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525 추천 수 3 댓글 0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때가 차서>라는 말씀이 그리 어려운 말이 아닌데

그 뜻을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새기면 새길수록

그 뜻이 결코 만만하지 않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세례자 요한이 잡힌 뒤 예수께서는

갈릴래아로 가셔서 복음 선포를 시작하시며 이 말씀을 하십니다.

그러니까 예수님께서는 세례자 요한이 잡힐 때,

다시 말해서 요한이 퇴장할 때를 기다리신 것 같습니다.

 

그런 거라면 요한이 퇴장할 때가 당신이 등장할 때가 되는 것이고,

때가 찼다는 말씀도 너무 일찍 당신이 나서는 것이 아니고

충분히 기다렸기에 이제 나서도 되는, 그런 때라는 뜻이 되겠지요.

 

지난 금요일 제가 형제들을 위해 점심, 저녁 주방 봉사를 했습니다.

오래 전 청원기 형제들에게 칼국수를 해주고

유기서원기 형제들을 위해 남긴 밀가루 반죽이 있었는데

제가 계속 나돌아 다니다보니 해주지 못하다가 이날 마침 시간을 낸 거지요.

 

그리고 점심 칼국수로만 끝내려고 했는데 동치미 국물이 많이 남았다는

얘기를 듣고 그럼 내친 김에 저녁에 동치미 국수를 해주기로 하였습니다.

동치미 국수에 들어갈 다른 재료를 준비하면서 달걀을 삶는데

시간이 충분히 됐다고 생각하고 달걀을 까니 아직 반숙이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몇 분을 더 삶았는데도 거의 다 익었지만 아직 덜 익었습니다.

 

그때 제가 다시 한 번 줄탁동시를 생각하며 저를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줄탁동시啐啄同時란 병아리가 부화할 때 안에서 새끼가 껍질을 쪼는 것과 

 밖에서 어미닭이 껍질을 쪼는 것이 일치해야지

그 때를 기다리지 못하고 밖에서 어미닭이 껍질을 깨면 안 된다는 뜻이지요.

 

이것저것하면서 달걀을 삶았기에 달걀 삶는 데에 정성을 기울이지 않았고 

 달걀이 익을 때를 대충 가늠하고 성급히 깬 것인데 그것이 바로

이 일 저 일로 바삐 돌아다니느라 형제들에겐 신경도 많이 못써주면서

형제들이 빨리 주님의 성숙한 제가가 되기를 재촉하는 제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주님께서 말씀하신 꽉 찬 때의 뜻은 내가 원하는 때가 아니라

모든 것이 다 맞아떨어지는 그 <하느님의 때>,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온, 하느님 나라의 때라고도 할 수 있겠지요.

그리고 이 하느님 나라의 때는 하느님 나라를 이루고 있는 모든 이가

<하느님의 때>에 따라 순종하고, 부응하고, 물러나고, 기다리는 때입니다.

 

하느님의 때가 되었을 때 요한은 물러나고,

하느님의 때가 되었을 때 예수께서는 등장하시고,

하느님의 때가 되었을 때 제자들은 부르심을 받습니다.

 

오늘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고 회개와 복음을 선포하시면서

그 첫 번째 활동으로서 첫 제자들을 부르시는 얘기가 나오는데

언뜻 보기에 주님께서는 제자들을 성의 없이 부르시는 것 같고,

길을 가시다가 즉흥적으로 부르시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제자들도 본래 요한의 제자로서 구도자들이었던 요한복음의 제자들과 달리

어부로 먹고사는 일에 여념이 없던 사람들이었는데

느닷없이 주님에게 코를 꿰어 얼떨결에 주님을 따르는 사람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그런 것이 결코 아닐 겁니다.

주님께서는 하느님께서 제자들을 부르실 때를 기다려 부르신 것이고

제자들은 그것이 하느님의 때인지 알건 모르건

주님께서 부르셨을 때 순종하고 따른 것입니다.

 

이는 성령께서 다 조율하셨기 때문이니

이때는 또한 성령의 때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이것을 묵상하는 오늘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06Mar

    사순 제 4 주일-화해의 주도권

    오늘 바오로 사도의 제 2 독서의 말씀들은 언어도단言語道斷이고, 그래서 저를 무척 당황케 하는 말씀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죄를 모르시는 그리스도를 우리를 위하여 죄로 만드시어,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의 의로움이 되게 하셨습니다.”는 말씀이...
    Date2016.03.0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220
    Read More
  2. No Image 05Mar

    사순 제3주간 토요일

     하느님의 자비는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지지만,  그 자비를 받아들이는 것은 사람에 따라 다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인간이기 때문에,  하느님의 피조물이기 때문에  우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시는 것이지만,  누구는 그 자비가 필요없는 ...
    Date2016.03.0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520
    Read More
  3. No Image 05Mar

    사순 3주 토요일-자처하는 의로움과 신의

    “오, 하느님! 제가 다른 사람들, 강도짓을 하는 자나 불의를 저지르는 자나 간음을 하는 자와 같지 않고 저 세리와도 같지 않으니,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큰 아들이 있었습니다. 부모는 집안의 장남이 잘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다른 자식은 초등...
    Date2016.03.0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214
    Read More
  4. No Image 04Mar

    사순 제3주간 금요일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모든 번제물과 희생 제물보다 낫지만,  더 어렵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번제물과 희생 제물을 드리는 것은,  오늘날의 우리 표현으로 바꾸자면  무슨 기도를 얼마나 하고, 얼마의 금액을 봉헌하는가 하는 것...
    Date2016.03.0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536
    Read More
  5. No Image 04Mar

    사순 3주 금요일-주님, 사랑 불감증을 치유해주소서.

    “너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그리고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매일 같이 미사를 봉헌하는 사제로서, 매일 같이 바치는 감사송 때문에 저는 매일 같이 도전과 자극을...
    Date2016.03.0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383
    Read More
  6. No Image 03Mar

    사순 3주 목요일-비신앙적이고 못된 양비론을 비판한다.

    “내 편에 서지 않는 자는 나를 반대하는 자고, 나와 함께 모아들이지 않는 자는 흩어 버리는 자다.”   양비론兩非論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양쪽 다 문제가 있거나 잘못 되었다는 주장입니다. 여당과 야당이 있다면 여당도 잘못이 있고, 야당도 잘못이 있...
    Date2016.03.0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471
    Read More
  7. No Image 02Mar

    사순 3주 수요일-법 없어도 되는 사람

    “이스라엘아, 이제 내가 너희에게 실천하라고 가르쳐 주는 규정과 법규들을 잘 들어라. 그래야 너희가 살 수 있다.” “내가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마라.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   오늘 1 독서를 보면 ...
    Date2016.03.0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431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823 824 825 826 827 828 829 830 831 832 ... 1308 Next ›
/ 1308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