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오늘 독서와 복음은 하느님의 부르심, 성소에 대한 얘기입니다.

그런데 오늘 요한복음은 다른 공관복음과 달리 주님께서

먼저 부르시는 것이 아니라 제자들이 먼저 주님을 찾고 있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주님의 첫 제자들은 사실은 세례자 요한의 제자들로서

메시아를 기다리고 있던 구도자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은 이렇게 묘사하고 있지요.

요한이 자기 제자 두 사람과 함께 서 있다가

예수님께서 지나가시는 것을 눈여겨보며 서 있다가 말하였다.”

1독서의 사무엘도 스승 엘리와 함께 성전에 머물고 있었지만

아직 하느님을 체험하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그러니까 요한의 제자들이나 사무엘이나 스승과 함께

하느님을 찾고 있지만 아직 하느님 체험은 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이에 대해 사무엘서는 사무엘은 아직 주님을 알지 못하고,

주님의 말씀이 사무엘에게 드러난 적이 없었던 것이다.”고 얘기합니다.

 

그런데 사무엘이 어찌 주님을 알지 못한다고 하겠습니까?

스승 엘리에게 이미 수없이 들어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배워 알고는 있지만 직접 들어 알고 있지는 못한 것이지요.

 

우리가 아는 것이 보통 그렇습니다.

배워서 아는 것은 보통 지식입니다.

배워 아는 것만으로는 배운 것도 다 알지 못하고,

깨달아 아는 것에는 이르지 못하고 존재는 더더욱 알지 못합니다.

 

며칠 전 저에게 수련 받은 유기 서원 형제가 강론을 하는데

제가 수련 때 아주 명확하게 가르쳐준 것을 설명하느라 끙끙대는 겁니다.

제가 얘기해줬을 때 머리로는 다 알아들었는데 지나고 나니 다 까먹어서

이제 처음부터 자기 식으로 이해를 해가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제가 끙끙대며 깨달은 것을 쉽게 설명해줬는데도 그때는 깨닫지 못하고,

지금 자기 스스로 깨치려 끙끙대는데 그렇게 알아야 제대로 알게 될 겁니다.

어떻게 보면 제가 가르쳐줘봤자 다 헛것이라고 허탈해할 수도 있지만

본래 앎이란 것이 이런 것이기에 자기가 깨달을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가

그때 이거야! 하고 일러주는 것이 스승이 할 역할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진리나 하느님께 대한 깨달음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세례자 요한처럼 가리키는 것이 스승이 해야 할 역할인 것 같습니다.

이것을 잘 설명해주는 과숙체락 줄탁동시瓜熟蒂落 啐啄同時란 말이 있지요.

오이가 익으면 꼭지가 떨어지는 법이고

알속의 병아리와 알 밖의 어미 닭이 동시에 쪼아야 하는 법이라는 뜻이지요.

 

그런 법인데 무르익을 그때를 기다리지 못하고 미리 뭘 하면 안 되겠지요.

알을 깨고 나올 때가 되어 병아리가 속에서 알을 톡톡 쪼기도 전에

어미 닭이 조급함 때문에 미리 알을 밖에서 깨면 그 병아리는 죽게 되지요.

그러니 스승이 갖춰야 할 것은 사랑으로 오래 품을 수 있는 인내력과

때가 되었음을 알아볼 수 있는 영적인 식별력입니다.

 

그렇다면 제자가 갖춰야 할 것과 해야 할 것은 무엇입니까?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열망, 곧 구도열망이 있어야 하고,

아무리 어려워도 포기치 않는 끈질긴 수행정신이 있어야 하며

하느님의 때가 되었을 때 자기를 깨고나오는 용기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깨달음이란 병아리가 부화하는 것처럼 오랜 시간이 필요하고,

알을 깨는 것처럼 위험하고, 그래서 두렵고, 고통스러운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나를 안전하게 지켜주던 껍질이라도

이제 깨야 할 때가 되면 깨야 합니다. 그 껍질을 깨지 않으면

나도 그 안에서 죽고 새로운 깨달음의 세계도 볼 수 없습니다.

병아리는 알을 깨야 하고, 새는 둥지를 떠나야 새 세계를 만납니다.

 

세례자 요한은 예수를 가리키고 제자들은 예수를 따라나섭니다.

그런데 나는 세례자 요한이기도 하고 예수님의 제자이기도 합니다.

아니, 달리는 열차처럼 내가 먼저 예수를 따름으로

나를 따르는 이도 예수를 따르게 하는 거겠지요.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28Jun

    연중 제13주일

     우리가 기도를 할 때, 자주 하는 기도 중의 하나는 청원기도입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회당장과 하혈하는 여자 역시 예수님께 소원을 가지고 다가갑니다.  하혈하는 여자는 같은 병으로 열두 해 동안이나 고생을 하였지만, 그리고 그러는 도중에 상태가 ...
    Date2015.06.2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830
    Read More
  2. No Image 28Jun

    연중 제 13 주일-믿음이란 허용과 수용이다.

      “소녀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   저에게 열등감 같은 것이 하나 있습니다. 제가 방에서 화분을 키울 때 화분의 꽃이 시원치 않게 피거나 꽃의 이파리들이 시들하거나 윤기가 없을 때 저는 그렇습니다.   이 열등감의 시작은 오래 되었...
    Date2015.06.2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483
    Read More
  3. No Image 27Jun

    연중 12주 토요일-인간을 하느님으로 만나려는 오기

      “주님께서는 마므레의 참나무들 곁에서 아브라함에게 나타나셨다.”   오늘 창세기 얘기는 그 유명한 아브라함의 하느님 체험 얘깁니다. 그런데 저는 오늘 이 얘기를 읽으면서 엉뚱한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다음 달 17일부터 8월 1일까지 포르치...
    Date2015.06.2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439
    Read More
  4. No Image 26Jun

    연중 12주 금요일-이해하기 어려운 하느님의 뜻

    창세기의 얘기들 중에는 우리가 잘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많은데 오늘 창세기의 얘기도 그중의 하나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아브라함과 사라에게 복을 주시겠다고 하시고, 또 말씀대로 복을 내리시기는 하시는데 그 복 주시는 시기나 방식이 우리의 기대...
    Date2015.06.2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2023
    Read More
  5. No Image 25Jun

    연중 12주 목요일-속속들이 박혀야

        “나에게 주님, 주님 한다고 모두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들어간다.”   오늘 이 말씀에 저 자신을 반성해봅니다. 나는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일까, 아닐까? 전혀 실행하지 않는 ...
    Date2015.06.2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659
    Read More
  6. No Image 24Jun

    세례자 요한 대축일-가리지 말고 가리키자!

      “나는 그분이 아니다.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드릴 자격조차 없다.”   20여 년이 지난 뒤에 보니 제가 청원장을 할 때 참으로 잘못한 것이 많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어 부끄럽습니다. 특히 오늘 세례자 요한의 축일을 맞아 되돌아보면 그중에서...
    Date2015.06.2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807
    Read More
  7. No Image 23Jun

    연중 12주 화요일-좁은 길이 아니라 좁아진 길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생명으로 이끄는 문은 얼마나 좁고 그 길은 얼마나 비좁은지, 그리로 찾아드는 이들이 적다.”   주님께서는 오늘 우리에게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고 하십니다. 그런데 좁은 문과 비좁은 길의 의미가 무엇일까요?   명문...
    Date2015.06.2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699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869 870 871 872 873 874 875 876 877 878 ... 1316 Next ›
/ 1316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