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948 추천 수 1 댓글 0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오늘 주님의 말씀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더욱이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나 자기를 버리고,

자기 십자가를 져야 한다는 말씀과 비교한다면 더욱.

 

그런데 오늘 말씀이 진정 그런 뜻일까요?

자기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는 말씀과 완전히 다른 뜻이고,

무거운 짐을 벗겨 더 이상 지지 않도록 해주시겠다는 뜻일까요?

 

결코 그런 뜻 아니고, 짐을 가볍게 해주시겠다는 뜻도 아닙니다.

어느 인생도 무거운 짐을 안 질 수는 없는데

그 무거운 짐을 지면서도 안식을 누리게 해주시고,

무거운 짐을 가볍게 지는 법을 알려주시겠다는 뜻입니다.

 

주님도 십자가를 지셨고,

주님을 따르기 위해서는 우리도 우리 십자가를 져야 하는데

그 무거운 십자가 지는 법을 당신에게서 배우라는 뜻입니다.

 

어제 저희 수도회 수사님께서 92세로 영원한 안식에 들어가셨습니다.

아버지가 일찍 돌아간 저에게는 야단쳐주시는 수사님이 아버지 같아서

다른 형제들은 무서워서 피해도 저는 야단맞아도 다가가니

그런 저를 아껴주시고 제가 군에 갔을 때는 면회까지 오신 분이시지요.

 

우리 수사님은 북청 물장수로 유명한 북청의 지주집 아들이었고

북청은 원래 자녀 교육을 잘 시키기로 유명했기에

수사님도 김일성 대학 수의학과를 나오셨지만 북한이 공산화되자

집안에서 수사님만 몰래 월남케 해서 남한에서는 가족이 없었습니다.

우리 수사님은 정말 분단의 희생자이십니다.

북에서 쫓겨나고 남으로 오셔서는 전쟁 군의관으로 활약하셨음에도

전쟁이 끝나고 난 뒤에는 북에서 넘어왔다는 이유만으로

방첩대와 중앙정보부에 끌려가셔서 숱한 고문으로 청력도 잃으시고

폐도 잃으셨으며 고문 후유증을 정신적으로도 앓으셨던 분이십니다.

 

인간적으로 보면 생애 내내 참으로 외롭고 꼿꼿하게 사셨던 분.

너무 철두철미하게 수도생활을 하시려고 하여 내내 힘드셨던 분.

이렇게 외롭고 힘들게 살아오신 수사님이 80이 훌쩍 넘어

정말 고목에서 꽃이 피듯 수도생활의 꽃을 새롭게 피우셨습니다.

 

어느 날 저를 부르셔서 찾아뵈었더니 유언과 유품을 남기시는 것처럼

말씀과 몇 가지를 저에게 주신 다음 보청기를 귀에서 아예 빼버리셨습니다.

이제 세상과는 단절하고 하느님께 돌아가실 준비나 하시겠다는 뜻이었지요.

 

그러나 그때 본당에 계시는데다가 당신 생각과 달리 빨리 돌아가시지 않자

수사님은 본당 사목중인 형제들이 바쁜 중에 당신을 돌보는 것이 힘들까봐

요양원으로 가시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셨고 공동체도 동의하여

가까운 요양원으로 가서 지내시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때 요양원에서 지내시며 다른 노인들의 삶을 보시고,

그리고 저희 형제들이 매일 정성껏 봉성체를 모셔드리며

모든 면에서 극진히 모시자 수사님이 바뀌기 시작하신 겁니다.

 

비록 전혀 듣지 못하셨지만 침묵과 단절의 세계를 깨고

성경을 읽고 묵상하는데 모든 시간을 할애하시거나 저희가 찾아가

필담으로 말씀 여쭈면 복음적인 열정적으로 좋은 말씀 해주셨지요.

당신의 고통과 침묵 안에 더 이상 홀로 갇혀 계시지 않고

고통을 오히려 복음적인 기쁨과 열정으로 바꾸며 소통하신 겁니다.

 

그렇습니다. 무거운 짐, 십자가는 나만 지는 것이 아니고

주님도 지시고, 모두 지는 것이니 우리도 지는 것이 당연합니다.


다만 그것을 혼자 지는 것이 아니라 주님과 함께 지고,

당연한 것으로 온유하고 겸손하게 질 뿐 아니라

저의 수사님처럼 복음적인 기쁨과 열정으로 질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22Apr

    부활 8부 토요일-오래된 불신인 완고함

    오늘 독서에 나오는 유대 지도자들은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어떻게 보면 진퇴양난의 모습이어서 보기에 따라 애처롭기도 하고, 그 위선과 완고함이 대가를 치르고 있음에 고소하기도 합니다.   그들은 사도들의 치유가 분명 하늘의 표징임을 ...
    Date2017.04.2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304
    Read More
  2. No Image 21Apr

    부활 8부 금요일-은총의 허사 체험

    “당신들은 무슨 힘으로, 누구의 이름으로 그런 일을 하였소?”하고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이 묻자 베드로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나자렛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여러분이 십자가에 못 박았지만 하느님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서 다시 일으키신 바로 그...
    Date2017.04.2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184
    Read More
  3. No Image 20Apr

    부활 8부 목요일-마음이 열리자 구원이 열리고, 구원이 열리자 문이 열리다

    “그리고 예루살렘에서부터 시작하여,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가 그의 이름으로 모든 민족들에게 선포되어야 한다. 너희는 이 일의 증인이다.”   아시다시피 저는 지난 6일 출발하여 2 주간 중국을 방문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오늘 복음을 읽으...
    Date2017.04.2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3 Views3669
    Read More
  4. No Image 09Apr

    주님 수난 성지 주일

     예수의 죽음 앞에서 두 가지 서로 다른 반응이 나타납니다.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백인대장의 고백과  거짓 부활에 대한 수석 사제들과 바리사이들의 염려.  똑같은 것을 보고, 똑같은 것을 들었지만,  한 사람에게 그 사건은 믿음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
    Date2017.04.0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786
    Read More
  5. No Image 06Apr

    사순 5주 목요일-<희망하는 믿음>과 <내다보는 믿음>

    요한복음에서 얘기하는 주님의 말씀은 참 이해하기 힘들고, 그러기에 믿는 것은 더 힘듭니다. 그래서 오늘 이스라엘 사람들도 드디어 이렇게 얘기합니다. “이제 우리는 당신이 마귀 들렸다는 것을 알았소.”   이렇게 예수님을 마귀 들린 분으로 알고 있...
    Date2017.04.0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5 Views1854
    Read More
  6. No Image 05Apr

    사순 5주 수요일-눈치는 있어야 하지만 눈치를 봐서는 안 되는 것처럼

    “너희가 내 말 안에 머무르면 참으로 나의 제자가 된다. 그러면 너희가 진리를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   오늘 주님께서는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두 가지를 말씀하십니다. 진리가 자유롭게 하고, 당신이 우리를 자...
    Date2017.04.0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636
    Read More
  7. No Image 04Apr

    사순 5주 화요일-뒤에야 깨닫는 우리

    제가 오늘 독서와 복음을 읽고서 이번에 와 닿은 것은 뒤에야 깨닫는 우리라는 것인데 다음 말씀 때문입니다. "너희는 사람의 아들을 들어 올린 뒤에야 내가 나임을 깨달을 것이다."   미리 깨달으면 얼마나 좋고, 미리가 아니라 뒤늦게 깨닫지만 않아도...
    Date2017.04.0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634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753 754 755 756 757 758 759 760 761 762 ... 1308 Next ›
/ 1308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