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807 추천 수 1 댓글 1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나는 그분이 아니다.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드릴 자격조차 없다.”

 

20여 년이 지난 뒤에 보니 제가 청원장을 할 때

참으로 잘못한 것이 많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어 부끄럽습니다.

특히 오늘 세례자 요한의 축일을 맞아 되돌아보면

그중에서도 형제들을 너무 제게 붙잡아 둔 점이 부끄럽습니다.

 

그때 제 딴에는 정말 형제들을 사랑했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것은 지금도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형제들에게 너무 엄했고 최고를 요구했습니다.

 

이런 저를 어떤 형제들은 눈치를 보고,

어떤 형제들은 두려워하고 무서워하기까지 하였습니다.

저의 싸늘한 눈빛 하나로 형제들은 두려움에 떨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제가 정말 잘못한 것은 형제들에게 너무 엄하고,

형제들을 두려움에 떨게 한 그 자체에 있지 않습니다.

 

제가 정말 잘못한 것은 그로 인해 형제들이

하느님을 보지 않고 저를 보게 만든 것이며

하느님께로 인도하지 않고 저에게 오게 한 것입니다.

 

그런 반성 때문에 20년이 지나 수련장을 맡을 때는

전에 비해 형제들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려 했습니다.

그런데 그러함으로 형제들이 두려움 없이 다가오는 것은 좋은데

어떤 형제는 제게 너무 의존하는 것이 또 다른 문제였습니다.

 

수도자에게 있어서 가장 훌륭한 양성은 형제를 주님께 인도하는 것이지요.

나에게 와 나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주님께로 가 주님을 따르게 해야 하고,

나를 본받는 것이 아니라 주님을 본받게 해야 하는 것이지요.

 

그럼에도 우리는 참으로 여러 가지로 <주님 향하기>를 못하게 합니다.

원장은 규칙을 너무 강조함으로 정작 계명을 주신 주님을 못 보게 하고,

성가담당은 아름다운 성가를 너무 강조함으로

아름다움의 원천이신 하느님을 못 보게 하고,

성가로 하느님을 찬미하는 것 대신 성가 자체를 너무 신경 쓰게 하며

주방장은 음식을 너무 맛있게 하여 하느님을 맛보지 못하게 할 수 있지요.

 

그렇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악행으로 주님을 가릴 수 있고

우리의 선행으로도 주님을 가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세례자 요한은 제자들과 사람들을 주님께 잘 인도하였습니다.

제자들과 세례운동을 하던 그는 주님께서 나타나시자

보라, 하느님의 어린 양이시다.” 하고 제자들에게 주님을 가리켜주고

자기의 제자들이 주님의 첫 제자들이 되게 내어줍니다.

 

사람들이 자기에게 몰려올 때도 그는

보라, 세상의 죄를 없애는 하느님의 어린 양이시다.” 하고

사람들에게 주님을 가리키며 사람들을 주님께로 향해 가게 만듭니다.

 

자신은 주님의 신발 끈을 풀어드릴 자격조차 없다고 하고,

말씀이신 <주님의 소리>에 불과하다고 자신을 애기합니다.

 

세례자 요한이 이러하다면 우리는 더더욱 그러합니다.

우리는 주님의 제자가 될 자격이 없는 사람들인데 제자가 되었고,

말도 안 되는 소리나 지껄이는 사람들인데 <주님의 소리>가 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소리는 말과 만나야지만 의미를 지닙니다.

소리가 말씀이 전해지는 도구로 쓰이지 못한다면

다시 말해서 우리의 소리가 주님의 말씀을 전하는 도구가 되지 못한다면

우리가 씨불이는 말은 <주님의 소리>가 되지 못하고

정말 개소리나 되고 말 것임을 마음에 새기는 오늘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홈페이지 김레오나르도김찬선 2015.06.24 04:11:34
    오늘 강론은 어느 수녀원 연피정을 마치고 파견하는 미사의 강론이기에 수도생활과 관련한 내용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뜻을 강하게 표현하기 위해 거친 표현을 썼습니다. 두 가지 다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23Aug

    연중 제 21 주일-나도 실천적 무신론자?

      “누구를 섬길 것인지 오늘 선택하여라. 나와 내 집안은 주님을 섬기겠다.” “너희도 떠나고 싶으냐?”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오늘 독서와 복음은 저로 하여금 즉시 프란치스코의 얘기를 연상케 합니다. 출세를 위해 전쟁터로 나가...
    Date2015.08.2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358
    Read More
  2. No Image 22Aug

    연중 20주 토요일-안 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거라면 주님도 용서하실 거야!

    “그들은 말만 하고 실행은 하지 않는다.” “그들이 하는 일이란 모두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한 일이다.”   율법학자와 바리사이에 대한 오늘 주님의 말씀을 보면 두 가지 대비되는 표현을 보게 됩니다. <그들이 하는 것>과 <그들이 하지 않는 것>입니...
    Date2015.08.2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500
    Read More
  3. No Image 21Aug

    연중 20주 금요일-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정신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오늘 주님의 말씀은 너무도 중요하고 지당한 말씀이기는 하나 왠지 부담스럽고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사랑하는 것만으로도 힘든데 마음과 목숨...
    Date2015.08.2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397
    Read More
  4. No Image 20Aug

    연중 20주 목요일-흥행에 실패한 혼인잔치

    “하늘나라는 자기 아들의 혼인 잔치를 베푼 어떤 임금에 비길 수 있다. 그는 종들을 보내어 혼인 잔치에 초대받은 이들을 불러오게 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오려고 하지 않았다. 사실 부르심을 받은 이들은 많지만 선택된 이들은 적다.”   하늘나라의 혼...
    Date2015.08.2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4 Views1540
    Read More
  5. No Image 19Aug

    연중 20주 수요일-하느님도 시기하는 존재인 나?

    “내 것을 가지고 나가 하고 싶은 맘대로 할 수 없다는 말이오? 아니면, 내가 후하다고 해서 시기하는 것이오?”   하느님도 시기하는 나?   <내가 후하다고 해서 시기하는 것이오?>라는 주님의 말씀을 인간은 하느님도 시기하는 존재로 보시는 거라고 ...
    Date2015.08.1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751
    Read More
  6. No Image 18Aug

    연중 20주 화요일-내가 받기를 원하는 것은?

      “보시다시피 저희는 모든 것을 버리고 스승님을 따랐습니다. 그러니 저희는 무엇을 받겠습니까?”   오늘도 역시 베드로 사도가 나섭니다. 어제 부자청년은 모든 것을 버리지 못해 주님 따르는 것에 실패했지만 자기와 다른 제자들은 모든 것 버리고 ...
    Date2015.08.1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637
    Read More
  7. No Image 17Aug

    연중 20주 월요일-나의 선행이 아닌 주님을 따름으로

      “스승님, 제가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면 무슨 선한 일을 해야 합니까?”   어떤 젊은이가 예수님께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에 대해서 물으면서 무슨 선한 일을 해야 하는지 묻습니다. 영원한 생명과 선행을 연결시키는 것입니다.   그의 생각에 영원...
    Date2015.08.1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499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862 863 864 865 866 867 868 869 870 871 ... 1317 Next ›
/ 1317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