 수난당하지 않으시는...
    Date2020.08.3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218
    Read More
  10. 30Aug

    연중 제 22 주일

    2020년 8월 30일 연중 제 22 주일 - http://altaban.egloos.com/2242899
    Date2020.08.30 Category말씀나누기 By오바오로 Reply0 Views257 file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312 313 314 315 316 317 318 319 320 321 ... 716 Next ›
/ 716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