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 있어라. 너희의 주인이 어느 날에 올지 너희가 모르기 때문이다.”
“밤이 물러가고 낮이 가까이 왔습니다.
그러니 어둠의 행실을 벗어 버리고 빛의 갑옷을 입읍시다.”
교회력으로 한 해가 지나고 새해를 맞이했고 그래서 대림절입니다.
그런데 한 해를 돌아보며 후회하지 않을 사람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 때문에 후회를 합니까?
아니 무엇에 대해 후회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허송세월虛送歲月한 것에 대해 후회를 하십니까?
주식투자를 잘못하여 돈을 잃은 것에 대해 후회를 하십니까?
말실수 크게 하여 신의를 잃거나 소중한 사람을 잃은 것을 후회하십니까?
이런 것들도 우리가 후회하지 않을 수 없는 것들이겠지요.
그런데 우리 신앙의 관점에서 후회한다면 무엇을 제일 후회해야겠습니까?
이러저러한 이유로 교회 일을 소홀히 한 것?
서로 사랑하라고 주님 말씀하셨는데 그러지 못한 것?
우리 프란치스칸들에게는 우리 영성을 충실히 살지 못한 것?
역시 이런 것들도 우리가 후회해야 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우리가 제일 후회해야 할 것은 이것 이상입니다.
무엇보다도 하느님을 잃은 것 또는 하느님을 놓친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참으로 후회해야 할 것이고, 그리고 어찌 보면
하느님 뜻을 실천치 않은 것보다도 더 후회해야 할 것입니다.
하느님을 잃지 않는다면 하느님 뜻도 실천할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하느님을 잃는 것은 모든 것을 다 잃는 것이 되기 때문이지요.
그러므로 하느님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고
하느님을 얻으면 진정 모든 것을 얻는 것임을 믿는 사람이라면
그래서 지난 해 하느님을 잃은 것을 제일 후회하는 사람이라면
올해는 어떻게 해서든 하느님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우리가 하느님을 잃지 않을 수 있을까요?
그것은 정신을 팔지 않는 거고, 뒤집어 얘기하면 정신을 차리는 겁니다.
이에 대해 프란치스코는 육의 영(정신)과 주님의 영에 대해 얘기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술이나 먹고 노는 데 정신이 팔려 하느님을 잃었다면
이는 괴테의 희곡 파우스트에서 파우스트 자기 영혼을 악마에게 팔듯
육의 영에게 우리의 정신이 팔아 주님의 영을 잃은 것이고,
주님의 영을 잃었기에 우리는 하느님을 잃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정신을 팔지 않는다는 것은 먹고 노는데 정신이 빠지지 않거나
그렇게 하기 어렵다면 술 먹고 노는 것을 아예 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것이 과거 우리 교회가 과거에 많이 하던 단식이나 재계의 방법이고
오늘 바오로 사도는 이런 것을 어둠의 행실이라고 하며 버리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적극적인 방법이 아니고 제일 좋은 방법도 아닙니다.
우리가 살면서 어떻게 안 먹고 안 놀고 살 수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정신을 팔지 않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정신을 차리는 것이고
잃었던 주님의 영을 찾는 것인데 어떻게 하면 그렇게 할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해 주님께서는 깨어있으라고 하시는데
깨어있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프란치스코는
기도와 헌신의 영(정신)을 끄지 말라고, 다시 말해서 지니라고 합니다.
우리가 기도의 영을 지니고 언제나 기도할 때
그리고 헌신의 영을 가지고 열심히 활동할 때
우리는 누구를 만나더라도 하느님을 잃지 않을 것이고,
우리가 무엇을 하든 거기에서 하느님을 만날 것입니다.
오늘부터 시작되는 대림시기, 우리 모두 잃었던 주님을 찾도록 하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