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389 추천 수 3 댓글 0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용서와 관련하여 저를 성찰하면 찜찜한 느낌입니다.

말끔하지 않고 산뜻하지 않습니다.

청소를 다 하지 못한 느낌이랄까 큰 거를 보고 뒤를 닦지 않은 느낌이랄까,

뭔가 남아 있고 해야 할 용서가 남아있습니다.

 

용서한 줄 알았는데 아직도 미움이 살아나고,

어제 봤듯이 그가 하느님이 보내주신 악한 천사이기도 했다가

내가 직접 앙갚음하진 않지만 잘못되기를 아직도 바라는 원수이기도 합니다.

 

왜 그럴까 생각을 하면

제 마음에서 큰 미움은 제거했지만 아직 작은 미움과 앙심이 남아있는 거로,

큰 미움이 제거된 것으로 됐다 치고는 말끔히 치우지 않은 것입니다.

 

이는 마치 유리창에 묻은 큰 먼지들은 청소를 했는데

그것만 치우고 다른 먼지들은 그대로 남아 있는 것과 같지요.

큰 것은 눈에 탁 띄고 보기 싫어 꼭 치워야 했지만

다른 작은 먼지들은 눈에 띄지도 않고 그리 불편치도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또 다른 차원에서 생각해볼 수도 있겠습니다.

큰 미움만 치우고 작은 미움이 남아있는 문제이기도 하지만내 마음이

사랑으로 가득 차 모든 미움을 밀어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악령이 집을 비우고 나갔는데 계속 깨끗이 비어있는 채로 있으니

그것이 다른 일곱 악령을 더 데리고 들어왔다는 예수님 말씀처럼

사랑으로 가득 차 있지 않으면 미움이 또 들어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남아 있던 미움, 가라앉아 있던 미움이 올라오는 경우도 있지만

사랑으로 가득 차 있지 않기에 미움이 살그머니 들어와

자리 잡는 경우도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 이제 우리의 관건은 어떻게 사랑으로 내 마음을 채울 것이냐 그건데,

사랑의지도 있어야지만 내 사랑의 의지만으로 되지 않기에

어떻게 하느님의 사랑으로 채울 것인가 그 방법론이 관건이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사랑, 그것도 용서의 사랑은 오늘 독서의 다니엘처럼

부서진 영혼과 겸손해진 정신의 소유자에게 주어지는 것이고

오늘 복음의 동료에게 빚을 갚지 못해 감옥까지 간 사람에게 주어집니다.

 

그것은 제가 늘 얘기하듯 의지로 가능한 사랑이 아니라

은총으로 가능한 사랑이기 때문이고 은총은

교만한 사람이 아니라 겸손한 사람에게

높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 낮게 있는 사람에게 내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은총은 내리는 비와 흐르는 물과 같아서

위에서 아래로 내리고 꼭대기에서 밑으로 흐릅니다.

 

그래서 자신이 늘 사랑의 은총이 필요한 가난한 자임을 인정하고,

오늘 다니엘처럼 하느님의 자비를 구하고 하느님의 얼굴을 찾는 사람에게

용서의 사랑은 은총으로 주어지고 채워지는 것입니다.

 

이런 처지의 사람은 사실 자기가 용서받아야 할 존재지

용서해야 할 존재가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감히 자기가 용서를 하니, 못하니 그런 것도 아예 없을 겁니다.

 

그렇게 저를 보면 제 안에서 용서가 말끔치 않고 미움이 늘 남아있는 것은

앞서 봤듯이 큰 미움이 아니고 대부분 작은 불만들에서 비롯된

작은 미움들이어서 제가 참 찌질하고 한심합니다.

 

그런데 그 작은 불만들이란 것들이 제가 교만하기에

사람들이 제 마음에 들기를 바라는 데서 오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요즘 제가 용서해야 한다면 대단한 용서가 아니라

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을 괜찮다고 용서하는 것입니다.


