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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복음 말씀 묵상 ✝️
루카 9,46-50
제자들 사이에서 논쟁이 벌어집니다.
‘누가 가장 큰 사람이냐?’
예수님께서 방금 당신의 수난을 예고하셨는데도,
제자들은 여전히 ‘서열(누가 위인가)’을 다투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마음을 아시고, 말없이
‘어린이 하나’를 데려다 곁에 세우십니다.

그 시대에 어린이는 ‘가장 작은 이’였습니다.
힘도 지위도 없고, 셈에 넣지도 않는 존재였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바로 그 ‘가장 작은 이’를
당신 곁에 세우시고, 큰 사람의 ‘기준’으로 삼으십니다.
“이 어린이를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가장 작은 사람이야말로 가장 큰 사람이다.”

여기서 하느님 나라의 셈법이 완전히 뒤집힙니다.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내려가는 것’,
커지는 것이 아니라 ‘작아지는 것’이 큰 사람의 길입니다.
오리게네스가 새겼듯, 교만한 마음은 하느님 나라를 받지 못합니다.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되어라”(마태 18,3) 하신 그대로,
자신을 낮추어 겸손하고 온유해지는 것이 참으로 높아지는 길입니다.
그리고 그 ‘작은 이’는 어린이만이 아닙니다.
“가장 작은 이 하나에게 해 준 것이 나에게 해 준 것”(마태 25,40)이니,
세상에서 밀려나고 무시당하는 모든 이가 곧 그분이십니다.

이어 요한이 끼어듭니다.
“어떤 사람이 스승님 이름으로 마귀를 쫓던데,
저희 무리가 아니라서 막으려 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막지 마라. 너희를 반대하지 않는 이는
너희를 지지하는 사람이다” 하십니다.
‘우리 편이냐 아니냐’를 따지는 마음 역시,
사실은 ‘누가 더 큰가’ 하는 그 경쟁의 다른 얼굴입니다.
내가 옳다는 확신에 도취될 때, 그 안에는
‘아름다운 척하는 교만’이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영성 주간의 눈으로 보면
여기에 영성의 심장이 있습니다.
세상도, 제자들도 ‘큰 사람(서열·힘·내 편)’으로 삶을 잽니다.
그러나 참된 영성은 그 사다리에서 ‘내려오는’ 것입니다.
고요·침묵·쉼·단순한 삶은 바로 그 ‘내려가는 연습’입니다.
거룩해 ‘보이려는’ 큰 마음을 내려놓고,
어린이처럼 작아져 하느님과 이웃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조용히 묻습니다.
나는 ‘누가 더 큰가’를 은근히 다투고 있지 않은가?
나는 커지려 하는가, 어린이처럼 ‘작아지려’ 하는가?
나는 ‘가장 작은 이(어린이·밀려난 이)’를 그분처럼 받아들이는가?
나는 ‘내 편이 아니라서’ 남의 선을 막으려 하지 않는가?

주님,
큰 사람이 되려는 다툼을 내려놓게 하소서.
어린이처럼 작아져 당신과 가장 작은 이를 받아들이게 하시고,
내 확신 속에 숨은 교만을 겸손으로 씻어 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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