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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나누기
김명겸요한 2014.02.16 08:01

연중 제6주일

조회 수 2029 추천 수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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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희는 말할 때에 '예' 할 것은 '예'하고, '아니오' 할 것은 '아니오' 라고만 하여라.'

 오늘 복음 말씀 중에서 저에게 가장 크게 다가온 구절이 이 구절입니다. 삶을 뒤돌아 볼 때, '예'라고 말해야 하는 상황에서 '아니오'를 말하기도 했고, 반대로 '아니오'를 말해야 하는 상황에서 '예'를 말한 적이 적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그것에 덧붙이자면, '예'가 되었건, '아니오'가 되었건 답을 분명히 하지 않는 것이 때로는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 경우도 없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이 말씀을 맹세와 관련해서 말씀하십니다. 거짓 맹세를 하지 않는 것을 넘어서서, 아예 맹세를 하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서원의 삶을 사는 수도자들에게 있어서, 일생을 하느님 뜻에 따라 살아가겠다고 다른 사람들 앞에서 공적으로 약속을 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이 말씀은 조금은 반대되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누구나 지킬 수 있는 것을 사람들 앞에서 약속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반대로 이야기해서,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쉽게 이루어지지 않으리라 여겨지는 것을 맹세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가능성이 적게 보일수록, 사람들은 그 맹세의 강도를 더 강하게 느낍니다. 쉽게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 그것은 다시 말해서 깨지기 쉬운 약속이라는 것이고, 오늘 복음의 표현에 의하면 거짓 맹세가 되는 것입니다. 즉 거짓 맹세를 하지 말라는 말씀은, 괜한 허풍으로 남들 앞에서 과장하지 말라는 뜻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도자들은 사람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서원을 합니다. 물론 수도서원을 한 모든 이들이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그 서원에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들은 거짓 맹세를 한 것일까요? 그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또 다른 차원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수도자로 살아간다는 것, 물론 다른 삶도 그렇겠지만, 쉽지 않습니다. 나 자신도 나약한 한 인간일 뿐이지만, 세상 안에서, 교회적 소임 안에서, 사람들이, 그리고 스스로가 수도자들을 높여갑니다. 소위 말해서,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더 열심히 산다고 생각하기에, 어려움이 오고, 고통이 다가 왔을 때, 나도 남과 똑같은 인간이라는 것, 아니 다른 사람들보다 더 못한 존재일 수 있다는 것을 쉽게 인정하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제 자신을 보게 됩니다. 잘못을 저지르고 나서 '예, 제가 잘못 했습니다'라고 쉽게 말하지 못하는 제 자신의 모습을 볼 때마다 놀라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열심히 기도하겠다고 약속을 하고는, 기도에 게을리 하는 모습을 발견했을 때, 다른 핑계를 대거나 원래는 열심히 했던 것처럼 행동하기도 합니다.

 이 점에서 보면 '거짓 맹세를 하지 말라'는 말씀과 ''예' 할 것은 '예'라고만 말하라'는 말씀이 똑같은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예' 할 것에 '예'라고만 말하기 위해서 우리는 대단한 용기가 필요합니다. 내가 잘못했다고 다른 사람들이 나를 비난할 것이라고 생각되기에, 내가 거짓말쟁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나를 떠나갈 것이라고 생각되기에, 내 잘못을 인정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잘못을 인정할 때, 오히려 내 안에 평화가 다가옵니다. 내 약함을 인정할 때,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열 수 있고, 다른 사람의 약함도 받아들일 수 있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오히려 다른 사람들이 내 잘못을 덮어 주고, 그들과 더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진정한 마음으로 다른 사람에게 다가간다는 것, 진심으로 다른 삶을 대한다는 것, 그것은 우리의 약함을 드러내고, 우리의 약점을 드러내는 아픔을 가져오기도 하지만, 그 진정한 마음으로 우리는 서로 가까워질 수 있고, 그렇게 우리는 하느님과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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