여러분도 아마 저와 비슷하겠지요?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09Dec

    대림 2주 화요일-나도, 우리도 백 마리 중 한 마리 양

      “이 작은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잃어버리는 것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뜻이 아니다.”   제가 양성을 받는 동안 두 가지 유형의 양성자가 있었습니다. <안절부절> 형과 <냉담> 형입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피 양성자가 수도원을 떠나려고 할 때 ...
    Date2014.12.0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894
    Read More
  2. No Image 08Dec

    원죄 없이 잉태되신 마리아 대축일-자유로 사랑하신 모범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교회의 전례는 원죄 없이 잉태되신 마리아 축일을 지내며 첫째 독서를 위해 창세기의 원죄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마리아가 원죄 없이 잉태되신 것을 기리는 것이 오늘의 축일이니 원죄에...
    Date2014.12.0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2013
    Read More
  3. No Image 07Dec

    대림 제 2 주일-내가 주님의 길이 되어야

    오늘 복음에서는 이런 말씀이 선포됩니다. “너희는 주님의 길을 마련하여라. 그분의 길을 곧게 하여라.”   그런데 우리는 이런 반문을 하게 됩니다. 주님께서 길이신데 무슨 주님의 길을 또 내라는 것인지? 당신 가실 길을 스스로 마련치 못해 우리가 마...
    Date2014.12.0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511
    Read More
  4. No Image 07Dec

    대림 제2주일

      오늘 복음에 나타나는 세례자 요한의 모습은 엘리야의 모습을 연상시킵니다. 열왕기 하권이 전하는 엘리야는 몸에 털이 많고 허리에는 가죽 띠를 두른 모습인데, 그 모습은 요한의 모습과 비슷합니다. 또한 요한이 세례를 준 장소는 역사적으로 볼 때, 엘리...
    Date2014.12.0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1 Views958
    Read More
  5. No Image 06Dec

    대림 1주 토요일-많이 받았다고 생각하면

    “모든 고을과 마을을 두루 다니시면서, 회당에서 가르치시고 하늘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시며, 병자와 허약한 이들을 고쳐주셨다.”   어젠가, 그젠가 신문기사를 보고 마음이 많이 아팠고, 불편했습니다. 아버지가 친딸을 8살부터 8년 간 성폭행을 했다는 ...
    Date2014.12.0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432
    Read More
  6. No Image 05Dec

    대림 1주 금요일-끝 너머에는?

    “‘내가 그런 일을 할 수 있다고 너희는 믿느냐?’ ‘예, 주님!’ ‘너희가 믿는 대로 되어라.’ 그러자 그들의 눈이 열렸다.”   눈이 먼 사람을 일컬어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표현을 들을 때 저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
    Date2014.12.0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618
    Read More
  7. No Image 04Dec

    대림 1주 목요일-무너진 하느님의 집

    “나의 이 말을 듣고 실행하지 않는 자는 모두 자기 집을 모래 위에 지은 어리석은 사람과 같다. 비가 내려 강물이 밀려오고 바람이 불어 그 집에 휘몰아치자 무너져버렸다.”   오늘 주님께서는 당신의 말씀을 듣고 실천하지 않으면 우리가 짓는 집이 마...
    Date2014.12.0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793
    Read More
  8. No Image 03Dec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축일-복음이란 행복의 역설

    “나는 어떻게 해서든지 몇 사람이라도 구원하려고,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순전히 남을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다시 말해서 무엇이 나를 위한 것이 아니고 오로지 남을 위한 것이어도 할 수 있을까?   단언컨대 아무리 ...
    Date2014.12.0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755
    Read More
  9. No Image 02Dec

    대림1주 화요일- 봐야할 것을 보는 행복한 눈

    “너희가 보는 것을 보는 눈은 행복하다. 많은 예언자와 임금이 너희가 보는 것을 보려고 하였지만 보지 못하였고, 너희가 듣는 것을 들으려고 하였지만 듣지 못하였다.”   살면서 이것저것, 온갖 것을 다 겪은 걸 일컬어 산전수전 다 겪었다고 하고, 볼 ...
    Date2014.12.0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3 Views2267
    Read More
  10. No Image 01Dec

    대림 1주 월요일-구원의 두 조건

    “제 종이 중풍으로 집에 드러누워 있는데 몹시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내가 가서 그를 고쳐 주마.”   구원 발생의 두 조건.   오늘 복음은 백부장의 종이 치유되는 얘기인데 여기에서 우리는 우리 인간이 구원 받는 두 조건을 볼 수 있습니다.   ...
    Date2014.12.0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684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614 615 616 617 618 619 620 621 622 623 ... 710 Next ›
/ 710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