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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쇠 2008.11.30 10:28

대림 1주일-주임을 기다리는 아줌마

조회 수 2405 추천 수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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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력으로 어느덧 한 해가 가고 새 해가 왔습니다.
한 해가 가고 새 해가 오는 이 시점에서 제 마음이 착잡합니다.
그리고 대림절을 맞이하는 저의 마음은 더욱 착잡합니다.
새 해가 올 것을 기다려 기꺼이 새 해를 맞이해야 하는데
한 해가 가니 어쩔 수 없이 밀려서 새 해를 맞이한 것 같기 때문입니다.
노처녀가 신랑도 없는데 나이만 자꾸 먹는 것과 같은 심정이랄까요.

이렇게 얘기하면 반발할 노처녀들이 많을 것입니다.
하구 많은 비유 중에 왜 노처녀 비유를 드느냐 따지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좀 더 논리적이고 당당하게 비유의 부 적절성을 따지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우선 왜 내가 노처녀냐고 따질 것입니다.
나는 노처녀가 아니라 한 여자이고
여자이기에 앞서 한 사람이라고 할 것입니다.
굳이 여자임을 강조한다고 해도 나는 처녀가 아니고
노처녀는 더더욱 아니라고 할 것입니다.
처녀는 결혼을 전제로 결혼하지 여자를 일컫고
결혼 상대자인 남자를 기다리는 여자지요.
그중에서 노처녀는 기다리는 남자를 못 만나
아직도 기다리는 처량한 여자인 셈입니다.

그렇다면 저는 처량하기는 하지만 노처녀입니다.
노처녀라고 하는 것이 너무 거북하면
오늘 복음에 비유처럼 주인을 기다리는 종이라고 해도 좋습니다.
아무튼 저는 기다리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저는 제가 신랑을 기다리는 처녀라는 것을 거부하는 사람이 아니고
주인을 기다리는 종이라는 것을 거부하는 사람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신랑을 만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새해를 맞이하지 않고
주님이 오실 것을 대비하는 종의 마음으로
대림절을 맞이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아마 제가 노처녀가 아니고 아줌마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줌마는 이미 결혼을 한 사람입니다.
이미 신랑을 만나 같이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러니 만나야 할 신랑을 기다릴 필요는 없는 사람이지요.
그런데 이미 만났으니 정말 기다릴 필요가 없을까요?
그러면 신랑은 만나기를 학수고대하며 기다리는 처녀에게로 가지 않을까요?

들은 얘기지만
결혼한 남자들이 제일 싫어하는 것 중의 하나가
서방이 돌아올 때 아내가 기다리지 않는 것이랍니다.
잠자다가 운동복 차림의 부스스한 모습으로 맞이하는 것이지요.
진하게 화장하고 화려한 의상을 차려 입고 맞이하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오든지 말든지 관심이 없다는 식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지요.

그러고 보니 성숙한 사랑은 참으로 기묘한 줄타기이고 조화입니다.
새 옷을 입듯이 맞선을 보듯이 편치 않아서도 아니 되고
종이나 아랫사람 대하듯이 아무래도 되고 막 대해서도 아니 됩니다.
이미 만났고
이미 서로에게 익숙하고 편안하면서도
늘 기다리고
늘 새롭게 그리고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것입니다.
남편이면서 아직도 연인이고
친구이면서도 주인이게 하는 것,
이것이 성숙한 사랑의 관계이고
이것이 ‘이미 벌써, 그러나 아직 아니(already but not yet)'의 기다림입니다.

우리와 주님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주님은 2천 년 전에 이미 오셨고
그래서 우리는 이미 주님을 만났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새로운 만남을 위해
아직 아니 만난 사람처럼 주님을 기다립니다.
그래서 우리는 매일 주님을 새롭게 만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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