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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그리스도의 평화

 

 

 

 

유기서원기때 성북동에서도

 

여름이되면 모기들이 꽤 많았습니다.

 

아마도 지금도 그렇겠지요.

 

그러한 모기들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나타났습니다.

 

언젠가 저는 더운 여름날 밤 잠을 잘려고 불을 껐을 때

 

곳곳에 숨어 있던 모기들이 나타나 저에게 달라들어

 

물어뜯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불을 덥고자도 속으로 파고들었고,

 

조금이라도 이불속에서

 

나오기라도 하면 달라들었습니다.

 

전 그렇게 해서 몇시간 동안이나 잠을 잘수가 없었고,

 

짜증과 화가 났습니다.

 

그때에 저는 모기와 원수가 되었습니다.

 

그날 밤 저를 무척이나 힘들게 했기 때문입니다.

 

이러다가 날 샐때까지

 

뒤척이다가 밤이 끝날것만 같았습니다.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전 이내 지쳐 모든것을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모든것을 놓아버렸습니다.

 

잠을 자기 위해 모기에게 안물리기

 

위해 피하지도 막지도 않고,

 

물려면 물고, 안물려면 안물고 그냥 내버려 뒀습니다.

 

그래서 전 그렇게 모기가 없는듯,

 

물어도 안물린듯 그렇게 누워있었고,

 

그제서야 제 마음은 평화로웠습니다.

 

모기가 안물어서 모기가 없어져서

 

평화로운것이 아니라

 

잠을 자기 위해 안물리기 위해

 

애써지 않아서 제가 평화로웠습니다.

 

그러다 전 잠이 들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일어났을 때에는

 

여기저기 모기들에게

 

물린 자국들이 여러있었지만

 

그래서 잠을 못잔것이 아니라

 

그래도 잠을 평화롭게 잤습니다.

 

그 이유는 모기들이 없고,

 

안물어서가 아니라 잠을 자기 위해 안물리기 위해

 

움켜 잡았던 제 마음을 놓아 버렸기 때문이었습니다.

 

그것이 평화로움이었습니다.

 

모기가 없는것이 평화로움의 전부다가 아니었습니다.

 

밤에 잘 때의 모기가 철천지의 원수가 되었다가

 

하루밤 사이에 평화가 무엇인지

 

일깨워주는 큰 스승이 되었습니다.

 

물론 그것만 가지고 전부다 알았다고 할수는 없겠지요.

 

그러나 무엇인지는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습니다.

 

모기가 가르쳐 준 것이었습니다.

 

누가 듣기에 우스울 수도 있겠지만

 

저는 모기에게 배운것입니다.

 

몇년이 지난 지금도 전 그렇게 말합니다.

 

어찌본다면 원수는 나를 괴롭힌 그 모기가 아니라

 

모기에게 안물리고 편안하게 잠을 잘려고

 

움켜잡았었던 저 자신이었습니다.

 

제가 움켜 잡았을 때는 모기는 없어져야 할 대상이었지만

 

그것을 놓아버릴때에는 그렇지가 않았습니다.

 

오히려 평화가 무엇인지 진정한 평화가 무엇인지

 

일깨워줬던 스승이었습니다.

 

이 모든것들이 하룻밤 사이에 일어난 일들이었습니다.

 

비록 모기만 그렇겠습니까?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과의 관계,

 

원수라고 생각되는 사람들과의 관계도

 

이와 마찬가지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내가 원수라고 생각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행위를 보기 보다는 우선

 

나를 먼저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내가 원하고, 좋아하고, 바라고,

 

그래서 붙잡고 싶은것이 무엇인지를 말입니다.

 

가령 예를 들어서 내가 어떠한 물건을 좋아하고, 바라고,

 

원해서 그것을 가지고 있는데 누군가 그것을 빼앗아간다면

 

그 사람은 나에게 있어서 미워하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내가 그것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내 마음으로 움켜잡고 있지 않다면 그

 

사람이 빼앗아 간다고 한들

 

미련은 남아 있지 않을 것입니다.

 

오늘 1독서에서는

 

 "너희는 동포에게 앙갚음하거나

 

앙심을 품어서는 안된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내가 무엇인가를 붙잡고 있다면

 

나에게 해를 끼친 사람에게 앙심을 품지않고

 

사랑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물론 순간적으로 참을 수는 있겠지만

 

내면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상태에서는

 

언젠가 또 다시 폭팔?하게 될

 

것이라는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2독서에서도 바오로는 이렇게 말합니다.

 

"여러분이 하느님의 성전이고

 

하느님의 영께서 여러분 안에 계시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모릅니까?".

 

사랑한다는것, 원수까지도 사랑한다는 것은

 

주님의 영의 활동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원하고,

 

바라는것을 마음으로 붙잡고 움켜쥔다면

 

주님의 영의 활동을 가로막는 것입니다.

 

내 마음안에 계신 주님의 영의 활동을

 

가두어놓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마음은 주님의 영이 계시는 성전이기에

 

나의 집착과 욕심에서 벗어나 비워둬야 할 것입니다.

 

뒤이어서 바오로는 이렇게 말합니다.

 

"여러분은 그리스도의 것이고,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것입니다".

 

바로 우리의 마음은

 

하느님 아버지와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성전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깨끗이 비워둬야 할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예수님께서는 한마디로 요약해서

 

" 원수를 위해서 기도하고, 사랑하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현세의 좋은것들을 붙잡고 집착하고 있다면

 

그래서 그것을 침해하거나 빼앗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는 그를 쉽게 사랑할수가 없을 것입니다.

 

또한 우리는 그를 "원수"라고도 부를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나를 돌아보지도 않은체

 

"원수같은 사람만"을 따진다면

 

우리는 "원수"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오늘도 우리는 타인의 원수를 가리키기 보다는

 

내가 무엇을 붙잡고 있는지,

 

왜 내가 그 사람을 원수로 바라보는지를

 

성찰하는 하루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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