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예수님께서는 많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기 시작하셨다.”

 

오늘 복음의 얘기는 이렇습니다.

제자들이 복음 선포를 하고 돌아온 데다

돌아와서는 사람들에게 많이 시달려 지쳐있어서

주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외딴 곳으로 피해가십니다.

 

그런데 그것을 알고는 많은 사람들이 피해간 그 외딴 곳까지 따라오는데

얼마나 서둘러 따라왔냐 하면 배로 온 주님보다 먼저 도착할 정도입니다.

어떻게 보면 참 집요하고 염치가 없는 군중이라고 할 수 있는데

주님께서는 그들을 염치가 없다고 하시지 않고 가엽게 여기십니다.

그렇다면 군중은 어떤 면에서 가여운 것입니까?

 

우리는 즉각 굶주림 때문에 가엽다고 생각할 수 있고,

실제로 주님께서는 오병이어의 기적을 일으켜 배불리시잖습니까?

그런데 복음은 우리 생각과 달리 그들이 목자 없는 양과 같아서 가엽답니다.

 

기아와 질병으로 고통 받고 사망하는 것을 볼 때

우리는 즉시 측은지심이 일어나고, 도와줘야겠다는 마음도 생깁니다.

반면에 많이 가졌는데도 욕심이 많은 사람이나

갈 길을 잃고 방황하며 술이나 먹고 삶을 포기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가엽다기보다는 한심하다거나 심지어 밉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실 더 가여운 사람은 병들고 굶주린 가난한 사람이 아니라

많이 가졌는데도 욕심 부리는 사람이고 방황하는 사람입니다.

병들고 굶주린 사람들이 자살하지 않고 배불러도

삶의 의미를 잃고 방황하는 사람들이 자살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지요.

 

조금 가져서 가여운 것이 아니라 많이 가져도 만족을 모르는 사람이 가엽고,

고통스러운 사람이 가여운 것이 아니라 불행한 사람이 가여운 것이지요.

 

제가 외국에 처음 나간 곳이 1987년 필리핀 정의평화 국제회의였습니다.

그 프로그램 중의 하나가 Smoky Mountain이란 곳을 방문하는 거였는데

쓰레기더미를 뒤져 먹고 사는 사람들의 삶을 보러 간 것입니다.

 

둘러보는 중에 한 여인이 벌거벗은 아이를 옆구리에 끼고 그 더러운

쓰레기더미에서 바나나 하나를 주워 자기도 먹고 아기에게도 먹이는데

그것을 같이 본, 유럽에서 온 신부님이 우리나라에는

개를 위한 상점도 있는데하며 불쌍하다고 하시는 거였습니다.

 

연민의 마음에서 나온 말이지만 그 말을 들은 저는 거부감이 들면서

속으로 당신네 나라 사람들보다 이 아낙이 더 행복하다. 당신네 나라

자살률이 이곳 필리핀보다 훨씬 높지 않으냐?’하고 반박을 하였습니다.

 

제가 그렇게 얘기한 것은 비딱한 심사 때문만이 아니었습니다.

실제로 그 아낙이 그런 곳에서 먹는 모습을 보인 것이 겸연쩍었는지

씩 웃는데 그 얼굴이 그야말로 평화 그 자체였고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나는 이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한다는 얼굴이었지요.

 

이 여인의 그 평화로운 얼굴이 행복에 대한 저의 생각을 바꿔놓았습니다.

행복이란 소유의 문제가 아니라 만족의 문제라고.

아무리 많이 가지고 있어도 만족할 줄 모르면 불행하고,

반대로 아무리 없어도 행복할 줄 알면 그것이 행복이라고.

 

그러고 보니 저도 어렸을 때 가난했지만 가난 때문에 죽고 싶지 않았고,

이 세상을 왜 그리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몰랐을 때 죽고 싶었지요.

그리고 시한부인 사람들이 그 고통에도 오히려 살려고 하지 않습니까?

