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702 추천 수 2 댓글 1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사마리아 여인의 말은 당연한 듯 들리지만

깐깐하게 따지면 이상한 말일 것입니다.

 

악령에 사로잡힌 딸을 구해달라고 하면서 여인은

자기의 딸에게 자비를 베풀어달라는 것이 아니라

자기에게 자비를 베풀어달라고 간청을 하고 있습니다.

 

다윗의 자손이신 주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제 딸이 호되게 마귀가 들렸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이 말이 전혀 이상하지 않고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딸에게 베푼 자비는 어미에게 베푼 자비이기도 하기 때문인데

딸에게 베푼 자비가 어미에게 베푼 자비가 되는 것은

딸과 어미는 갈리거나 나뉠 수 없는 하나이기 때문이고,

그런 사랑의 관계이기 때문임을 우리가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랑에는 일체화의 사랑과 개별화의 사랑이 있는데

아비의 사랑이 비교적 개별화의 사랑이 강하다면

어미의 사랑은 일체화의 사랑이 너무도 강하지요.

그리고 그래서 자녀를 망치게도 합니다.

 

자녀가 나이를 먹으면 이제 독립적인 자아로 성숙해야 하고,

부모를 떠나 홀로 설 수 있게 해야지 그것이 바른 사랑인데

어떤 어미들은 일체화의 사랑이 너무 강해

어미와 자식 간에 서로 불리불안증을 지니고 있기도 합니다.

 

이것이 미성숙한 일체화의 사랑이고 부정적인 측면이라면

성숙하고 긍정적인 일체화의 사랑을 우리는 오늘 복음에서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집착으로 인한 불리불안증의 일체화가 아니라

구원을 위한 일체화의 사랑을 볼 수 있는데

여인에게는 딸의 불행이 자신의 불행이고,

딸의 구원이 자신의 구원입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구원으로 같이 나가는 이런 일체화의 사랑을 꿈꾸고 있는데

지난 포르치운쿨라 행진에서 그런 가능성이랄까 싹을 보았습니다.

 

제가 행진을 하면서 강조한 것 중의 하나가

쉽고 가까운 길은 혼자 가는 것이 편하고 혼자서도 갈 수 있지만

어렵고 힘든 길은 혼자 갈 수 없음은 물론 엄두도 내지 못하기에

반드시 같이 그리고 함께 가야 한다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행진자들은 인간적으로 고통을 혼자 마주하고 헉헉대다가도

서로를 통해서 우리가 하느님께 같이 가는 것임을 상기하였으며,

지치고 다쳐서 잘 따라오지 못하는 사람들 때문에 전체가 힘들어도

그분들을 떼어놓고 가자고 하지 않고

오히려 무너지고 떨어지려고 할 때 서로 부축하고 끌어주었습니다.

 

이번 행진 중에 저는 실질적이면서도 상징적인 시도를 했습니다.

막바지에 다다라 체력이 정말로 고갈되었을 때

기차놀이처럼 지팡이 두 개로 둘을 역었습니다.

 

체력이 다한 자매님이 뒤에 서고 힘이 조금 더 남은 제가 앞에서 끌었고,

다른 여러분들도 그렇게 짝을 만들게 하여 걷게 하였습니다.

이것은 힘이 빠진 다리에 힘을 덜어주는 것이기도 하였지만

무엇보다도 무너지는 마음을 일으켜주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82세가 되신 어르신부터 수술한지 얼마 안 된 자매님까지

한 명도 낙오하지 않고 모두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셨듯이 하느님께로 가는 길도

구원의 길이고, 사랑의 길이지만 결코 넓고 편한 길이 아니라

십자가의 길이고, 그래서 그 길로 가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이 구원으로 나아가는 사랑의 일체화를 묵상하는 오늘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23Sep

    연중 25주 금요일-영이 없는 욕망의 기도

    오늘 주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당신을 누구라고 생각하는지 물으십니다.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 생각하느냐?”   그런데 그 이전에 사람들이 당신을 누구라고 생각하는지 물으십니다. “예수님께서 혼자 기도하실 때 제자들도 함께 있었는데, 그분께서 ...
    Date2016.09.2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823
    Read More
  2. No Image 22Sep

    연중 25주 목요일-허무에서 발견하는 하느님

    “헤로데는 예수님께서 하신 모든 일을 전해 듣고 몹시 당황하였다.” “‘소문에 들리는 이 사람은 누구인가?’ 그러면서 그는 예수님을 만나 보려고 하였다.”   예수님께서 하신 일을 전해 듣고 헤로데가 당황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 우리는 예수님께서...
    Date2016.09.2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485
    Read More
  3. No Image 21Sep

    성 마태오 사도 복음사가 축일

     튼튼한 이들은 의사가 필요하지 않기에  의사에게 오지 않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스스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굳이 다른 사람에게 의지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병든 이들은 혼자서 할 힘이 없기 때문에  당분간은 병이 나을 때까지...
    Date2016.09.2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619
    Read More
  4. No Image 21Sep

    성 마태오 사도 축일-잔치를 여는 자들

    “예수님께서 집에서 식탁에 앉게 되셨는데 마침 많은 세리와 죄인도 와서 예수님과 그분의 제자들과 자리를 함께하였다.”   결과를 놓고 보면 예수님의 제자 되기에 가장 합당치 않은 사람은 배반자인 유다 이스카리옷이겠지요? 그렇다면 출신으로 보면 ...
    Date2016.09.2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700
    Read More
  5. No Image 20Sep

    한국 순교 성인들 대축일-사랑 때문에 죽고, 사랑하다가 죽으면 될꺼야!

    “우리는 우리를 사랑해 주신 분의 도움에 힘입어 이 모든 것을 이겨 내고도 남습니다. 나는 확신합니다. 그 어떤 것도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님에게서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 놓을 수 없습니다.”   그제 성당에서 중국인에게 살해된 김성...
    Date2016.09.2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053
    Read More
  6. No Image 19Sep

    연중 제 25주간 월요일-감추어진 사랑-

    T.평화를 빕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등불의 비유에 대해서 말씀을 하시면서 감추어진 것은 드러나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것 마저 빼앗기게 될 것이라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감추어진 등불이 등불로써 제 역할을 하게 된다면 침상 밑 ...
    Date2016.09.19 Category말씀나누기 By일어나는불꽃 Reply0 Views1091
    Read More
  7. No Image 19Sep

    연중 25주 월요일-어른이 되기 싫은 애처럼 등불이 되기 싫은 사람

    “아무도 등불을 켜서 그릇으로 덮거나 침상 밑에 놓지 않는다. 등경 위에 놓아 들어오는 이들이 빛을 보게 한다.”   옛날에 야학을 할 때 <등불>이라는 노래를 자주 부르곤 했는데, 특히 졸업식을 할 때면 교가 대신 부르곤 하였지요. 그러니까 이 노래...
    Date2016.09.1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530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790 791 792 793 794 795 796 797 798 799 ... 1312 Next ›
/ 131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