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23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온 누리에 평화


  "거리에 비가 내리 듯 내 마음 속에 눈물이 흐른다."

  특히 가을 비가 하염없이 내리는 이런 날에는, 위의 유명 싯귀가 떠오른다.


  어제 가리봉동 FMM 수녀원에 장례식이 있었고, 오늘 11시엔 미국, 롱아일랜드에서 지내고 계시던 막내 숙부의 영결식이 있을 예정. 


  물론 "행복했습니다.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라는 유언을 남기시고 하느님 품으로 돌아가신 김선옥 데레사 수녀님의 장례미사와 포천 장지에서의 분위기는 참으로 숙연하면서도 아름다왔다.  신학,철학,교리신학...등을 함께 공부했던 1976년도와 그 이후, 가족 수도원의 멤바로 개인적으로도 가끔 만나며 영적인 형제 자매애가 남달랐던 수녀님이셨다.  평소 내성적이면서도 인정이 많으시어 주위 분들에게 따뜻한 배려를 아끼지 않으셨던 수녀님의 길지않은 71세의 삶을 어제의 장례식장에서 그대로 읽을 수가 있었으니까...

  수녀님이 영면하시기 2-3일 전이었으리.  시흥의 전.진.상 호스피스 병동에 누워계시다는 전갈을 한 형제를 통해 들으면서, "젠장, 임종을 가까이 두고 오지말라는 데야 뭐 가볼 필요가 있누, 기도만 하면 되지...!?  안간다, 안가...!"라고 투덜댔지만, 하지만 곰곰 생각해 보았다.  한 세상 함께 살다 마지막 별리의 고별을 그런 식으로 마감하는건 아니다싶은 생각이 들었다. 

  즉시 병문안을 갔다. 의식은 아직 또렷한 상태여서 손을 꼬옥 잡으시면서 매우 반가와하셨고, 몸 전체의 상태를 보아 며칠 못넘기시리란 예감이 드는 거였다.  병수발하는 조카의 말에 의하면, 의도적으로 병원 진료를 안하시어 암균의 전이가 급속도로 빨라졌단다.  그렇다, 누구든 죽음이란 일생일대의 명제 앞에서는 분명 조만간 언젠가는 죽는다는 것 외엔 그 일시를 아무도 아는 이가 없다.  그 죽음을 수녀님은 어떤 인위에가 아닌 오로지 하느님께 맡기셨을 뿐이다. 

  수녀님의 영면 소식을 들은 직후, 강릉에서의 1박 2일 지역모임과 겹친 날이었지만, 역시 공부도 함께 했고 같은 공동체에서 가까이 지내시던 또 다른 수녀님과 통화하면서, "에이, 병문안 오지 말라해 안갔는데, 수사님은 병문안 다녀왔다고요?" 하면서 퍽으나 섭섭해 하시는 거였다.  재빨라야 할 용서나 배려가 꿈뜨면 아차싶게 그리되는 게 아닌가?


  수녀님의 임종을 통해, 삶과 죽음은 결국 동전의 양면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삶이 있었기에 이렇다 저렇다 죽음에 대해서도 말이 많은 이 세상이 아닐런가?  어쨌든 데레사 수녀님은 한 세상 귀감의 삶을 살으셨고, 수녀님과의 여러 아름다운 추억으로 이런 글도 이렇게 풀어나가는 것이 아니겠는가! 

  김선옥 데레사 수녀님, 하느님 영전에 수녀님은 영영세세 행복하시겠어요!  이렇듯 몇 방울 제 눈물 을 보고계시나요?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03 황금 빛 노란색 뱀 이야기 (4) 황금 빛 노란색 뱀 이야기 (4)여느 때처럼 소등을 하고 자리에 누워 고요 중에 별 생각없이 잠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랫동안 불면증에 시달린 후유증인지 잠... 고파울로 2024.04.07 92
502 황금 빛 노란색 뱀 이야기 (1) 황금빛 노란색 뱀 이야기 (1)2021년 9월 어느 날 깊은 밤, 사람 몸처럼 굵은 뱀이 내 몸이 닿지 않게 몸 전체를 나선형 스프링처럼 휘감고 있는 꿈을 꾸었다. 얼... 고파울로 2024.03.07 99
501 적선, 자선, 아님 연민으로...? 평화와 선     우리 동네 관할 구역내, 소공동 주민센터 주변에서 일을 해온지도 어언 3년이나 되어간다.  시작한 처음에는 주변에서 사회적 허드레일을 왜 하려... 김맛세오 2021.12.06 551
500 달마사에서 내려다 본 정경 T 평화와 선     원래는 오랫만에 현충원엘 가려고 나섰는데, 코로나로 인해 출입 금지였다.  이왕 나선김에 현충원에는 못들어가더라도 방향을 바꾸어 달마사 쪽... 김맛세오 2021.09.24 593
499 작음에서 느끼는 기쁨 온 누리에 평화 하루의 일과 중에 느끼는 기쁨은 얼마나 될까?  하기사 기쁨을 양적으로 느낄 수는 없는 법이지만, 자주 의식만 한다면 나의 기쁨은 깨알처럼 많... 김맛세오 2020.08.10 662
498 진주 빅토리아 할머니와의 만남, 고별 T 평화와 선     며칠 전, 빅토리아 할머니의 장례미사에 참석코자 전 날, 진주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하기사 할머니가 영면하시기 일주일 전쯤에, 갑짜기 할... 김맛세오 2021.07.26 679
497 아끼어 온 바이올렡의 교훈 T 평화를 빌며...     작년 리모델링을 하면서 한 층을 더 올린 5층엔 빈 공간이 많아, 그냥 썰렁하게 놓아 두느니 햇볕 잘 드는 창가 쪽으로 화분들을 키우면 좋... 김맛세오 2021.07.28 684
496 상선사란 절을 향해 걸었던‥ 성탄날 낮. 북한산 비봉 아래에 위치한 상선사를 향하여 걸었죠. 지난 봄, 한창 벚꽃이 만개할 무렵에 갔던 곳이고 아기자기한 비구니 사찰. 수도원에서부터 꼭 7... 김맛세오 2019.12.27 715
495 영지버섯 그리고 야생란에 대한 오랜 추억 T 온 누리에 평화를 빌며... "아이고마, 기여코 고 예쁜 영지버섯을 뉜가 캐어가고 말았네!" 뭔 말인고 하면, 내가 자주 산책을 가는 경희궁 내에 웬 작은 영지버... 김맛세오 2020.08.25 715
494 어느 행려자 아저씨의 낮잠 T 온 누리에 평화를... 늘 겨울 옷을 누덕누덕 걸치고, 나의 행로에서 서성거리는 그 모습은 대할 때마다 그 유명한 이태리의 거지 성자, 분도 라브로를 상기하게... 김맛세오 2020.09.11 746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