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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레오나르도 2014.02.14 05:26

어느 수련자의 강론

조회 수 2355 추천 수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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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를 빕니다.

 

오늘의 복음말씀은 귀먹고 말 더듬는 이를 고치시는 말씀입니다. 내용을 살펴보면 예수님께서는 당신 손가락을 그의 두 귀에 넣으셨다가 침을 발라 그의 혀에 손을 대셨습니다. 그리고 나서 하늘을 우러러 한숨을 내쉬신 다음, 그에게 에파타!”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전도 여행을 하시면서 많은 사람들을 치유해 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손을 얹고 한 마디의 말씀으로 죽은 사람도 살리십니다. 심지어 그 분의 옷자락을 만지기만 하여도 치유를 받습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 나오는 귀먹은 반벙어리는 예수님께서 어떤 행동들을 통해서 정성스럽게 치유해주십니다.

 

왜 오늘 예수님께서 이 병자를 각별히 치유해주셨을까요. 우선 예수님께서 하신 치유를 주석성경을 참조하여 살펴보면 손가락을 넣고 침을 바르며 하늘을 쳐다보고 숨을 내쉬는 것은 당대 유다계와 이방계 사회에서 흔히 나오는 치유행동입니다. 침은 물, , , 기름과 더불어 액체 약품에 속합니다. 하늘을 쳐다보는 것은 하늘의 기운을 얻으려는 것이며, 한 숨을 쉬는 것은 그 기운으로 병마를 물리치려는 것입니다. ‘에파타는 아랍어인 듯 한데 마르코는 이방계 독자들을 위해서 그리스어로 번역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상황에 따라서 다른 치유자들처럼 행동하기시도 하십니다. 아마도 이번 경우에는 상대가 귀먹은 반벙어리였기 때문에 그러셨던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사물을 볼 수 있는 자에게는 어떤 특별한 몸짓이 믿음을 불러일으키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 귀머거리는 예수님께서 자신을 치유해 주심을 보며 병마로부터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믿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치유 받은 귀머거리에게 이 일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라고 분부하십니다. 이러한 예수님의 함구령은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지상에 내려오시어 모든 하느님의 백성에게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시는 사명을 지니셨습니다. 그러면 이러한 기적을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알려주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기적 뿐만 아니라 기적으로 치유된 사람들이나 제자들, 그리고 귀신들에게 까지 함구령을 내리시는 모습을 보여주십니다. 이러한 예수님의 모습에서 일관된 삶의 자세를 볼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이러한 삶을 묵상하면서 그 모습 안에는 예수님의 겸손과 더불어 어떤 가르침이 있지 않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불교에서는 손가락을 보지 말고 달을 곧 바로 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본래 봐야할 것을 보지 않고 그것을 가리키는 매개체를 본다는 의미입니다. , 매개체와 그 매개체가 가리키는 것을 구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마 예수님의 함구령도 이와 같은 것을 이야기 하시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기적은 사람들을 치유하고 모든 사람들을 기쁘게만 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더욱 근본적인 것은 하느님나라가 시작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기적의 숨겨진 의미를 알지 못 하면 이스라엘 민족은 예수님과 그분의 기적만을 보게 되는 착각에 빠질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수님께서는 함구령을 통하여 사람들의 그런 어리석음에 빠지지 않게 하려고 하셨습니다.

 

형제님들도 오늘 하루를 지내시면서 매개체에 집착하여 정말로 중요한 실재를 보지 못하고 있지는 않은지 묵상해보며 하루 동안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보고 듣는 것들을 통하여 항상 우리에게 말씀하고 계시다는 것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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