 

대사제요 목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찬미하는 히브리서를 오늘로 끝내며

화답송은 아쉬울 것 없고 푸른 풀밭에로 양들을 인도하는 목자에 대해

노래하는데 주님께서는 진정 살 길, 행복의 길을 알려주시고 그곳으로

우리를 인도하시는 우리의 참 목자이심을 다시 한 번 묵상하는 오늘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14Jun

    삼위일체 대축일

     삼위일체는 삼위이신 성부, 성자, 성령께서 한 분 하느님이심을 고백하는 말입니다. 하지만 이 말은 단어 안에 모순을 담고 있기 때문에, 머리만으로는 이해하기 쉽지 않은 단어입니다. ‘삼위’는 성부, 성자, 성령으로 각자 고유함을 지닌 존재, 즉 서로 같지...
    Date2014.06.1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1317
    Read More
  2. No Image 09Jun

    성령 강림 대축일-성령을 받으려면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셨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예수님께서 숨을 불어넣으며 말씀하셨다. ‘성령을 받아라.’”   이번 성령 강림 대축일을 일주일도 더 전부터 준비하면서 성령 강림 체험을 이번에는 정말 찐하게 하고 싶다고 하면서도 다른 한 ...
    Date2014.06.0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2168
    Read More
  3. No Image 08Jun

    성령 강림 대축일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 (요한 20, 22-23)  오늘 이 이야기는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그날 저녁의 이야기입니다. 스승의 죽음으로 인한 두려움, 자신들도 잡혀가...
    Date2014.06.0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1715
    Read More
  4. No Image 07Jun

    성령 강림 대축일 -나무를 통하여-

    T. 그리스도의 평화               오순절이 되자 제자들은 불꽃 모양의 혀들이 나타나   각 사람머리위에 내리면서 성령을 받게 됩니다.   그들은 모두다 하나같이 다른언어들로 말하면서   성령안에서 모두다 하나되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
    Date2014.06.07 Category말씀나누기 By일어나는불꽃 Reply0 Views1562
    Read More
  5. No Image 01Jun

    예수 승천 대축일-기도는 하느님께로, 사랑은 세상에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주님 승천 대축일을 지내며 그리고 오늘 복...
    Date2014.06.0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2036
    Read More
  6. No Image 31May

    주님 승천 대축일-가려진 욕망의구름-

    T.그리스도의 평화           주님께서는 지상을 떠나 하늘로 승천하셨습니다.   그리고 하느님 아버지의 오른편에 앉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복음말씀에서 말씀하셨습니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
    Date2014.05.31 Category말씀나누기 By일어나는불꽃 Reply0 Views1497
    Read More
  7. No Image 31May

    주님 승천 대축일

     오늘 미사에서는 마태오 복음의 마지막 부분이 선포됩니다. 하지만 마지막 부분을 읽으면서, 마지막이라는 느낌보다는 처음, 시작이라는 느낌이 더 강하게 다가옵니다.  갈릴래아. 예수님의 무덤을 찾아갔던 여자들은 예수님을 보지 못하고, 대신 천사를 ...
    Date2014.05.3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1273
    Read More
  8. No Image 26May

    부활 제6주일

     '너희가 나를 사랑하면 내 계명을 지킬 것이다.' (요한 14,15)  사람이 지닌 기초 권리 중의 하나는 자유일 것입니다.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신분이나 조건을 따지지 않고, 사람이라는 이유 때문에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다는 뜻입니다.  자유에 반대되는...
    Date2014.05.2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1464
    Read More
  9. No Image 25May

    부활 제 6 주일-상실의 은총

    “내가 아버지께 청하면, 아버지께서는 다른 보호자를 너희에게 보내시어, 영원히 너희와 함께 있도록 하실 것이다. 그분은 진리의 영이시다. 세상은 그분을 보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하기 때문에 그분을 받아들일 수 없지만 너희는 그분을 알고 있다. ...
    Date2014.05.2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2729
    Read More
  10. No Image 18May

    부활 제 5 주일-어떤 돌인가?

    “사랑하는 여러분, 주님께 나아가십시오. 그분은 살아 있는 돌이십니다. 사람들에게는 버림을 받았지만 하느님께는 선택된 값진 돌이십니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   베드로 사...
    Date2014.05.1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2043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630 631 632 633 634 635 636 637 638 639 ... 712 Next ›
/ 71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