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680 추천 수 2 댓글 0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그때에 호수에 큰 풍랑이 일어 배가 파도에 뒤덮이게 되었다.

그런데도 예수님께서는 주무시고 계셨다.”

 

잘 알다시피 매일 미사의 복음은 때를 나타내는 말로 시작되고,

오늘도 예외 없이 그 무렵 예수께서 배에 오르시자로 복음은 시작됩니다.

그리고 다시 그때에라는 말로 시작되는 문장이 이어지는데,

그런데 그때가 어떤 때이냐 하면

큰 풍랑 때문에 배가 파도에 뒤덮일 지경인 그런 때입니다.

 

그때에 제자들은 겁에 질려 살려달라고 아우성치는데

그때에 주님께서는 주무시고 계십니다.

 

우리 복음은 예수님께서 주무시고 계셨다고 공경어를 쓰고 있는데

좀 불경스런 표현이지만 제 생각에 그때에 제자들은

이런 때, 이런 상황에서 잠이나 처자고 있냐?’고 했을 것 같습니다.

 

살다보면 오늘 제자들이 바다를 건널 때 배가 뒤집힐 위험에 처하는 것처럼

우리의 인생의 바다에서도 풍랑이 일고 크나큰 환난에 처할 때가 있지요.

그때 우리가 느끼는 것은 심한 경우 하느님께서 안 계시거나

적어도 내가 어려움 중에 있을 때 함께 계시지 않는 것 같고,

조시는 것도 같고 살려 달라 울부짖어도 못 들은 체 하시는 것도 같지요.

 

그러니 이런 때는 주님께서 우리의 꾸지람을 들어 마땅하거늘

그런데 주님께서는 오히려 우리를 꾸짖으십니다.

왜 겁을 내느냐고, 어찌 믿음이 그렇게 약하냐고.

 

이렇게 도리어 꾸짖으시는 주님이 너무 서운하고 원망스럽겠지만

우리는 꾸짖으심의 뜻을 새겨들어야 할 것입니다.

주님께서 무엇을 꾸짖으시고 왜 꾸짖으시는지 말입니다.

 

제 생각에 주님께서는 우리가 겁내는 것을 꾸짖으시는 것이 아닙니다.

그까짓 자연현상을 보고 겁을 내냐고 꾸짖거나

인간적으로 겁이 많고 소심하고 약한 것을 꾸짖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을 믿지 않거나 온전히 믿지 못함에 대해서 꾸짖으시는 겁니다.

 

이것이 우리와 주님의 차이입니다.

우리는 애가 닭을 보고 겁을 먹으면 그까짓 닭에게 겁을 먹느냐고

어찌 그렇게 소심하고 마음이 약하냐고 인간적으로 꾸짖는데

주님께서는 신앙적으로, 곧 믿음이 약하다고 꾸짖으시는 것입니다.

 

우선 우리는 주님이 우리와 한 배에 계시다는 것을 믿지 못합니다.

이 말은 그러니까 우리는 죽지 않을 것임을 믿지 못하는 것이고,

우리가 죽으면 주님도 같이 죽으실 것임을 믿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주님께서 나의 배 또는 우리의 배에 함께 계심을 믿어야 하고

한 배를 타고 있으니 주님과 나/우리는 운명 공동체임을 믿어야 하며

같이 있으니 죽지 않을 거고 죽으면 같이 죽을 거라고 믿어야 합니다.

 

그런데 어떤 믿음이 더 강한 믿음일까요?

같이 살 거라는 믿음이 더 강한 믿음일까요,

같이 죽을 거라는 믿음이 더 강한 믿음일까요?

 

제 생각에 같이 죽기에 죽는 것을 겁내지 않음이 더 강한 믿음입니다.

 

세월호에서 아이들이 죽어갈 때 엄마가 옆에 있었으면

아이들이 덜 두려웠을 것입니다.

실제로 아이들의 동영상이 나중에 공개되었을 때,

그리고 거기서 아이들이 엄마, 나 무서워!’ 하고 울부짖었을 때

그 엄마는 아이가 죽어가며 얼마나 무서웠을까 생각하며 괴롭고

아이가 죽을 때 같이 있어주지 못한 것이 너무 괴로웠을 겁니다.

 

그러니 같이 있으니 살리라는 믿음보다

같이 있으니 죽는 것도 두렵지 않은 믿음이 더 강한 믿음입니다.

우리 모두 이런 믿음을 청하는 오늘이 되면 좋겠습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18Aug

    연중 제20주간 목요일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도록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즉 이런 저런 계기를 통해서  성당에 나오도록 초대 받는 사람들의 숫자가 적지 않습니다.  요즘에는 전보다는 많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새로 세례를 받는 사람이 ...
    Date2016.08.1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525
    Read More
  2. No Image 18Aug

    연중 20주 목요일-아무나가 아니라 모두 초대 받은 우리

    “혼인 잔치는 준비되었는데 초대받은 자들은 마땅하지 않구나. 그러니 고을 어귀로 가서 아무나 만나는 대로 잔치에 불러오너라.”   계속되는 하늘나라 비유입니다. 이 하늘나라는 종말론적인 하느님 나라일 수도 있고 하느님 나라를 이 세상에서 구현해...
    Date2016.08.1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629
    Read More
  3. No Image 17Aug

    연중 제20주간 수요일

     한 시간을 일한 사람에게도,  하루 종일 일한 사람에게도  똑같은 품삯을 주는 주인의 마음이 쉽게 이해되지 않습니다.  의인에게도 죄인에게도 햇볕을 비추어 주시고  비를 내려 주시는 하느님의 자비가 이해되지 않습니다.  의인에게는 상을 주시고 ...
    Date2016.08.1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584
    Read More
  4. No Image 17Aug

    연중 20주 수오일-네게 선한 것이 내게 악이라는 시기질투

    “나는 맨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 당신에게처럼 품삯을 주고 싶소. 내 것을 가지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없다는 말이오? 아니면, 내가 후하다고 해서 시기하는 것이요?”   비슷하게 쓰이는 그래서 붙여 같이 쓰기도 하고 서로 혼동하기도 하는 두...
    Date2016.08.1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786
    Read More
  5. No Image 16Aug

    연중 제20주간 화요일

     주님의 이름 때문에  집이나 형제나 자매, 아버지나 어머니, 자녀나 토지를  버리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도 십자가 위에서 마지막 순간에  마리아를 요한에게 맡기신 것으로 보아서  이 말씀이 가족의 연을 완전히 끊어 버리라는 말씀은  아니...
    Date2016.08.1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575
    Read More
  6. No Image 16Aug

    연중 20주 화요일-영원한 현재를 살고, 현재를 영원히 사는 법

    “부자는 하늘나라에 들어가기가 어려울 것이다.”   오늘 복음은 잘 아시다시피 주님 추종에 실패한 부자의 얘기에 이어지는 얘기입니다. 영원한 생명을 얻고자 했던 부자인데 그 부를 포기 못해 영원한 생명을 얻지 못하게 되었다는 얘기입니다.   여...
    Date2016.08.1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589
    Read More
  7. No Image 15Aug

    성모 승천 대축일

     오늘 복음이 이야기 하는 순간은  구약이 기다려온 그 상황이 이루어지는 순간입니다.  아브라함에게 약속된 그 자비가 열매를 맺는 순간입니다.  꽤 오랜 시간을 이스라엘 백성은 기다려야만 했습니다.  쉽지 않은 기다림,  그 속에서 이스라엘 백성은...
    Date2016.08.1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549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797 798 799 800 801 802 803 804 805 806 ... 1312 Next ›
/ 131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